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용<공주주재>
‘강물 같은 노래를 품고 사는 사람은 알게 되지 음 알게 되지…’ 안치환의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란 노래의 한 구절이다.
꽃이 아름다운 건 숱한 고난을 이겨내고 활짝 피어나 세상 모든 이들에게 기쁨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그런 꽃보다 사람이 아름다운 건 삶의 향기가 있기 때문이고, 사람들을 살맛나게 하기 때문이리라.

지난 15일 명예퇴직을 신청한 공주시 이태묵 시민국장을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내년 공주시장 선거 출마가 유력하다는 소문이 도는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공감이 가지만, 어떻든 그의 용단은 후배 공무원들의 귀감이 될 만하다.
내년 6월 공로연수에 들어가는 이 국장은 6개월 일찍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심각한 공주시의 인사적체에 숨통을 틔울 것이 분명하다. 그런 면에서 후배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대학 강단에 설지, 내년 지방선거에서 시장후보로 출마할지 아직 미정이지만 떠나는 자리가 유독 아름답게 보이는 후배들에 대한 사랑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후배들의 진로를 위해 평생을 몸 담아온 직장을 뒤로하기란 말처럼 쉽지 않다는 점에서, 그간 이런 전례가 없었다는 점에서, 누구도 예상치 못한 반전의 선택이었다는 점에서 후배들의 박수를 받고 있다.
지난 1979년 공직에 입문한 뒤 관광축제팀장, 정안면장, 유구읍장을 거쳐 시민국장을 끝으로 34년간의 공직생활을 마감하는 그의 행로는 어찌 보면 공주시정의 축소판이기도 하다.

차기 시장후보로 적격이라는 세간의 평을 받을 정도로 그간 그가 보여준 행정가로서의 자질 또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지방선거에 적지 않은 파장을 몰고 올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그의 향후 행보에 귀추가 쏠리고 있다.
때다 돼서 자연스럽게 물러나는 정년퇴직이 아니라 후배들을 위해 기꺼이 양보하는 이태묵 국장의 용단은 후배 공무원들의 기립박수를 받을 만하다.
이태묵 국장의 떠나는 자리가 아름다운 이유는 퇴직 이후의 삶을 먼저 고민하고 스스로 새로운 세상을 열어 간다는 점에서, 후배들에게 희망과 기쁨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목을 끌고 있다.

공주=이건용 기자 lgy@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