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역사유적지구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가운데 6일 공주시청에 도착한 오시덕 공주시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박수를 치며 자축하고 있다. 전우용 기자 yongdsc@ggilbo.com

 

   

 백제역사유적지구 세계유산 등재를 기념해 6일 오후 5시 부여군 여성문화회관에서 열린 귀국보고회에서 이용우 군수를 비롯한 김태호 군의회의장, 기관단체장, 고도보존 세계유산관리주민협의회원 등 120여 명이 만세를 부르며 환호하고 있다. 부여군 제공
 

 

   
 

백제역사유적지구가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면서 자연스럽게 세계인의 눈은 충남과 전북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 고대 극동에서 가장 찬란했던 문화를 가지면서 시대를 앞서가는 건축기술 등으로 차별화를 가졌던 백제였지만 허망하게 무너졌기 때문에 백제가 남긴 문화는 안타까움의 대상이다. 하지만 이번 세계유산 등재로 인해 백제는 화려하게 부활을 알렸고, 이를 통해 충남과 전북은 손을 맞잡아 후속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백제역사유적지구가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면서 기대되는 효과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세계유산등재로 인해 기대되는 효과는 무엇인지, 앞으로의 조치는 어떤 방식으로 돼야 하는지 금강일보가 세 편에 걸쳐 연재한다. 
 

   
 

기원 전후의 시기에 마한의 소국으로 출발해 한반도 중부와 남서부를 차지하고 고구려, 신라와 솥발처럼 삼국을 이룬 백제는 뛰어난 예술혼으로 주변국은 물론 바다 건너 일본에서도 최고의 국가로 칭송받았다. 특히 선진 문물인 대륙의 문화를 그대로 받아들이면서도 그대로 수용하지 않고 재해석 하는 등 독자적인 문화를 형성했다. 이 때문에 백제의 문화는 고대 중국과 비교했을 때 절대 뒤처지지 않을 정도로 화려했다. 하지만 화려함만이 아닌 담백한 문화도 보존하는 등 문화의 다양성이 백제에는 존재했다. 백제는 결국 나당연합군에 의해 패망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말았지만 백제의 문화와 정신은 아직까지 남아있다.

특히 백제의 건축기술 등은 통일신라와 비교했을 때 오히려 더 섬세했는데도 충청과 호남권 등에만 알려졌을 뿐 전국적으로는 인지가 낮은 상황이다. 특히 세계 무대에서는 인지도가 더욱 낮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번 세계유산등재로 인해 백제의 문화를 전국, 나아가 전 세계에까지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이번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는 공주 송산리고분군의 경우 무령왕릉이 가장 대표적이다. 금제관식, 금귀걸이, 금목걸이, 금제 뒤꽂이, 용봉문환두대도(龍鳳文環頭大刀) 등 무려 108종 4600여 점의 유물이 쏟아져 나와 백제의 화려했던 문화를 대표하고 있다.

부여의 관북리유적은 기와로 장식된 목조건축물로 동아시아를 대표하는 기단을 갖춘 초석건물이어서 고고학적 사례로는 한반도 고대국가에서 가장 이른 사례에 속해 당시의 뛰어난 백제의 건축기술을 엿볼 수 있다. 특히 이는 건축물 배치와 목조건축의 기술적 진보에 영향을 준 동아시아 왕국들 간에 활발한 교류가 있었음을 간접적으로 암시하고 있어 동아시아에서 천 년 넘게 지속되어 온 대표적인 건축기술의 시발점이라는 학계의 의견도 있다.

익산의 미륵사터는 당시 석조 건축기술의 집약체라고 볼 수 있다. 이곳에 위치한 석탑은 한국 석탑의 시원양식으로서 목탑이 석탑으로 이행하는 과정의 구조를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탑의 규모로 보더라도 한국 석탑 중 최대의 걸작이어서 백제의 집약적인 석탑기술을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백제의 뛰어난 기술이 재조명되면서 차기 세계유산등재로 추진되는 충남의 다른 유산들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충남지역의 문화는 모두 백제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충남지역의 세계유산 잠정목록은 ▲한국의 전통산사(공주 마곡사 등 7곳) ▲한국의 서원(논산 돈암서원 등 9곳) ▲서남해안갯벌(서천) ▲외암마을(아산) 등 모두 4건으로 건축물들은 대부분 백제의 영향을 받은 것들이다. 특히 마곡사와 논산 돈암서원(사적 제383호)은 직선이 아닌 곡선을 이용한 것이 특징인데, 이는 다른 지역과 차별되는 것으로 백제의 영향을 받았다고 학계는 보고 있다.

이처럼 곳곳에는 백제의 문화가 진하게 남아있어 백제역사유적지구의 세계유산 등재는 백제의 우수한 문화를 전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공주=이건용 기자
부여=김인수 기자
내포=김현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