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선택과 집중'의 관광활성화 필요하다
2015. 6. 29. 13:09ㆍ아름다운 글
[기자수첩] '선택과 집중'의 관광활성화 필요하다
데스크승인 [ 14면 ] 2015.06.25 이건용 | lgy@ggilbo.com
이건용<공주주재>
관광에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지난 6월 초 공주시의원들과 함께 대만, 홍콩·마카오를 다녀오면서 또 한 번 실감했다.
해외 유수의 관광지들을 돌아보면서 느끼는 것은 항상 부러움이었다. 또 다른 소회는 왜 우리는 국내외 관광객들을 불러들이지 못할까 하는 의구심이다.
금강과 계룡산, 마곡사와 갑사 등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천혜의 자연환경과 1500년의 찬란한 문화유산을 가지고도 제대로 꿰어내지 못하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아담한 상점과 예쁜 카페들이 밀집한 스탠리 마켓이나 소호거리, 빅토리아 파크, 할리우드 로드 등 홍콩의 대표적인 명소는 연간 2800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다녀가고 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마카오 성바울 성당과 에그타르트와 육포의 거리 세나도 광장은 연간 1500만 명을 육박하는 외국 관광객이 다녀가고 있다.
필수코스로 정해진 유명 관광지마다 사람들로 넘쳐난다. 그야말로 북새통이다. 야경을 감상하기 위해, 대표적인 지역 특산품을 사기 위해, 대표 음식을 맛보기 위해 줄지어선 관광객들의 모습은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공주도 외국의 유명 관광지 못지않은 거리와 대표 먹거리를 만들어 낼 여력이 충분한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솔직히 드러내놓고 어서 오라고 손짓하기 부끄러운 게 현실이다.
이제 7월이면 공주를 대표하는 문화유산 공산성과 송산리고분군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인들에게 자랑할 만한 문화유산이 된다는 얘기다. 문화관광도시를 지향하는 공주로서는 최대 호기를 맞은 셈이다.
그러나 세계가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인류 보편의 가치만으로는 국내외 관광객을 끌어들이는데 한계가 있다. 문화유산의 가치와 의미를 재조명하는 작업과 동시에 새로운 옷을 입혀야 한다. 세계인들을 귀 자극할 얘깃거리를 만들고, 눈을 자극할 볼거리를 만들고, 입맛을 자극할 먹거리를 만들어 내야 한다.
거리와 골목 그리고 산재한 문화유산마다 과거와 현재, 미래가 함께 살아 숨 쉬면서 사람냄새 물씬 풍기는 역사 스토리텔링 작업, 지역 특산물을 매개로 한 먹거리 개발, 자연과 문화유산을 소재로 한 관광기념품 개발 등 관광콘텐츠 발굴 육성이 시급하다.
이제야 말로 집중과 선택이 필요한 시기다. 무턱대고 투자할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볼거리, 즐길거리, 먹거리를 개발해 관광객들의 발길을 붙잡아야 한다.
그 좋은 사례가 일본의 가나자와다. 히가시 찻집거리는 일본 전통의 목조주택들이 고스란히 보존돼 일본 속에서도 가장 일본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이 거리는 오랫동안 영업하고 있는 전통 찻집과 음식점, 특산품 가게들이 즐비해 관광객들의 발길이 끓이지 않고 있다. 일본식 목조주택의 명맥을 잇기 위한 지자체의 노력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목조주택 지원조례가 나중에 국비를 지원하는 특별법으로까지 연결됐다.
세계 유수의 관광지들의 또 다른 특징은 유서 깊은 건물은 허투루 허물지 않는다는 것이다. 내부는 리모델링해 사용하더라도 외관은 그대로 보존해 얘깃거리를 남겨 둔다는 것이다. 그런 사소한 것들이 쌓여 역사가 되고 그 속에 담긴 이야기들이 관광객들의 가슴을 후벼 파 다시 찾고 싶은 도시를 만들고 있다.
공주만이 가지는 고유의 전통과 아름다움을 찾는 일, 우리의 모습을 재발견하고 정체성을 찾는 일, 지속적인 성장을 담보하기 위한 고부가가치의 블루오션을 찾는 일에 시민들도 머리를 맞대야 하지만, 먼저 지역 정치권이 나서야 한다.
관광 활성화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면 전 시민적 공감대 형성을 위한 대 시민 설득에 나서야 한다. 어렵다고 포기해선 안 된다. 꾸준한 설득 그리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꼭 다시 찾고 싶은 공주’를 만들었으면 한다.
공주=이건용 기자 lgy@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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