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용<공주주재> |
옛말에 “부처 눈에는 부처가 보이고,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이고, 개 눈에는 똥만 보인다”고 했다. 공주시기자사우회의 불우이웃돕기 보도사진전에 관한 모 기자의 반응이 꼭 그 짝이다.
대전에 본사를 둔 C신문 A 모 기자는 최근 기자수첩을 통해 ‘천사의 탈을 쓴 기자들’이라며 악담을 퍼부었다. 심지어 칼만 안 들었지 강도나 다름없다며 사회악으로 규정했다. 사이비(似而非) 집단으로까지 매도했다.
이쯤 되면 악담 수준을 넘어 망발이다. 도를 넘어선 언어폭력으로 공주시기자사우회 소속 7개 회원사들은 가슴에 큰 상처를 입었고, 십시일반(十匙一飯) 정성을 모은 독지가들까지 욕을 보였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누군가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한 일은 아니었다. 지난 1년간의 활동상을 회고하는 자리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시작됐고, 이왕 하는 거 주변의 어려운 이웃까지 챙겨보자는 의미였다.
그런데 강요에 의해 쌀이 기부됐고, 눈치껏 돈을 넣으라고 모금함까지 뒀다니 참으로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어 할 말을 잊게 한다. 따뜻한 마음마저 왜곡시키는 현실이 가슴 아프다.
필자가 지금까지 확인한 바에 의하면 A 기자의 기자수첩은 ‘팩트가 없는 소설’일 뿐이다. 독자의 눈을 교묘히 속이기 위해 제보자의 말을 빌려 사심(私心)을 표현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사실과 의견을 명확히 구분할 줄 모르는 기자의 무지와 3류 소설에 지나지 않는 기사를 여과 없이 게재한 편집데스크의 무성의와 무감각은 심하게 말해 범죄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들이 모인 데스크에서 사심이 담긴 글인지, 사실관계에 기초한 글인지조차 파악지 못했다면 문제는 심각하다. 이를 알고도 묵인했다면 다른 언론을 노골적으로 무시하는 안하무인격의 오만의 극치다.
그나마 아버지를 향한 A기자의 효심에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했던가. 하지만 그 글(기자수첩)로 더럽혀진 아버지의 명예가 얼마나 회복됐는지는 솔직히 조심스럽다.
상식을 벗어난 거친 언어는 사람들의 영혼을 병들게 하고 터무니없는 주장은 사회를 혼란에 빠뜨리게 한다. 특히 사회의 공기인 언론이 보여주는 언어적 폭력은 참담함을 넘어 연민을 불러일으키게 하기에 충분하다.
기자의 막말이 언론의 품격을 떨어뜨리고 국민이 언론을 신뢰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는다는 문제의식을 가졌으면 한다. 기자의 언어는 시정의 장삼이사(張三李四)와는 뭐가 달라도 좀 달라야 한다.
‘무릇 사람이 이 세상에 날 때 그 입 안에 도끼가 생겨 그로써 제 몸을 찍나니 그것은 악한 말 때문이니라. 악한 말은 상대를 괴롭히는데 그치지 않고 무서운 도끼로 돌아와 제 몸을 찍는다.’
불교 경전인 법구비유경(法句譬喩經)의 한 대목으로, 악한 말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문구다. 말을 함부로 내 뱉으면 패가망신하기 십상이다.
필자를 비롯한 공주시기자사우회 회원들은 대전에 본사를 둔 C신문 A 모 기자의 지난 2일자 기자수첩에 대해 수사기관의 엄정한 수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명명백백히 밝혀줄 것을 촉구한다.
공주=이건용 기자 lgy@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