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의회 해외연수에 대한 색안경 벗어야

2015. 6. 9. 16:12아름다운 글

[기자수첩] 의회 해외연수에 대한 색안경 벗어야 데스크승인 [ 14면 ] 2015.06.08 이건용 | lgy@ggilbo.com 이건용 <공주주재> 우리 속담에 ‘집 떠나면 고생’이라는 말이 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집이 제일 좋다는 말이다. 파김치가 돼 돌아오는 여행자들의 한결같은 마음일 게다. 아무리 짧은 여행도 돌아오는 길은 천근만근이다. 힘든 여정이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떠나는 이유는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과 기대감 때문이리라. 더구나 적지 않은 돈을 써가며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으면서까지 여행을 떠나는 이유는 우리와 전혀 다른 삶과 사람들이 존재하고, 전혀 다른 문화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것들을 보고 듣고 느끼는 것만으로도 여행의 목적은 충분히 달성했다고 본다. 여행에서 보고 배운 것들을 삶에 반영한다는 더더욱 이로운 여행이 될 것이다. 공주시의회의 이번 해외연수도 분명히 목적을 두고 떠났고, 빡빡한 일정 속에서 많은 것을 보고 배웠고 또 선진사례들은 시정에 접목돼 더 나은 도시를 만드는데 일조할 것이다. 그런데도 일부 언론들은 이를 폄하하기 바쁘다.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방지에 앞장서야 할 의원들이 무책임하게 해외연수를 떠났다고 호들갑이다. 세부일정도 대만, 홍콩, 마카오의 유명 관광지만 열거해 놓고 시민 안전은 뒷전인 채 외유성 연수를 떠났다고 호도하고 있다. 해외연수에 동참한 한 사람으로 동의할 수 없는 대목이다. 공주시의회가 해외연수를 떠난 시점은 지난 1일이다. 메르스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기 전이었고, 적어도 1월부터 계획됐다는 점이다. 또 연수 일정에는 타이페이 의회와 홍콩 입법부, 대만 소방방재청과 노인복지시설 방문 및 견학 등 강행군이었다. 다른 나라의 정책과 시설들을 돌아보고 주위의 유명 관광지를 둘러보는 것조차 외유성이라고 폄하한다면 솔직히 할 말이 없다. 안경의 빛깔에 따라 세상은 검게 보이기도 하고 푸르게 보이기도 한다. 부정적이고 불평불만을 갖고 보면 모든 게 밉게만 보일 것이다. ‘미친 개 눈에는 몽둥이만 보인다’고 했다. 한 가지에 정신이 팔려 다른 일은 생각지도 못하는 우둔한 기자들이다. 그들의 글에는 사실도 없거니와 혹여 개인적인 감정이 들어간 즉흥적인 보도는 아닌지 의심스럽다. 현실을 직시하는 발전적인 시각으로 대안이라도 제시했더라면 그나마 중간이라도 갔을 텐데 쥐뿔도 모르면서 소설을 쓰고 있으니 참으로 딱하다. 기자는 글을 통해 여러 차례 제안했었다. 의회의 해외연수를 무조건 색안경을 끼고 볼 일 만은 아니라고 말이다. 여행은 단순히 보고 느끼는 것 그 이상의 의미가 있고, 준비된 여행이라면 더더욱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고 말이다. 공주시의회의 이번 해외연수는 특히 기존의 연수관행을 깨고 의회 평가단 2명이 동참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또 그간과 달리 7대 의회 들어 열린 의정 구현을 위해 연수 희망자를 모집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그들만의 연수가 아니라 함께 느끼고 공유하자는 의미다. 해외연수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없애기 위해 의회가 더 분발해야 되겠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색안경을 끼고 볼일만은 아니다. 제대로 보고 배워왔는지 감시·감독도 필요하지만, 이제는 색안경을 벗고 의회연수를 보는 정론도 필요하다. 공주=이건용 기자 lgy@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