아름다운 글(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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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대서사시’로는 태부족한 판페라 무령
[기자수첩] ‘대서사시’로는 태부족한 판페라 무령 기자명 이건용 기자 입력 2021.07.26 14:36 수정 2021.07.26 14:38 [금강일보 이건용 기자] 판페라 ‘무령’은 대체로 무난했다. 출연자들의 열연과 가창력은 무대의 완성도를 높였다. 무대 분위기와 상황 상황에 맞는 선율은 특히 돋보였다. 때로는 장중하면서도 유려하게, 때로는 경쾌하면서도 우아하게 그야말로 ‘화이불치 검이불루(華而不侈 儉而不陋, 검소하지만 누추해 보이지 않고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다)’의 백제의 멋을 그대로 투영해 관객들의 심금을 울렸다. 시도 또한 신선했다. 무령왕을 소재로 판소리와 오페라를 결합한 새로운 장르의 ‘판페라’ 무대를 처음으로 시도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시험무대로..
2021.07.26 -
[기자수첩] ‘벌거벗은 임금님’ 외치는 소년 더 많아져야
[기자수첩] ‘벌거벗은 임금님’ 외치는 소년 더 많아져야 기자명 이건용 기자 입력 2021.07.01 14:02 수정 2021.07.01 14:16 [금강일보 이건용 기자] 매사 때와 장소를 가릴 줄 알아야 한다. 난세였던 춘추전국시대 겸애(兼愛)와 비공(非攻)을 외치며 천하를 누빈 묵자(墨子)의 첫 번째 가르침 또한 ’지혜로운 사람은 때와 장소, 사람을 가릴 줄 안다‘고 했다. 중국 한나라 때의 문장가인 양웅(楊雄) 또한 해조(解嘲)라는 글에서 ‘할 만한 일을 할 만한 때에 하면 좋은 결과가 있게 된다. 그러나 해서는 안 될 일을 해서는 안 될 때에 하면 흉한 꼴을 보게 된다’(爲可爲於可爲之時 則從, 爲不可爲於不可爲之時 則凶)고 했다. 무슨 일을 하던 때와 장소를 잘 가릴 줄 알아야 그 일이 순조롭고 ..
2021.07.01 -
[기자수첩] 국립충청국악원유치위의 ‘낭만(Roman)에 대하여’
[기자수첩] 국립충청국악원유치위의 ‘낭만(Roman)에 대하여’ 기자명 이건용 기자 입력 2021.06.16 12:40 수정 2021.06.16 12:41 [금강일보 이건용 기자] 당나라 때의 대표적 시인 이백(李白)이 끝도 없는 글 읽기에 진력이 나자 하산을 결심하고 집으로 향했다. 어느 냇가에 이르러 바윗돌에 도끼를 가는 노파(老婆)를 만나 호기심에 물었다. 바늘을 만들기 위해 도끼를 갈고 있다는 말에 깔깔 웃자 도중에 그만두지 않고 열심히 갈다 보면 도낀들 바늘로 만들지 못할 리가 없다고 했다. 노파의 꾸준한 노력에 크게 감명 받은 이백은 다시 산 속으로 들어가 학문에 정진했다. 당서(唐書) 문예전(文藝傳)에 실려 있는 ‘마부작침’(磨斧作針)의 고사다. 수적천석(水滴穿石). 우리 속담에 '낙숫물이 ..
2021.06.16 -
[기자수첩] ‘김칫국’만 마실까 염려되는 국립충청국악원
[기자수첩] ‘김칫국’만 마실까 염려되는 국립충청국악원 기자명 이건용 기자 입력 2021.06.10 14:40 수정 2021.06.10 14:41 [금강일보 이건용 기자] 오자서(伍子胥)는 간신배들의 모함으로 아버지와 형이 초(楚) 평왕(平王)에게 죽임을 당하자 복수를 위해 오(吳)나라를 섬겼다. 마침내 오나라가 초나라를 함락시키자 그는 평왕의 묘를 파내 시신을 300번 채찍질했다. 친구 신포서(申包胥)가 그를 나무라자 “이미 해는 저물고 갈 길은 멀어 도리에 어긋난 일을 할 수밖에 없었다(吾日暮途遠 吾故倒行而逆施之)”고 답했다. 사마천의 사기(史記) 오자서열전(伍子胥列傳)에 기록된 ‘도행역시’(倒行逆施)는 순서에 따르지 않고 거꾸로 일을 한다는 뜻으로, 순리와 정도에서 벗어나 일을 억지로 강행하거나 잘..
2021.06.10 -
[기자수첩] 묘수(妙手)로 보기 어려운 공주 송선동현 신도시
[기자수첩] 묘수(妙手)로 보기 어려운 공주 송선동현 신도시 기자명 이건용 기자 입력 2021.06.06 08:16 수정 2021.06.06 08:17 [금강일보 이건용 기자] 한국여자프로골프 투어 롯데마트 여자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따낸 장수연 선수는 “그동안 조급증에 허덕였다. 우승 기회가 올 때마다 서두르다 망친 경기가 많았다"고 털어 놓은 바 있다. 김인식 전 한화 이글스 감독 또한 팀이 최악의 시즌을 보낼 당시 “오히려 부진에서 벗어나려고 서두르다 보니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고 장탄식을 내뱉기도 했다. 급히 먹는 밥이 체하고 서두르면 일을 망친다. 도시정책 또한 마찬가지다. 마음이 급하다고 뜨거운 죽을 먹을 수는 없는 일로, 입천장을 델까 겁난다. 그래서 우리 선조들은 급할수록 돌아가라고 했다..
2021.06.06 -
[기자수첩] 이창선의 애틋한 공감이 주목받는 이유
[기자수첩] 이창선의 애틋한 공감이 주목받는 이유 기자명 이건용 기자 입력 2021.03.30 14:31 수정 2021.03.30 14:39 [금강일보 이건용 기자] 운동도 휴식이 필요하다. 충분히 쉬지 않으면 부상당할 위험성이 커진다. 토트넘의 ‘에이스’ 손흥민이 그랬다. 올 시즌 토트넘이 치른 EPL 전 경기에 출전하는 등 혹독한 일정 끝에 쓰러졌다. 휴식 없이 강행군을 시킨 무리뉴 감독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고, 손흥민이 한·일전 축구 국가대표팀 명단에서 제외됐다는 소식에 영국 현지 팬들은 반색했다. “가장 기쁜 소식", “무엇보다 부상 회복이 중요하다”. “휴식이 필요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팬들의 바람대로 천금 같은 A매치 휴식기를 가진 손흥민은 내달 4일 뉴캐슬 유나이티드 전에 복귀할 예정이..
202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