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꽃' 그득한 태백산 설경

2008. 2. 10. 19:09아름다운 글

'눈꽃' 그득한 태백산 설경
임기옥시민기자의 태백산 산행기
2008-02-09 00:12:47 function sendemail(w,h){ var sWinName = "emailarticle"; var cScroll = 0; var cResize = 0; var cTool = 0; var sWinopts = 'left=' + ((screen.width-w)/2) + ', top=' + ((screen.height-h)/2) + ', width='+w+',height='+h+', scrollbars='+cScroll+', resizable='+cResize; window.open('./?doc=function/mail.php&bo_table=s1&wr_id=199',sWinName,sWinopts); } function sendprint(){ var sWinName = "printarticle"; var cScroll = 1; var cResize = 1; var cTool = 1; var sWinopts = 'left='+0+', top='+0+', width='+720+', scrollbars='+cScroll+', resizable='+cResize; window.open('./?doc=function/print.php&bo_table=s1&wr_id=199',sWinName,sWinopts); }

언제부터인가 산을 향한 내 마음은 걷잡을 수가 없다. 다녀오면 다녀올수록 그리움으로 가득 차게 하는 그 무엇인가가 날 부른다.

늘 꿈속에 그려왔던 태백산 겨울산행을 목전에 두고 잠을 청하기 쉽지 않다. 아이젠, 스팻츠, 귀막이 등등 이것저것 챙기다보니 어느덧 새벽 두시.

엎치락뒤치락 또 시계를 보니 이제 겨우 3시. 어릴 적 소풍날보다 더 설레인다. 이러다 알람소리도 못 듣고 차만 훌쩍 떠나보내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

알람소리에 놀라 벌떡 일어났다. 그토록 가고 싶었던 주왕산을 버스를 놓치는 바람에 망연자실했던 그 때를 생각하며 이번에는 기필코 참석하리라 마음을 다잡는다.


거뭇거뭇한 새벽녘, 코끝을 스치는 차가운 공기가 새벽을 알린다. 하나 둘 셋, 하나 둘 셋 박자를 맞춰 흐뭇한 발길을 옮긴다.

오늘 태백산 산행은 많은 회원들의 참석으로 두 대의 버스가 출발한다. 차창 밖은 아직 흑갈색 어둠으로 자욱하다. 불빛 몇 가닥만이 휙휙 지나치며 흩어진다.

유리창의 희뿌연 성에도 쉬지 않고 눈물을 머금고, 어느덧 웅장한 산줄기가 눈에 들어온다. 태백산이 가까운 모양이다.


뽀드득 뽀드득 앞 사람의 발자국을 따라 걸음을 재촉한다. 발자국을 따라 하얀 눈가루가 튀어 오르고 나무에 쌓인 눈꽃이 바람에 흩날린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줄지어 늘어선 수많은 산행인파에 놀라고, 새하얀 눈꽃을 맞으며 태산준령을 지키고 서 있는 나무들도 놀랍다.

천제단을 오르기 시작하자 매서운 칼바람이 양쪽 볼을 사정없이 할퀴며 지나간다. 올라갈수록 거세지는 눈바람에 숨은 가쁘고 손가락, 발가락은 감각을 잃었다.


그래도 발길은 장관인 설경을 따라 움직인다. 탄성이 절로 나온다.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설경은 요염한 자태를 뽐내며 등산객을 유혹한다.

눈보라 휘몰아치는 천제단에서 제를 올린다. 가족 모두의 건강과 행복, 풍요를 빌고 더불어 산악회원들의 건강과 행운도 함께 기원했다.

온통 회색빛, 눈보라 때문에 끝없이 펼쳐졌을 설경을 제대로 감상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 그러나 천년만년이 흘러도 아무 때나 나를 반길 주목나무가 있어 반갑다.


눈이 부시도록 새하얀 백의로 치장하고, 빛나는 얼굴로 두 팔 벌려 나를 기꺼이 환대하는 주목나무가 있어 감사하다.

또다시 눈보라가 휘몰아친다.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다. 점심시간도 늦춘 채 한참을 내려온 곳에서 시장기를 때우고, 서둘러 하산을 재촉했다.

어느덧 발가락의 감각이 정상으로 돌아오고, 소문수봉에서 당골까지 긴 거리를 한결 여유롭게 내려올 수 있었다.

더더욱 세찬 눈보라가 산행의 끝을 알린다. 겨울산행의 진수를 만끽한 하루, 또 다른 느낌과 감동으로 다음 산행을 기약한다.
< 공주뉴스=임기옥시민 기자/ leeguny98@empal.com> >> 임기옥시민 기자 의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