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용 기자 |
이 의장의 갑작스런 탈당에 정계와 지역사회는 우선 충격적이라는 반응이다. 그러면서도 이 의장의 정확한 의중 파악에 고심하는 눈치들이다.
더구나 내년 총선을 7개월여 앞두고 각 당 주자들은 서둘러 전열을 가다듬고 있는 상황에서 이 의장의 탈당 파장이 어디까지 어떻게 작용할지 지역 정치권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 의장의 탈당으로 5대 5 여야 동수(同數)를 이루면서 의회 운영에 상당한 진통이 예상되지만, 지역정가에 미치는 영향은 현재로썬 가늠하기 힘들다.
배후 세력설, 음모설 등 탈당 배경을 놓고 설왕설래도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아내 이외에 누구와도 탈당을 상의했다면 손을 자르겠다”며 강한 어조로 항간의 배후 세력설을 일축한 이 의장의 고백은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또 “지방자치 혁신과 풀뿌리민주주의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기초선거 정당공천제가 즉시 폐지돼야 한다”는 그의 소신 또한 기대해 마지않는다. 정당의 눈치를 보는 대신 시민들의 눈치를 살피며 ‘소신정치’를 펼치겠다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다.
공당에 적을 두는 것이 개인의 영달에 유리하지만 과감히 떨쳐내고 그 어떤 당도 기웃거리지 않고 무소속으로 더 훌륭한 정치를 펼치겠다니 용기 또한 가상하다.
다만, 그가 여러 차례 강조한 ‘고뇌에 찬 결단’이 좀 더 빨랐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배후설 등 각종 의혹의 시선은 쉬이 물리칠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새는 노닐던 물을 더럽히지 않는다며 비조불탁수(飛鳥不濁水)의 마음에서 “떠날 땐 말없이”를 언급한 점은 묘한 여운을 남긴다. 평생을 몸담았던 야당의 길을 접기까지 어떤 우여곡절이 있었는지는 미루어 짐작할 뿐이다.
이제 남은 일은 의회운영의 묘를 살리고, 혼란스러운 의회 안팎을 추스르는 일이다. 신상 털기 식 비난 공세와 서로 할퀴고 물어뜯는 진흙탕 싸움만은 피해야 한다. 개인감정을 앞세운 의해파행도 우려된다.
엊그제 새정연 소속 의원들의 운영위 및 의원총회 불참은 이유야 어찌됐든 성숙한 정치문화는 아니다. 서운함을 겉으로 드러낸 들 국민들의 살림살이가 나아질리 만무하고, 외려 시민적 역풍의 뭇매를 맞을 수도 있다.
이해선 의장의 무소속 선언이 승부수가 될지, 패착이 될지는 앞으로의 행보에 달려있다. ‘배신과 협잡의 정치’가 될지, ‘양심과 공감의 정치’가 될지 최종 판단은 오로지 유권자의 몫이다.
이건용 기자 lgy@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