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0회 백제문화제 아쉬운 대목들

2024. 10. 9. 14:05생생공주

제70회 백제문화제 아쉬운 대목들
기자명 이건용 기자   입력 2024.10.09 11:53  
웅진판타지아 비롯 대표 프로그램들 ‘절반의 성공’

제70회 백제문화제가 지난 6일 폐막한 가운데 올해는 특히 웅진판타지아와 웅진성퍼레이드, 무령왕의길 등 백제문화제를 대표하는 프로그램들이 여러 아쉬움을 남기면서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는 평가다. 이건용 기자

제70회 백제문화제가 9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한 가운데 75만 인파가 다녀가면서 한류 원조 축제이자 대한민국 대표 역사문화축제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지만 아쉬움도 남겼다.

‘백제의 문화, 70번째 위대한 발걸음-수호신 진묘수, 웅진을 밝히다’라는 주제로 공주시 금강신관공원과 공산성 일원에서 펼쳐진 올해 축제는 특히 웅진판타지아와 웅진성퍼레이드, 무령왕의 길 등 대표 프로그램들이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는 평가다.

신규 프로그램들의 경우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반면 기존의 프로그램과 함께 대표적인 프로그램들의 경우 박한 평가를 받아 대조적이다.

‘웅진판타지아’의 경우 ‘뉴(NEW)'라는 수식어까지 붙이고 새로운 변화를 모색했지만, 무대만 화려했지 내용이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또 일회성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지적 속에 그간의 뮤지컬 형식에서 벗어나 융복합 실감형 콘텐츠를 도입하고 천편일률의 무령왕 일대기를 그리기보다 진묘수를 매개로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백제판 백투더퓨처‘는 신선했지만, 감동을 주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대형 스크린을 가득 채운 압도적인 스케일의 깨끗한 영상 및 노래와 음악 등은 호평 일색인 반면 스토리의 짜임새와 연결성은 부족했다는 지적과 함께 단순히 백제를 지키는 수호신이라는 설정에 머물러 더 이상 스토리를 진전시키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웅진성퍼레이드’는 ‘무동력 친환경 퍼레이드’라는 콘셉트로 치러지면서 찬사와 비판이 교차하고 있다. 예산이 절반으로 깎이면서 볼거리 부족했다는 평가 속에 올해 처음 진행을 맡은 공주문화관광재단의 경험 및 노하우 부족을 노출했다. 대학을 비롯한 학생 동아리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했고, 700명의 오카리나 참여인원도 크게 줄면서 준비 부족을 노출했고, 전체적인 완성도면에서도 아쉬움을 남겨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다.

‘무령왕의 길’은 지난해 첫 선을 보인데 이어 올해 두 번째로, 퍼포먼스 말미에 성왕 즉위식도 있지만, 핵심은 무령왕 장례와 상여 행렬을 재현했다는 점에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죽음과 슬픔을 새로운 삶과 희망으로 승화시켰다고는 하지만, 칙칙하고 어두운 모습보다 화려하고 밝은 모습이 축제에 더 어울리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다. 장엄한 무령왕 행차를 재현하는 편이 차라리 낫지 않겠냐는 지적이다. 그날따라 유난히 피곤해 공산성 벤치에서 깜빡 존 한 관광객은 귓전을 스치는 상여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라 단잠에서 깨어났다는 후문이다. 자신이 죽어 곡(哭)하는 것으로 착각했다는 것이다.

‘금강산도 식후경.’ 먹을거리에 대한 불만도 꾸준하다. 특히 전국 어디서나 맛볼 수 있는 음식보다 공주만의 차별화된 음식을 개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표 메뉴를 발굴해 선보이고, 웅진골맛집 입점 업체 엄선 및 평상시 잘하는 음식을 선봬 실패확률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야외 특성상 설거지에 대한 어려움이 있는 만큼 위생을 고려해 친환경 일회옹품 도입 검토, 상호와 테이블의 통일성 및 고급화, 푸드트럭과 웅진골맛집의 공간배치, 식권 사용 후 남은 금액 환불 마찰 등도 과제로 남겼다.

가족단위 관람객과 젊은 층을 겨냥한 콘텐츠 개발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젊은 관람객들이 갈수록 늘어나는 만큼 중장년층의 추억을 소환하는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키즈 & 패밀리’를 만족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을 확충해 나가야한다는 지적이다.

축제를 앞두고 큰비가 내려 배다리(부교)와 유등이 쓸려 내려가는 사태가 반복되는 만큼 강변 양안 접안 등 철저한 사전 대비, 미르섬 및 금강교의 등불향연이 갈수록 볼품이 없어지는 것에 따른 백제문양 등 백제다움 가미, 유등과 황포돛배 확충으로 장엄한 야경 연출, 나무배보다 두 배가량 비싼 FRP황포돛배 도입에 따른 친환경 위배 논란과 지난해 20척 도입한 FRP배가 단 한척도 보이지 않는 아이러니 등도 개선 과제다.

프로그램의 정해진 시간 준수도 필요하다. 공주예술제가 당초보다 40여분 늦게 끝나면서 뒤이어 웅진판타지아를 구경하려던 관람객들이 삼삼오오 자리를 뜨는 등 짜증을 유발했다. 소통부재와 ‘내 알바 아니다’라는 안이한 의식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여러 개선 과제 속에서도 성공 개최의 숨은 주역으로 꼽히는 자원봉사자들의 헌신과 안전사고 예방에 노심초사 시간 날 때마다 현장을 돌며 직원들을 격려했던 최원철 시장과 강관식 부시장의 노력 또한 빛을 발했다. 백제문화제 개막을 6일 앞두고 200mm 안팎의 ‘극한호우’가 퍼부으면서 배다리(부교)가 유실됐지만, 통상 열흘에서 보름정도 소요되는 복구를 밤샘 작업 끝에 완성한 점도 호평을 받고 있다. 청벽수상레저 노상호 대표의 배다리 특허등록에 따른 노하우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올해로 2회째를 맞은 ‘웰컴투신관동’의 약진도 눈에 띈다. 지난해보다 진일보한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하면서 백제문화제에 또 다른 재미와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국립공주대 후문 대학로를 뜨겁게 달구면서 주무대가 위치한 금강신관공원을 썰렁하게 만들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여서 신관동을 포함한 강북지역 주민들의 소외감을 더는 것은 물론 지역경제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공주=이건용 기자 lgy@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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