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 지역 탁주업체들이 ‘공주밤’의 유명세를 이용한 막걸리 브랜드를 대량 생산해 공주지역 업체들이 큰 피해를 보면서 시급한 대책마련 필요한 실정이다. 이건용 기자
< 속보>=전국 최고의 명성을 얻고 있는 공주밤이 공주시의 뒷짐행정으로 푸대접을 받으면서 관련업체들의 하소연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공주지역 특산품인 밤을 원료로 한 막걸리의 경우 지역을 대표하는 효자상품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관리되지 못해 막걸리 업체들의 원성이 자자한 상황이다.

현재 ‘공주알밤 막걸리’를 제조해 판매하는 업체만 줄잡아 7~8곳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인근 부여와 대전 심지어 충북 영동에서까지 같은 브랜드의 막걸리가 시중에 대량 유통되고 있다.
< 본보 2013년 4월 26일 17면 보도>

◆ 市, 지역 특산품 육성 나 몰라라
사정이 이런데도 공주시는 실태조차 파악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다. 공주 밤의 유명세를 이용해 너도나도 ‘공주 알밤 막걸리’라는 상표를 이용하고 있지만, 이를 제재하지 않고 있는 것.

향토산업을 보호하고 육성하기는커녕 뒷짐만 지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는 이유다.

지난해 초까지 만해도 ‘공주밤’이란 브랜드 사용을 막을 근거가 없었지만, 지난해 후반기부터는 사정이 달라져 유사상표 사용 방지를 위한 법적 근거가 마련됐음에도 불구하고 강 건너 불구경이다.

시는 지난해 8월 초 공주시향토산업육성단의 노력에 힘입어 지역의 대표 특산물인 ‘공주밤’이 7월 31일자로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을 획득했다며 공주밤의 가치와 시장 경쟁력 제고로 농가 소득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그러면서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은 지역특산물의 품질과 명성 등이 본질적으로 지리적 특성에서 나온 것임을 인정해 그 명칭을 법으로 보호하는 제도로, 다른 지역에서 같은 상품에 대해 동일·유사 상표를 사용하면 민사·형사적 책임을 지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대대적인 홍보에도 불구하고 이후 지역 특산품 브랜드 관리에는 소홀, 애꿎은 지역 업체들만 냉가슴을 앓고 있다.

막걸리 업체 관계자는 “지역 특산품을 보호하고 관리해야 할 행정당국이 뒷짐만 지고 있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을 얻어서 어디다 쓰려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업체들의 불만이 폭주하자 시 관계자는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 등록으로 어디까지 제재가 가능한지 잘 모르겠다. 행정기관이 나설 일이 아니라 단체표장을 획득한 단체가 나서야 한다”며 무책임한 답변을 내놓았다.

최소한 관련 사항을 단체표장 획득 단체에 알려 정면 대응할 수 있도록 지도에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도 ‘모르쇠’로 일관해 빈축을 사고 있다.

◆ 공주지역 탁주업계 ‘눈물’
㈔공주밤연합회 관계자는 ‘언제는 안 그랬냐’고 반응했다. 그는 “언제 공주시가 그런 일(특산품 지원 및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나선 적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타 지역 탁주업체들이 공주 밤의 유명세를 이용하는 줄 최근에야 알았고, 법적 대응이 가능한지조차 몰랐다”며 “시가 나설지는 모르겠지만, 가능한 한 빨리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각 지자체는 갈수록 쇠락해 가는 농업과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는 일에 사활을 걸다시피 하고 있고 농특산물의 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브랜드 육성에 힘쓰고 있지만, 공주시는 지역자원을 활용한 고부가가치의 브랜드 육성 및 지역 특화산업 활성화에 손을 놓고 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공주=이건용 기자 lgy@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