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공주시의회의 사리분별과 득롱망촉

2024. 3. 10. 13:34아름다운 글

[기자수첩] 공주시의회의 사리분별과 득롱망촉
기자명 이건용 기자   입력 2024.03.10 07:16

이건용 기자

‘욕심의 잔이 크면 불행할 수밖에 없다. 아무리 많이 채워도 빈자리가 아직도 많으니까. (중략) 욕심만 줄이면 쓸데없는 욕심만 없애면 행복할 수 있는데, 가난해도 행복할 수 있는데 그까짓 욕심 하나를 못 버려 불평불만 속에 살아가는 가련한 인생이여, 어리석은 사람들이여.’ 시인은 욕심을 버리지 못하는 인생을 가련하다고 했다.

득롱망촉(得隴望蜀). ‘농(隴)을 얻고서 촉(蜀)까지 취(取)하고자 한다’는 의미로, 만족할 줄을 모르고 계속 욕심을 부리는 경우를 비유하는 말이다. 후한(後漢)의 광무제가 천하를 거의 평정할 무렵, 끝까지 저항하던 농서가 항복을 해오자 “농서를 얻으니 촉 땅도 탐이 나는구나. 만족을 모르는 사람의 욕심이여”라고 한탄했다는 데서 유래됐다.

‘욕심이 잉태한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즉 사망을 낳느니라.’ 성경 말씀이다. 우리속담에도 ‘말 타면 종 부리고 싶다’고 했다. 서있으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은 게 사람 마음이라던가?

최근 공주시의회가 벌집 쑤셔놓은 분위기다. 오는 4월 7박 9일 일정의 동유럽 연수를 앞두고 기자 동행 문제를 놓고 잡음이 일고 있다. 당초 3명을 선정키로 했다가 6명으로 늘어나면서 불공정 시비에 휘말렸다.

취재비 지원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해외연수에 동행하는 기자에게 1인당 220만원의 광고비를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다. 지난해 서유럽 연수에도 이 같이 광고비를 지원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져 형평성 논란은 물론 선심성 논란에 선거법 위반 논란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한 기자의 욕심과 의회의 불분명한 공사 분별에 무원칙과 무기준까지 더해져 화를 키웠다. 갈등과 반발이 거세지면서 의회 의장이 공개 사과하는 소동에 이어 기자 모임이 깨졌다가 봉합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결국 기자 동행은 없던 일이 됐다. 과욕(過慾)이 부른 참사라 해도 과언 아니다.

유구개고 무욕즉강(有求皆苦 無慾則剛). ‘구하는 것이 있으면 모두 괴로움이 되고, 욕심이 없으면 강해진다’고 했다. 덕불고 필유린(德不孤 必有隣). ‘덕을 가지고 있으면 외롭지 않고 반드시 이웃이 있다’고 했다. 공자의 가르침이다.

공자는 또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음을 걱정하지 말고, 내가 남을 알아주지 못함을 걱정하라’고 설파했다. 어리석은 사람은 늘 상대방을 이기려하고, 인정받으려고 노력한다. 늘 자기중심적이어서 남보다 돋보이지 않으면 직성이 풀리지 않는다. 재물을 탐내는 것뿐만 아니라 타인에게 지기 싫어하는 것 또한 여러 욕심 중 하나다. 군자는 의(義)에 밝고, 소인은 이(利)에 밝다고 했다. 자신의 이익만 쫓으면 주위 사람들이 모두 떠나기 마련이다. lgy@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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