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교육부의 '갑질' 이젠 끝내야
2015. 4. 22. 10:31ㆍ아름다운 글
<기자수첩> 교육부의 '갑질' 이젠 끝내야
데스크승인 [ 14면 ] 2015.04.21 이건용 | lgy@ggilbo.com
이건용<공주주재>
요즘 교육부의 ‘갑질 횡포’가 대학 구성원은 물론 시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공주대 총장은 지난해 3월부터 사상 초유의 공석 사태를 맞고 있다. 13개월째 총장 공석 사태를 맞으면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총장 임용제청 거부 철회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교육부는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1심과 2심 모두 “임용 거부 처분의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은 것은 위법하다”며 김현규 총장 후보자의 손을 들어줬지만, 이마저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한마디로 ‘막무가내’식이다.
뚜렷한 이유도 밝히지 않은 채 총장 임명을 무조건 거부하는 교육부의 행태를 놓고 권한 남용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 정부가 총장들의 정치적 성향을 문제 삼아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인물을 골라 쓰려 한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대학 구성원들의 피해와 여론쯤은 안중에도 없고, 사법부의 판단마저 무시하는 상황에서 임용제청 거부 사유를 한 번도 공개한 적이 없다고 거짓말까지 하고 있으니 참으로 말문이 막힌다.
안하무인(眼下無人)도 이런 안하무인이 없고, 이쯤 되면 ‘망나니 짓’이 따로 없다고 밖에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다.
엊그제 공주대를 비롯한 3개 국립대 교수들이 단체 행동에 나서 현재 대법원에서 심리 중인 총장 임용제청 거부처분 취소 소송 심리를 조속히 종결해 달라는 내용의 청원서까지 접수하기에 이르렀다.
현재로서는 법적 공방을 통해 교육부가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그 사이 공주대와 그 구성원들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교육부는 이제라도 답을 내놔야 한다. 적어도 ‘국립대 총장 길들이기’ 또는 ‘대학 길들이기’, ‘정권 눈치 보기’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우려면.
사태를 여기까지 끌고 온 교육부는 차제에 통렬히 반성해야 한다. 교육부의 ‘갑질’로 지역을 대표하는 공주대의 명성과 자존심은 커다란 상처를 입었다. 지역민들의 자존심도 상처를 입긴 마찬가지다.
교육부는 이제라도 무책임한 답변이나 무응답으로 이번 사태를 어물쩍 넘기려는 비민주적, 비교육적인 태도를 버려야 한다. 대학 구성원과 지역민들의 자존심을 어루만지려는 책임 있는 답변을 내놔야 한다.
세계와의 치열한 생존경쟁에 당당히 맞서기 위한 대학 혁신 차원에서도 자율성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발적인 혁신은 구성원들의 명예와 자존심에서 나온다는 점을 명심하고 하루라도 빨리 대학의 자율성을 보장했으면 한다.
공주=이건용 기자 lgy@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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