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의 도리를 묻는 노나라의 젊은 왕 애공(哀公)에게 공자(公子)는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신하를 뽑는 데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인사(人事)는 만사(萬事)다.
어느 조직을 막론하고 좋은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만큼 중요한 일은 없다. 때문에 인사는 조직의 리더가 항상 고민해야 하는 주제다.
“나의 일생은 한마디로 무슨 사업을 할 것인가. 그리고 그것을 누구에게 맡길 것인가 골몰하는 것이었다.” 삼성그룹 창업주 고(故) 이병철 회장의 술회처럼 인사는 모든 일의 근본이다.
특히 리더가 꿈꾸는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각 분야의 인재를 골고루 등용하는 일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단 한 마리의 여우로는 흰 털옷을 만들 수 없다.”
중국 삼국지에 나오는 오나라 초대 황제 손권의 인재관을 대변하는 말로, 완전하게 흰털로만 된 여우가 없는 만큼 여러 마리의 여우가 합쳐져야 흰털로만 된 옷을 만들 수 있다.
내년 6·4 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한 이준원 시장의 임기 마지막 인사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이태묵 시민국장과 김종선 의당면장, 김영호 반포면장의 명퇴로 인한 5급 이상 후속인사를 두고 벌써부터 치열한 각축전이 펼쳐지고 있다.
지난 8년 이 시장은 ‘일 중심, 현장중심’의 인사원칙에 따라 비교적 무난한 인사를 펼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건축·토목·지적·사회복지직 등 소수직렬의 승진 적체문제는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2007년 이창하 전 산업건설국장의 4급 서기관 승진 이후 전문성을 갖춘 기술직이 승진의 기쁨을 맛보지 못하면서 소수직렬의 4급 승진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임기 마무리를 위해 무난한 인사 쪽에 무게를 두지 않겠냐는 분석과 깜짝인사를 단행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교차하는 가운데 마지막 인사가 재임시절 전체를 평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소수직렬 공무원들은 내심 ‘배려인사’를 기대하고 있는 눈치다.
어느 한쪽의 논리에 치우쳐 인사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큰 틀에서 전체의 공감대를 찾는다면 보다 객관적이고 능력 있는 인물을 선발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공무원의 동기유발은 민생과 직결돼 있다는 점에서 민선 5기 이준원 시장의 마지막 인선이라는 점에서 더 세심하게 공을 들였으면 한다.
인사(人事)라는 말은 ‘사람을 골라 쓰는 행정적인 일’뿐만 아니라 ‘사람의 일’ 또는 ‘사람으로서 해야 할 일’을 의미하기도 한다. 예(禮)를 다해 행하고 순리에 따르면 된다. 참으로 인사(人事)는 만사(萬事)다.
공주=이건용 기자 lgy@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