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5. 15. 17:49ㆍ아름다운 글
[기자수첩] 공주시의 미래 먹거리 ‘관광’
기자명 이건용 기자 입력 2024.05.15 11:41

반도체와 자동차만이 우리를 먹여 살리는 게 아니다. 먹고, 놀고, 자는 것에서도 일자리가 만들어진다. 이것이 관광산업이 가진 매력이다. 물건을 생산하는 공장이 없어도 경제적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의미다. 관광을 ‘보이지 않는 무역’이라고 일컫고, 관광산업을 ‘굴뚝 없는 공장’이라고 일컫는 이유다.
코로나 발생 전인 2019년 기준으로 세계 관광산업 규모는 전 세계 GDP의 10.5%인 9조 2000억 달러(약 1경 2000조원)에 이른다. 국경을 넘는 여행객이 1년에 14억 6000만 명에 달하고, 관광산업과 관련된 일자리는 3억 3399만 개에 이른다. 2019년 프랑스는 9091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방문했고, 미국은 해외 여행객들로부터 벌어들인 수익이 약 280조 원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관광산업이 활기를 되찾으면서 전 세계 유수의 국가들이 관광산업을 국가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키우는데 혈안이 돼 있다. 국내 지자체들 또한 하나같이 문화·관광산업을 미래 전략사업으로 꼽고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의 경우 3000만 관광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다. 한강을 먹고, 자고, 일하고, 즐기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는 계획이다. 2030년까지 한강에 수상 오피스와 호텔, 여가 공간을 비롯해 도심형 마리나 등을 조성하는 내용의 한강 수상활성화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이른바 ‘리버시티 서울’ 구상이다. 부여군도 황포돛배와 수륙양용버스를 운행해 연간 18만명의 관광객이 이용하면서 약 45억 원의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석장리구석기유적부터 무령왕릉과 공산성, 천년고찰 마곡사와 갑사, 금강과 계룡산에 이르기까지 공주시 전체가 ‘박물관’이다. 현재와 미래의 먹거리가 ‘관광’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관광’을 빼놓고는 공주를 논할 수 없는 지경이지만, 연간 관광객 수는 350만 남짓의 전국 최하위 수준이다.
부끄러운 현실 앞에 시의회까지 찬물을 끼얹고 있다. 최근 임시회에서 1회 추경 20억여 원을 삭감했다. 금강 옛 뱃길 복원사업 6억 원을 비롯해 공주여름축제 2억 4500만 원, 금학생태공원 둘레길 정비사업 4억 원 등 대부분 관광 활성화를 위한 예산이다.
공주시 대표 특산물인 밤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밤산업박람회’ 예산까지 칼질했다가 수정 발의하는 ‘셀프부활’ 촌극도 벌였다. 시민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한 의원은 군색한 변명을 들이대 논란을 키웠다. 금강 뱃길 복원에 환경단체와의 공청회를 제안했다.
그가 언제부터 환경을 걱정하는 환경론자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제 와서 환경을 운운하는 것은 가당찮다. 금강둔치에 벤치를 놓고, 인라인스케이트장에 야구장과 축구장을 조성하는 등등의 친수 공간 개발에 쌍심지를 켜고 반대한 일이 있던가? 모두가 환경훼손인데. 아스팔트를 깔고, 집과 공장을 짓는 일도 엄격히 말하면 금강의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행위다.
무조건 개발하는 게 능사는 아니지만, 무조건 반대할 일도 아니다. 더구나 우리가 가진 게 많지 않다면 어떻게 활용할 것이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더구나 공주는 관광도시라는 사실이다. 관광산업 활성화가 곧 지역경제 활성화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시민을 대표하는 선량들이 하나같이 표를 읍소하며 내세웠던 공약들이 ‘관광활성화’다.
소통부족 또는 설명부족을 앵무새처럼 되 뇌일 게 아니라 예산 삭감에 대한 명확한 기준과 정책 대안을 제시했어야 했다는 지적과 당리당략을 앞세운 ‘패거리 정치’에서 벗어나 오직 시민 행복만을 바라보는 ‘풀뿌리정치’를 해달라는 비판을 새겼으면 한다.
공주시 전체가 ‘박물관’인 상항에서 ‘굴뚝 없는 공장’인 관광산업을 활성화시키지 못한다는 것은 우리 후손들에게 부끄러운 일이다. 찬란한 문화유산과 자연경관을 제대로 살려 도약의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 lgy@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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