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7. 21. 17:01ㆍ생생공주
[NEWS초점] 공주밤가공유통센터 파행 ··· ‘밤의 고장’ 명성 무색
기자명 이건용 기자 입력 2024.07.21 07:18
10억 넘는 혈세 10년 가까이 ‘쿨쿨’, 정상화 해법 귀추 주목
무려 10억 원이 넘는 혈세를 투입하고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서 ‘밤의 본고장 공주’라는 명성을 무색케 하고 있다.
공주시는 지난 2015년 6차산업화지구 공모사업에 선정, 다음해인 2016년 의당면 모란길 11에 위치한 공주밤가공유통센터를 리모델링했다. 새롭게 고치는데 7억 2000여만 원이 투입됐다.
밥재배자협회공주지회가 8년여를 무상으로 사용해오던 시설이 정상화되면서 전국 최고의 명성을 자랑하는 ‘공주밤’의 브랜드가치 제고는 물론 밤 생산농가의 판로학보 및 소득증대에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시는 밤 선별작업에 머물러 있던 시설을 보완해 밤 가공, 전시판매, 체험시설 등의 면모를 갖춰 공주밤 6차산업의 전진기지로 삼는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또다시 4년여의 파행을 겪었다. 밥재배자협회의 문제 제기 등으로 당초 계획했던 2018년 1월 본격 가동에 제동이 걸렸고, 우여곡절 끝에 밤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위해 새롭게 태동한 공주밤6차산업주식회사가 밤가공유통센터를 위탁운영하게 됐다.<본보 2019년 4월 21일 15면 보도 - 공주밤가공유통센터 정상화 탄력…밤 농가들 ‘반색’>
지난 2015년 이후 5년 넘게 굳게 닫혀 있던 밤가공유통센터의 문이 다시 활짝 열리면서 밤 생산농가들은 크게 반색했다. 2020년 3월 일일 최대 2톤의 군밤을 생산할 수 있는 자동화 기계까지 설치됐다. 군밤기계 설치에 3억 2000여만 원이 투입됐다.<본보 2020년 12월 27일 보도 - 공주밤가공유통센터 우여곡절 끝 재가동…밤 농가 반색>
군밤 양산체제를 갖추고 정상 가동에 들어감으로써 밤 농가들의 기대감을 한껏 키웠으나, 또 다른 복병을 마주하며 무위에 그쳤다. 군밤기계 탈피율이 크게 떨어지는데다 전기료도 만만치 않아 가동할수록 적자가 누적됐다.
결국 공주밤6차산업주식회사 또한 두 손 두 발 다 드는 지경에 이르렀다. 리모델링과 기계 구입에 10억 원이 넘는 혈세가 투입됐지만, 제대로 가동한 번 못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공주밤6차산업주식회사의 한 관계자는 “1대는 가스식, 또 다른 1대는 전기식으로 군밤기계 설비가 달라 운영상 문제점은 물론 85%이상의 탈피율을 보여야는데 한참 못 미쳐 도저히 가동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군밤기계를 가동할수록 적자가 누적되고 인건비조차 건지지 못하는 상황에서 A/S조차 재대로 이뤄지지 않아 가동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고민 끝에 군밤 대신 깐밤사업으로의 전환을 시에 건의했지만 공모사업이라는 이유로 이마저 묵살됐다”고 덧붙였다.
밤가공유통센터 때문에 골머리를 앓기는 공주시도 마찬가지다. 파행에 파행을 거듭하면서 여러 정상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공주밤6차산업 법인이 더 이상 운영 의지가 없다고 판단하고 임대료 등에 대한 체납액 회수절차에 들어갔다. 특히 새로운 활로 모색을 위해 밤가공유통센터를 내실 있게 운영할 새로운 업체를 찾는 중이다.
시 관계자는 “군밤기계를 시험 가동했지만 큰 문제점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새로운 위탁 운영 업체 선정 또한 임박해 밤 가공을 통한 고부가가치화가 가능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무려 10억 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하고도 10년 가까이 제대로 활용한번 못하면서 ‘공주밤’의 고부가가치화와 브랜드가치 제고라는 장밋빛 청사진이 ‘빛 좋은 개살구’에 그쳤다는 지적 속에 어떤 정상화 해법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주=이건용 기자 lgy@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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