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천동계곡 따라 백련사까지 ‘청정비경’

2007. 6. 16. 22:31아름다운 글

구천동계곡 따라 백련사까지 ‘청정비경’
유옥희시민기자의 덕유산 산행기
2007-06-16 15:12:19 function sendemail(w,h){ var sWinName = "emailarticle"; var cScroll = 0; var cResize = 0; var cTool = 0; var sWinopts = 'left=' + ((screen.width-w)/2) + ', top=' + ((screen.height-h)/2) + ', width='+w+',height='+h+', scrollbars='+cScroll+', resizable='+cResize; window.open('./?doc=function/mail.php&bo_table=s1&wr_id=145',sWinName,sWinopts); } function sendprint(){ var sWinName = "printarticle"; var cScroll = 1; var cResize = 1; var cTool = 1; var sWinopts = 'left='+0+', top='+0+', width='+720+', scrollbars='+cScroll+', resizable='+cResize; window.open('./?doc=function/print.php&bo_table=s1&wr_id=145',sWinName,sWinopts); }

산행코스가 비슬산에서 덕유산으로 바뀌었다. 전날부터 비가 오기 시작하더니 산행 당일 이른 아침까지도 비가 계속 내린다.

농사철, 비가 필요한 시기임을 알지만 수개월 동안의 잔병치레와 갑자기 몸살감기까지 찾아와 한기가 뼛속까지 스며드는 듯 고통스럽다.

약 한 봉지에 빠른 쾌유를 기대하며 산행준비를 하는 자신이 안쓰럽기까지 하다. 그럼에도 한 달에 단 한 번 있는 내 유일한 일상에서의 탈출을 놓칠 수 없었다.

덕유산 산행은 웅진산악회 5주년 기념행사로 일전에 한 번 다녀온 곳이어서 두 번째를 맞게 된 셈이다.

새벽 4시, 자동으로 눈이 떠졌다. 궂은 날씨를 감안해 점심으로 따끈따끈한 호박죽을 쑤어 보온병에 준비하는 동안 비가 멈췄다.

혹시 몰라 레인코트를 챙겨 넣고, 출발지점인 신관 현대4차 앞에 도착했다. 그러나 오락부장의 지각으로 출발이 20분씩이나 지연되는 사상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11시 쯤 삼공리 매표소를 출발, 회원들의 모습이 하나 둘 시야에서 사라지고.. 오늘 컨디션이 나와 비슷한 친구 이당과 구천동계곡의 흐르는 물소리에 몸을 맡겼다.

유유자적, 호젓한 산길이 적막하기까지 하다. 그러다 문득 몇 해 전 보성차밭, 쌍계사, 섬진강 화개장터, 낙안읍성 등을 여행하다 길을 잃어 이 근처 백양사에서 머물렀던 기억이 떠오른다.

당시를 회상하며 백련사를 향해 길을 재촉했다. 길가로 크고 작은 주목나무와 원추리 군락이 눈길을 끈다. 마치 원시림에 들어온 착각이 든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향적봉 등반을 포기해야 했지만 매표소에서 백련사까지 한 시간 반의 계곡탐방만으로도 참 만족스럽다.


백련사 입구부터 만개한 철쭉꽃이 우릴 반기고, 산사의 넓은 뜰에는 민들레가 노란 얼굴을 내밀며 활짝 웃고있다.

이당이 법당에 들어가 합장하는 사이 나는 도량(道場)에 서서 참으로 싱그럽고 젊은 덕유산을 넋 놓고 바라보았다.

황사도, 송화분도 빗물에 모두 씻겨 신록의 율동이 쏟아지는 햇빛에 푸르름을 더했다.

이렇게 산사에 있자니 삶의 무게도 가벼지는 것 같고, 수행자 마음으로 변해가는 것만 같다. 잠시 수행자의 마음이 되어 내 마음도 다스려 본다.

‘마음의 변덕을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지 말라. 항상 잘 마음을 다스려서 부드럽고 순하고 고요함을 지니도록 해라. 마음이 하늘도 만들고 사람도 만들고 지옥도 만들고 천국도 만든다. 그러니 마음에 쫓아가지 말고 항상 마음의 주인이 되도록 애쓰라.’

항상 마음을 다스려 온유함을 잃지 않게 하려는 불교의 가르침을 음미해보기도 하고..


이당과 난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물고 하산을 시작했다. 이젠 제법 많은 등산객들이 눈에 띈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오후3시, 오늘의 하이라이트인 목욕은 인근의 ‘토비스 콘도’에서 라던데 일행은 오지를 않고, 참으로 지루한 시간이다.

이당은 비좁은 버스 의자에 누워 잘도 잔다. 3시간을 기다린 오후 여섯시가 되어서야 일행이 도착하고, 사우나에 뒤풀이까지 유쾌한 하루다.


하루속히 완치된 무릎으로 바라만 보는 덕유산이 아니라 백암봉도 향적봉도 훌쩍훌쩍 넘었으면.. 다음엔 동엽령에서 멈추진 않으리라.
< 공주뉴스=유옥희시민 기자/ leeguny98@paran.com> >> 유옥희시민 기자 의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