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페어플레이 정신 아쉽다
2015. 6. 12. 09:49ㆍ아름다운 글
[기자수첩] 페어플레이 정신 아쉽다
데스크승인 [ 14면 ] 2015.06.12 이건용 | lgy@ggilbo.com
이건용<공주주재>
최근 공주대 안팎의 상황이 요상하게 돌아가고 있다. 총장 공백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재선거 바람이 감지되고 있다. 감투에 눈이 벌건 몇몇 교수들이 암암리에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 공공연한 비밀이다.
한 술 더 떠 철부지 교수들에 일부 시민단체가 부화뇌동(附和雷同)하는 모양새다. 총장 임용 후보자의 그 어떤 부적합 사유도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고 더구나 대법원의 최종심을 남겨 놓은 상황에서 재선거를 선동하는 태도는 온당치 못하다.
일부 시민단체의 뜬금없는 엊그제 기자회견은 고소(苦笑)를 짓게 한다. 대법원 판결을 무작정 기다리지 말고 곧바로 재추천 절차를 밟으라고 촉구, 대학 구성원들은 물론 시민들까지 아연실색케 했다.
특히 이들 단체들은 보도자료에서 ‘대학과 지역의 상생발전에 앞장서는 능력있고 참신한 인물이 차기 총장으로 발탁돼야 한다’며 재선거를 통한 대학 정상화를 촉구했다.
이는 대학 구성원은 물론 시민까지 참여한 시민적 총의를 짓밟고, 사법부의 판단까지 부정하는 교육부의 ‘갑질 횡포’와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비민주적이고 비신사적인 태도다.
이들의 어처구니없는 궤변과 황당한 상황 인식은 총장 공백 사태 장기화로 가뜩이나 어려운 대학가와 지역사회에 심각한 갈등과 혼란을 초래할 것이 번하다는 점에서 정말로 위험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적어도 총장 임용 후보자로서의 자질에 심각한 결격 사유가 명명백백히 밝혀지거나,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임박한 만큼 기다릴 만도한데 이렇게까지 서두르는 이유를 모르겠다.
대충 짐작이 간다. 그들이 에둘러 표현하고 있지만, 현재의 총장 당선자를 믿지 못하겠다는 것. 교명변경 문제로 몸살을 앓았던 당시의 이력을 문제 삼고 있다.
하지만 총장 당선자는 시간 날 때마다 시민단체들을 만나 누누이 강조하고 있다. 김재현 총장 취임 후 1년이 한참 지난 다음해 9월에 교명변경 및 본부이전을 주도했던 교무처와 기획처가 아닌 혁신본부를 맡았고, 수장의 공약사항에 반기를 들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특히 지역민들의 최대 관심사인 단과대 또는 자연대 이전은 임기 중 절대 없을 것이라고.
총장 당선자의 단호한 입장 표명에도 불구하고 “믿을 수 없다”며 재추천이라는 해괴한 주장을 들이대며 어깃장을 놓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그들의 주장이 이치와 도리에 맞는 대학 정상화 해법인지 묻고 싶다. 궁극적으로 얻고자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묻고 싶다. 솔직히 염불보단 잿밥에 더 관심을 쏟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대학 구성원과 지역사회 전체의 이익보다 몇몇의 개인 영달을 위한 것은 아닌지.
이럴 때일수록 대학가도 지역사회도 진정한 스포츠맨십을 발현해야 한다. 각자가 페어플레이 정신에 입각해 자신이 해야 할 역할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교육부를 비롯한 정부도 총장 공백 사태 장기화로 인한 혼란과 갈등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는 점을 통감해야 한다. 더 이상 미뤄서는 곤란하다. 공주대 정상화를 위한 합당한 조치를 서둘러야 한다.
공주=이건용 기자 lgy@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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