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반쪽짜리’ 공주시 백제문화이음길 ··· 원인은 국가유산청

2024. 10. 13. 17:09생생공주

[핫이슈] ‘반쪽짜리’ 공주시 백제문화이음길 ··· 원인은 국가유산청
기자명 이건용 기자   입력 2024.10.13 08:24  수정 2024.10.13 16:57
비둘기아파트~정지산 데크길 공주보 담수에 수몰(水沒)

백제문화이음길 조성사업 일환 무령왕릉~정지산 간 둘레길이 공주보 담수로 인해 물에 잠기면서 예산낭비 아니냐는 비판과 함께 데크길 무용론이 거센 가운데 국가유산청의 전향적인 검토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건용 기자

백제문화이음길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무령왕릉~정지산 간 둘레길이 ‘반쪽짜리’로 전락했다는 비판 속에 국가유산청이 그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일 폐막한 제70회 백제문화제 기간 공주보 담수로 인해 무령왕릉~정지산 간 둘레길 구간 중 비둘기아파트~애터미 패밀리리조트 부지에 이르는 1km의 금강수변 탐방로(데크)가 물에 잠겼다.

때문에 65억 원에 이르는 데크가 무용지물이 되면서 ‘반쪽짜리’라는 비판이 거세다.

백제문화제를 찾았던 한 관광객은 “이곳저곳 둘러보다 데크길을 찾았는데 위험 경고 표지판과 함께 막혀 있었다”며 “보 담수를 반영해 설계했더라면 이런 일이 없었을 텐데”라고 아위움을 표했다.

공주시 중동에 거주하는 이 모(55)씨 또한 “지역 축제를 하려면 으레 담수를 하는데 한치 앞도 내다보지 않고 설계한 것은 큰 문제”라며 “이왕 놓을 거면 불편함이 없도록 설치했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데크길 무용론에 공주시 관계자는 “계획 홍수위를 19m로 보고 지반고(레벨고)를 10.7m로 설계했으나, 국가유산청이 형상변경을 이유로 불허했다. 이후 부유(浮游)식 데크를 제안했지만 또다시 거절됐다”고 해명했다.

이어 “공주보 담수 수위가 8.75m임을 감안할 때 최소 9m 이상은 돼야 물이 차도 정상적으로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부유식 데크의 경우 무령왕릉이 위치한 정지산의 경관을 훼손하지 않는 만큼 긍정적으로 검토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여 국가유산청과의 재협상에 귀추가 주목된다.

환경부도 시민들의 볼멘 소리에 난감해 하는 눈치다.

수십억 원의 예산을 낭비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서는 문화재보호구역의 경관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시민 불편과 이용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공주시는 모두 95억원(국비 47억원)을 투입해 공산성~정지산~고마나루~무령왕릉과 왕릉원 등 백제역사문화유산을 연결해 ‘걷는 관광’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다.<본보 2024년 3월 11일 보도 - 공주시, 28억 투입 ‘왕릉교 상징가로’ 조성>

‘걷는 관광’ 활성화 곧 백제문화이음길 조성사업은 왕릉교 주변 상징가로 정비, 무령왕릉~정지산 둘레길 조성, 황포돛배 조성 등 3개 세부사업으로 진행된다.

왕릉교 주변 상징가로 조성사업은 28억 원을 투입해 지난 3월 공원 조성, 조명설치, 미디어 시설 등 편의시설을 확충한데 이어 2025년 말까지 무령왕릉~정지산 둘레(데크)길을 완공할 예정이다.

또 황포돛배 조형물을 설치하는 등 주변지역 관광 명소화와 지역브랜드 활성화를 통한 관광클러스터를 형성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공주=이건용 기자 lgy@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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