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용<공주주재>

축제는 하나의 잔치다. 손님을 청해 흥겹게 노는 일련의 과정이며, 어울림의 자리이자 소통의 자리다.
축제를 준비하는 주인과 초대 받은 손님과의 소통, 사람과 자연과의 소통 등 상호 교감을 통한 공감대가 형성될 때 비로소 축제는 성공한다.
따라서 참된 소통으로 공감의 영역이 넓어지면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다. 축제가 실패하는 이유는 소통이 빠졌기 때문이다.

최근 지역의 한 축제가 소통부재로 몸살을 앓고 있다. 개최여부를 놓고 갈등을 빚더니 급기야 지역 주민간 감정싸움으로까지 비화될 조짐이다.
지역 주민과 뜨내기 상인과의 마찰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주민 간 마찰이 빚는 불협화음은 두고두고 지역발전을 가로 막을 게 뻔하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이번 사태는 주인의식 부재와 소통 부재 그리고 축제의 사유화에서 비롯됐다. 여기에 행정편의주의 행태까지 더해져 사태를 키웠다.

여러 모로 애를 썼는데도 불구하고 성공개최를 자신할 수 없었다면 보다 큰 틀에서 진지하게 고민했어야 했다. 축제 주관단체를 교체하는 방법부터 무질서를 원천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방법까지 세세한 논의가 있어야 했다.
더구나 개최를 포기했다는 이유로 관을 압박하는 자세는 옳지 못하다. 불법행위를 단속하는 것은 행정기관의 당연한 몫임에도 불구, 이를 게을리 할 경우 직무유기로 고발조치하는 것은 물론 집회까지 불사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것은 적반하장이자 시대착오적 발상이다.

그간 그들이 주최한 축제가 어땠는지 돌이켜 본다면 이런 으름장은 본말전도를 넘어선 적반하장의 극치라고 박에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다.
주민 스스로 만들고 참여하는 ‘참여형 축제’가 성공축제의 비결이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주민간 화합과 공감대도 형성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다른 축제를 계획하는지 참으로 난감하다.
벚꽃 축제를 접고 얼음축제를 열겠다는 복안을 내놓고 있지만 주어진 천혜의 자연자원조차 제대로 활용 못하는 그들이, 주민 공감대조차 이끌어 내지 못하는 그들이다.

차제에 행정기관의 편의주의 또한 지탄 받아 마땅하다. 기존 축제를 어떻게 활성화시킬 것인가 고민하기보다 단체의 이해관계에 편승해 쉽게 포기하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 그들의 으름장에 부화뇌동하는 태도 또한 보기 딱하다.
축제가 여러 사람들이 한데 모여 어울리는 소통의 공간이라는 점에서 그 기획 단계부터 충분한 소통과 공감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자. 그런 의미에서 ‘축제추진위’와 같이 지역 주민들을 대표하는 단체를 만들 것을 권한다.

흥겹지 않은 축제란 존재할 수 없다. 축제는 떠들썩한 놀이판이라는 점에서 난장의 의미 또한 되새겨야 한다.
무질서와 불법을 묵인하라는 것이 아니라 축제가 가지는 양면성에 대해 보다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고, 어떻게 조화를 이룰 것인지도 깊이 성찰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주=이건용 기자 lgy@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