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9. 26. 16:30ㆍ생생공주
[NEWS초점] 흉작에 제값까지 못 받아 ··· 공주시 밤농가 ‘이중고’
기자명 이건용 기자 입력 2024.09.26 12:43
“누굴 위한 조합인가”라며 농협의 밤 수매가 현실화 촉구
공주시 밤생산농가들이 흉작으로 시름이 깊은 가운데 가격까지 떨어져 울상이다.
폭염 피해로 배추 가격이 폭등해 ‘금배추’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데, 올여름 역대급 폭염에다 늦더위가 계속되면서 밤 또한 직격탄을 맞았다.
공주지역 밤 생산 농가들과 지역 농협들에 따르면 올해 밤 수확량은 지난해의 절반에 그치고 있다. 실제 수확량은 작년의 60~70% 수준이지만, 쭉정이가 많아 50% 수준에 머물고 있다.
통상 수확량이 줄면 가격이 올라야하지만 외려 떨어졌다. 일각에선 현 시세보다 더 하락시키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밤은 밥상 필수 채소인 배추와 무와 달리 주로 제수용으로 사용되거나 간식 또는 기호식품으로 여겨져 가격탄력성이 높지 않다. 때문에 가격 하락 압박이 심하다.
공주지역에서 생산되는 밤의 70~80%를 수매하는 정안농협과 사곡농협의 경우 올해 밤값은 특 1kg당 4000~4200원, 대 1kg당 3000원 선이다. 특은 지난해와 같은 반면 생산량이 상대적으로 많은 대는 오히려 하락했다. kg당 평균 100원정도 하락한 셈이다.
수확량이 크게 줄어 걱정이 태산인데다 가격까지 폭락하면서 농가소득이 ‘반 토막’ 날 형편으로, 밤 생산농가들의 걱정이 태산이다. 생산원가조차 건지지 못하게 생겼다는 푸념이 빗발치고 있다.
당장 밤농가들은 생산원가 보장을 촉구하고 나섰다. 주요 도로변에 밤값 현실화 및 밤 수매 농협들의 자성을 촉구하는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공주밤재배자협회 관계자는 “추석을 전후해 출하되는 조생종의 경우 50~60%, 중생종의 경우 40%가량 수확량이 줄었는데 수매가는 지난해만 못하다”며 “농협이 농민의 이익을 대변하기보다 도매상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지난 12일 밤농가들과 지역농협 간 간담회를 가졌는데 정안농협은 참여조차 하지 않았다. 농민들을 무시하는 처사로, 죽어라 농사져 농협만 배불리는 꼴 아닌지 모르겠다”면서 “밤값 현실화 요구에 공주시 전체 수매물량의 70~80%를 차지하는 정안농협과 사곡농협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윤상우 정안농협조합장은 “만생종은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조생종과 중생종은 50%정도 수확량이 줄었다. 경기가 없다보니 밤 소비도 덩달아 떨어져 더 큰 걱정”이라며 “농가들의 고충을 모르는 바 아니나 시장 상황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희제 사곡농협조합장은 “계속된 폭염에 품질이 좋지 않은데다 썩어 나가는 것도 지난해와 비교해 2배 이상으로 저장성도 크게 떨어져 걱정”이라며 “농가들의 걱정을 감안해 현재 가격을 고수하고 있지만 수출 바이어들의 가격 압박도 거세 앞으로가 문제”라고 말했다.
전체 수매물량의 80~90%를 도매상들에 내고 있는 정안농협과 전체 수매량의 60~70%를 해외에 수출하고 있는 사곡농협 모두 밤농가들은 물론 도매상 및 바이어들의 목소리를 반영해야하는 처지여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지구 온난화와 이상기온에 따라 밤 작황은 갈수록 줄어드는데다 품질까지 저하돼 걱정을 키우고 있다. 여기에 농촌 일손 부족과 고령화에 따른 인건비 상승으로 농가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비료 등의 농자재 값도 치솟는 반면 밤 값은 현 상태를 유지하거나 오히려 하락해 농민들을 울리고 있다.
공주=이건용 기자 lgy@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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