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산행되게 굽어 살피소서”

2007. 3. 4. 02:51아름다운 글

“안전한 산행되게 굽어 살피소서”
최석환시민기자의 계룡산 산행기
2007-03-03 04:26:22 function sendemail(w,h){ var sWinName = "emailarticle"; var cScroll = 0; var cResize = 0; var cTool = 0; var sWinopts = 'left=' + ((screen.width-w)/2) + ', top=' + ((screen.height-h)/2) + ', width='+w+',height='+h+', scrollbars='+cScroll+', resizable='+cResize; window.open('./?doc=function/mail.php&bo_table=s1&wr_id=122',sWinName,sWinopts); } function sendprint(){ var sWinName = "printarticle"; var cScroll = 1; var cResize = 1; var cTool = 1; var sWinopts = 'left='+0+', top='+0+', width='+720+', scrollbars='+cScroll+', resizable='+cResize; window.open('./?doc=function/print.php&bo_table=s1&wr_id=122',sWinName,sWinopts); }

가까이 살면서도 그 고마움을 알지 못하고 계룡산이 주는 아름다움을 잊고 살았다. 그래도 여전히 그대로인 채 어서오라며 반겨주는 산에 감사할 뿐이다.

해돋이를 보기위해 이른 새벽부터 서둘러 나와 반가운 얼굴들을 마주하고, 일행을 가득 채운 버스는 신월초등학교 앞을 출발해 어둠을 가르며 반포 상신리로 향했다.

두부로 일품인 손두부식당은 꼭두새벽부터 어둠을 환하게 밝히고 벌써 손님 맞을 채비에 분주하다.


어슴푸레 여명이 밝아오고 장끼 한 마리가 장닭 대신 새벽을 알리는 소리에 서둘러 발걸음을 재촉한다.

산 중턱을 지날 무렵 부회장 사모님이 가까운 거리였음에도 차 멀리가 난다며 로드카페를 펼치고는 커피 향으로 일행을 멈추게 한다.

부회장 사모님의 힘들어하는 모습에 참다못한 박창섭회원이 나뭇가지를 주워 손에 잡게 하고는 이끌고 올라간다.

그 모습을 보면서 불현 듯 초등학교 시절의 포크댄스 시간이 생각나 박장대소를 터트리고야 말았다.


그래도 서로를 보듬어 안으려는 회원들의 두터운 우정을 보면서 한마디, 박창섭회원 화이팅!

금잔디 고개에 올라서자 눈발까지 흩날려 공주산악회 일행의 “시산제”를 축하해 주는 것만 같다.

정해년 산행의 시작을 알리는 첫 발걸음이다. 정성 가득한 탁주를 제주(祭酒)로 올리며 넙죽 엎드린 일행은 올 한해도 ‘건강하게 하소서’, ‘무탈하게 하소서’하며 소원을 빌었다.


시산제를 마친 회원들의 표정은 뿌듯함과 감사함으로 충만해 보인다. 저 멀리 내려다보이는 은선폭포를 남궁승형님과 함께 감상하는 일 또한 감사하다.

관음봉 정자에서 한숨 돌리고, 연천봉으로 가는 길에 옛 친구를 만나니 이 보다 더한 산행의 기쁨은 없을 듯 하다.

연천봉 아래 등운암이 새로운 자태를 뽐내고, 암자를 둘러싼 대나무 숲의 속삭임이 이곳까지 들려온다.

멀리 계룡저수지 주위로 아기자기 수놓은 마을이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한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못 다한 얘기들을 주고받으며 산을 내려왔다.

새벽부터 서두른 산행으로 혼자만 점심 도시락을 왔다는데, 그 점심이 약간 탄 떡만두국이어서 다들 거부하시니 요 만난 것 나 혼자 먹을 밖에, 거참 올해는 운수대통하려나 하는 일마다 술술 잘 풀리니.


그나저나 우리 박옥진 총무님, 체한 모습이 안쓰러워 엄지와 검지사이를 마사지하다 결국 소화제를 두병씩이나 마시게 했는데 괜찮은지 걱정이다.

어떻든 오늘 산행이 회원들의 결속을 다지는 계기가 됐으리라 기대하며, 시산제를 지내기 위해 과일을 한 짐 지고도 함박웃음 짓던 우리 회장님의 모습도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일이다.

계룡산신령님, 올 한해도 안전한 산행되게 굽어 살펴 주소서.
< 공주뉴스=최석환시민 기자/ leeguny98@paran.com> >> 최석환시민 기자 의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