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산 봉화대에서 공주를 바라보다

2007. 3. 10. 01:54아름다운 글

월성산 봉화대에서 공주를 바라보다
유옥희시민기자의 월성산(공주대간) 종주
2007-03-09 11:05:04 function sendemail(w,h){ var sWinName = "emailarticle"; var cScroll = 0; var cResize = 0; var cTool = 0; var sWinopts = 'left=' + ((screen.width-w)/2) + ', top=' + ((screen.height-h)/2) + ', width='+w+',height='+h+', scrollbars='+cScroll+', resizable='+cResize; window.open('./?doc=function/mail.php&bo_table=s1&wr_id=123',sWinName,sWinopts); } function sendprint(){ var sWinName = "printarticle"; var cScroll = 1; var cResize = 1; var cTool = 1; var sWinopts = 'left='+0+', top='+0+', width='+720+', scrollbars='+cScroll+', resizable='+cResize; window.open('./?doc=function/print.php&bo_table=s1&wr_id=123',sWinName,sWinopts); }

공주경찰서 앞에서 10시 출발, 내 고장 공주시를 둘러싸고 있는 봉황산, 일락산, 월성산 주변 등산로를 두루 살필 작정이다.

날씨가 추워 몸은 움츠러들고, 너덧 명이 가는 줄 알았더니 출발지점에 나와 보니 꽤 많은 회원들이 벌써 나와 있다.

나는 비회원인 도원씨와 같이 가게 됐다. 도원씨는 매일 호태산을 다녔지만 이렇게 산악인들과 산행하는 것은 처음이란다.

오늘 산행은 이름하여 ‘번개 산행’, 초반부터 숨 가쁘게 오른 곳이 ‘두이봉’이다. 백제큰길과 쭉쭉 뻗은 도로들을 보니 마음까지 후련하다.

공주산악회 회원들과 비회원들을 포함해 낯선 얼굴들이 많이 보인다. 처음부터 등산로가 맘에 든다.


제법 잘 정리된 등산로를 따라가면서 한 번도 못 와봤다는 게 부끄럽다. 한 시간 쯤 오르자 공주 시가지가 훤히 내려다보인다.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새 등산로를 만든다며 솔잎과 떡갈나무 잎이 수북이 쌓인 푹신한 양탄자 같은 길을 가로 질렀다.

없던 길을 만든다는 기쁨도 잠시, 발을 잘못 디뎌 얕은 웅덩이에 빠지고 말았다. 아마도 겨울잠 자는 동물의 휴식처인 듯 하다.

미로 같은 길을 더듬어 앞사람만 따라 가는데도 넘어질까 두려워 다리근육은 당기고 허리까지 아파온다.

동학농민군이 피 흘렸던 우금치 고개에 다다르자 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다. 매년 그분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위령제가 지내진다니 한결 마음이 가볍다. 그럴수록 우리 후손들이 더 열심히 똑바로 살아야 할 텐데..

언제 누가 그렇게 애타게 소원을 빌었는지. 높게 쌓아올린 돌탑을 바라보며 저 많은 소원들은 또 얼마나 이루어졌을까?

인생은 늘 외롭다. 채워지지 않는 것에 대한 허전함을 갖고 산다. 그래서 찬란한 무지개 빛 꿈을 쫓다보니 늘 바쁜지도 모르겠다.

겨울 속에서 봄을 그리듯 힘든 삶 속에서도 희망을 잉태하는 꿈을 쫓다 그게 소원이 되고, 기도가 되나보다.


꿈과 희망과 소원이 다 이루어진다 해도 누군가는 그래도 인생은 허무하다거나 외롭다고 말하지 않을까?

왜냐하면 인생은 채워지지 않는 그 무엇이니까. 왜냐하면 인생은 채워진 것이 아니라 채워 가는 것이니까.

등반대장이 준비한 뜨끈한 라면국물이 오늘 최고의 특선메뉴다. 거기에 공주산악회에서 끓인 민물매운탕은 가히 일품이다.

서둘러 오늘의 목적지인 봉화대로 향했다. 오늘 산행으로 번개산행을 우습게 볼일이 아님을 새삼 느낀다.

매일 같이 호태산을 다니던 도원씨는 전혀 힘든 기색이 없다. 오히려 큰 산만 고집하던 내가 지쳐있다. 역시 꾸준히 하는 사람을 당해 낼 재간은 없는 것 같다.

오늘 힘들게 오른 봉화대에서 바라본 우리 고장 공주의 풍경이 참으로 정겨워 보인다. 아픈 허리가 다음 산행에 지장을 주지는 않을까 우려도 되지만, 우리 공주의 산과 유적지를 살필 수 있어 너무 뿌듯하다.
< 공주뉴스=유옥희시민 기자/ leeguny98@paran.com> >> 유옥희시민 기자 의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