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용 <공주주재> |
최근 공주시의회가 의장의 탈당여부를 놓고 갑론을박 논란이 뜨겁다.
먼저 박병수 부의장이 말문을 열었다. KTX공주역 개통과 백제유적의 세계유산 등재 등 산적한 현안을 원만히 해결해 지역발전을 꾀하려면 어느 때보다 의회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이해선 의장의 용단을 촉구했다.
박 부의장의 의장 탈당 제안에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의원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후반기 원구성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정치꼼수이자, 시민들의 선택을 우롱하는 처사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본보 2015년 7월 23일 14면 보도>
국회의장처럼 당적을 접고, 무소속 신분으로 오직 시민만을 위해 공명정대한 자세로 일해 달라는 박 부의장의 주문이나, 공주시의회 역사상 처음으로 다수 석을 차지한 새정치민주연합을 무력화키려는 얄팍한 계산일뿐이라는 의원들의 반발 모두 일리 있는 주장이다.
그러나 적어도 기자에게 만큼은 박 부의장의 주장이 보다 설득력이 있다고 본다. 그간 당을 초월해 좌고우면하지 않고 의정을 이끌어 온 이해선 의장의 행보에 비춰볼 때 지금의 당적이 중요한 변수는 아니라는 점이다. 특히 올해 초 공공연히 나돌았던 ‘제명설’에 대해 불쾌한 심기를 드러냈던 이해선 의장 입장에선 현재의 당적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진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또 후반기 원구성은 아직도 1년 남짓 남은 상황에서 벌써부터 의회를 장악하려는 정치꼼수는 시기적으로도 맞지 않다고 본다. 더구나 시의원 중 최다선 의원인 3선의 박 의원이 만일 의장이 되고 싶었다면 지난 제6대 의회 후반기 원구성 당시가 적기였지만, 당시 그는 욕심을 버리고 평의원에 만족했다.
특히 유권자들은 생각보다 현명하다는 것이다. 시민들의 선택은 당보다는 인물에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진성당원이 아닌 다음에야 당보다는 인물의 됨됨이를 보고 뽑는 경우가 허다하다. 생활정치와 밀접한 기초의원의 경우는 더더욱 그러하다. 그렇다면 본인의 소신에 의해 당적을 버리는 것이 시민을 우롱하는 것이라고까지 매도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
국회의장처럼 당적을 접고, 무소속 신분으로 오직 시민만을 생각하면서 공명정대한 자세로 산적한 현안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통 큰 결단을 내려달라는 박 부의장의 주문은 그래서 의미있다. 다른 뜻이 있다기보다 지역발전을 위한 순수의 발로라는 점에서 한 표를 던지고 싶다.
이제 공은 이해선 의장에게 돌아갔다. 이 의장은 내달 초 입장을 정리해 발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참에 탈당할 것이란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가운데 그가 어떤 스탠스를 취하든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당적에 관계없이 초연하게 의정을 이끌어갈 것이라고 본다.
결국 의장 탈당을 둘러싼 갑론을박은 시민들의 관심을 증폭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좋은 징조다. 정치를 잘해보겠다는데 시민들로썬 마다할 일이 없다. 다만, 정쟁으로 확대되지 않길 바란다. 곁들여 선진국의 사례처럼 의장 당선 시 당적을 포기하는 관행을 만드는 것은 어떨까? 국민의 70%가 찬성하는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문제도 곱씹어볼 대목이다.
공주=이건용 기자 lgy@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