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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봉 정상에서. |
요란한 전화 벨 소리가 단잠을 깨웠다. 새벽 5시. "아참! 오늘이 산행하는 날이지". 벌떡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왜 이리 가슴은 뛰는지? 아마도 좋은 님들이 보고파. 함께 하지 못하는 회원님께서 약소하지만 후원하고 싶다고 전화가 걸려 왔다. 대충 챙기고 회원님 댁을 찾아가 예쁜 봉투 하나를 받아 들었다.
감기라는 놈이 찰싹 달라붙어 옴짝달싹 못하는 회원님이 안쓰럽다. 약속장소인 신월초등학교에 도착해 인원을 파악하고, 곧바로 소백산을 향해 오전 6시 35분 출발..
소백산을 향해 달려가는 버스 안은 이내 설레임으로 가득하다. 소백산에서 사랑과 그리움을 가슴가득 안고 돌아와 일 년 내내 행복했던 기억이 버스를 앞질러 달려간다.
온통 새 하~아얀 눈으로 뒤 덮였던 소백산 정상에서 느꼈던 그 자연의 신비로움과 경이로움, 또 그 설원에 반짝이던 천사의 미소. 마냥 행복했던 그날의 그 느낌이 산을 오를 때마다 늘 나를 새롭게 한다.
오전 7시 20분. 오창 휴게소에 도착했다. 멀미 때문에 고통스럽지만 꾹 참으며 버스에 붙박여 앉아 있었다. 약한 모습은 보이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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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군락지. |
"소백산 정상에는 또 무슨 꿈이 있으려나? 내가 가서 보리라. 그 느낌 받고 다시 돌아오리라".
드디어 소백산 희방사 입구에 도착했다. 하나, 둘 가방 메고 나오는 모습들이 걱정거리 하나 없는 천진난만한 모습들이다.
푸른 숲 사이로 산새소리의 고운 음이 울려 퍼지고. 두고 온 나의 천사를 생각하며 그도 나처럼 행복한 하루를 보내기를..
"천사여, 천사여. 나의 천사여. 빛보다 더 찬란한 나의 천사여. 소백산 氣를 모아 천사에게 보내나니 이젠 부디 슬퍼마소서. 生은 혼자 왔다 혼자 가는 것. 잠시 좋은 사람들을 만나 한바탕 웃고 가면 그뿐. 그를 보세요. 늘 외로워도 슬퍼도 그토록 푸르고 푸른 그를 보세요."
소백산 숲 사이사이 신비로운 들꽃들로 가득하다. 자연을 닮은 사람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랴, 자연의 신비로움을 카메라에 담으랴 바쁘다 바빠.
날다람쥐도 친구가 되어주고, 예쁜 들꽃도 친구가 되어주고, 함께한 산악인 여러분도 친구가 되어주고 참으로 행복한 소백산 산행이었다.
이 느낌을 어찌 다 글로 남기리오. 어찌 다 사진으로 남기리오. 보는 것 보다 가슴으로 느낀 산행이 두고두고 추억으로 남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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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방폭포. |
▲소백산
충청북도 단양군 가곡면(佳谷面)과 경북 영주시 순흥면(順興面)의 경계에 있는 국립공원으로 1987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국립공원의 중심이 되는 소백산 비로봉(1,440m)은 북쪽으로 국망봉(國望峰), 남쪽으로 민배기재와 연봉을 이루어 예로부터 태백산(太白山)과 함께 신성시되는 산이다.
서쪽으로는 고위평탄면에 해당하는 비교적 반반한 고지가 펼쳐지고, 그 사이를 고수리(古藪里) 부근의 남한강으로 흘러드는 국망천이 흐르면서 어의실(於衣谷)을 기점으로 하는 등산로를 이룬다.
동쪽은 비교적 경사가 급하며, 낙동강 상류의 지류인 죽계천(竹溪川)의 수원이 되는데 이 계곡은 등산로로 이용된다.
비로봉에서 죽계천을 따라 내려가면 석륜광산(石崙鑛山)이 있고, 이곳을 지나 더 내려가면 초암사(草庵寺)가 있다.
석륜광산에서 북동쪽으로 고개를 넘어 내려가면 계곡이 아름다운 골짜기가 나타나는데 이곳에는 석천폭포(石川瀑布)·성혈사(聖穴寺) 등의 명소가 있다.
비로봉에서 남서쪽으로는 4km 가량 비교적 평탄한 고위평탄면이 나타나는데 이를 따라 내려가면 연화봉(蓮花峰)이 있고, 다시 4km 가량 내려가면 제2연화봉에 이른다.
그 중간에 국립천문대가 있다. 이 산의 남쪽 약 4km 거리에 죽령(竹嶺)이 있으며 제2연화봉의 동쪽 비탈면에는 희방사(喜方寺)·희방폭포 등이 있고, 더 내려가면 국도와 중앙선 철도의 희방사역이 있다.
소백산 부근에는 예로부터 산삼을 비롯한 약초가 많고 정상 일대는 주목이 군락을 이룬다.
▲등산코스
1코스(5시간 20분 소요) 잣골 - 구인사 - 여생이문안 - 민봉 - 신선봉 - 상월봉 - 국망봉 - 비로봉(정상)
2코스(2시간 30분 소요) 율전마을 - 어의계곡 - 주능선 3거리 - 비로봉(정상)
3코스(3시간 소요) 천동리(샘골) - 다리안폭포 - 대궐터 - 삼거리 - 비로봉(정상)
4코스(3시간 20분 소요) 죽령휴게소 - 제2연화봉 - 천체관측소 - 연화봉 - 제1연화봉 - 비로봉(정상)
5코스(3시간 10분 소요) 희방사 입구 - 희방폭포 - 희방사 - 연화봉 - 제1연화봉 - 비로봉(정상)
6코스(2시간 20분 소요) 삼가동 - 비로사입구 - 달밭재 - 비로봉(정상)
7코스(5시간 소요) 배점리 - 죽계구곡 - 초암사 - 석륜암골 - 봉바위 - 석륜암터 - 돼지바위- 삼거리 - 비로봉(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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