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공주시 시티투어 멈췄다…관광도시 ‘먹칠’

2024. 8. 26. 12:22생생공주

[핫이슈] 공주시 시티투어 멈췄다…관광도시 ‘먹칠’
기자명 이건용 기자   입력 2024.08.26 09:12  
“생활인구 유입 통한 인구소멸 적극 대응 시책 역행’

▲ 올해 예산을 모두 소진해 이미 지불한 비용을 환불하는 촌극이 빚어지는 등 공주시 시티투어가 파행을 겪으면서 ‘관광도시’와 ‘야간관광 특화도시’ 자부심에 먹칠을 하고 있다. 공주시 제공

공주시 시티투어가 멈춰서면서 ‘관광도시’ 이미지를 크게 실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최근 여러 노력을 집중해 충남도내 인구감소지역 중 생활인구인구가 가장 많이 늘었다고 자랑했던 터라 실망감을 키우고 있다. <본보 2024년 8월 15일 보도 - 공주시, 올 1분기 생활인구 55만…‘충남 1위’>

시는 지방소멸대응기금 64억 원을 투입해 야간 및 체류형 관광을 활성화하고, 고품질 관광 콘텐츠를 개발해 생활인구를 더 많이 유입하겠다고 밝혔지만 정작 ‘헛구호’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이다.

최근 시는 온누리공주 문화관광 홈페이지 팝업 창에 ‘준비된 예산 소진으로 사전 예약이 확인된 단체를 제외하고 운영을 중단한다. 내년에는 더 좋은 모습으로 찾아뵙겠다. 이용에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며 시티투어 종료를 공지했다.

이에 따라 시티투어를 통해 공주의 역사와 문화를 느껴보려던 관광객들이 크게 실망하고 있다. 11월까지인 운영 일정도 3개월가량 앞당기면서 시민과의 약속을 저버리는 ‘양치기 소년’이 됐다.

지금은 시티투어 신청접수 자체가 불가능하지만, 이미 접수한 인원만 제대로 가동할 경우 약 1000만정도의 예산이 부족한 상황으로 환불을 권고하는 웃지 못 할 촌극이 빚어지고 있다.

시티투어를 이미 신청한 관광객들에게 전화를 걸어 내년으로 유도하고, 일부는 환불하고, 또 일부는 시티투어를 운영 중인 관광협의회 대신 공무원들이 직접 관광가이드 역할을 맡기로 했다.

특히 공주시 최대 축제인 백제문화제 기간 시티투어 버스가 멈춰서는 ‘참극’이 빚어질 전망으로, 세계유산 도시와 관광도시 자부심에 큰 상처가 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늘어나는 관광수요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했다는 비판과 민선8기의 최대 화두인 ‘생활인구’ 확보 측면에서 보다 세심하고 꼼꼼한 정책 마련이 필요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공주시의 시티투어 연간 예산은 고작 3000만 원에 불과하다. 그나마도 올해는 예산을 삭감했다. 지난해 계속된 비로 밤 줍기 체험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해명에도 불구하고 예산 미 소진을 이유로 삭감했다. 경북 안동시의 1억 4000만 원과 비교해 1/4수준에도 미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관광객 증가와 혹시 모를 수요에 대비해 같은 예산을 고집하고 있는 부여군과 대조적이다.

시대 흐름에도 뒤쳐져 있다. ‘야간관광 특화도시’의 면모를 살리지 못해 그 흔한 야간투어조차 없다. 전국 대부분의 지자체가 야간 시티투어를 통한 체류형 관광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밤이 더 아름다운 도시’를 만들겠다는 공주시의 구호가 무색할 지경이다.

맛집관광, 힐링 및 웰빙관광, 한방을 비롯한 의료관광 등 시대의 흐름에 발맞춘 새로운 관광 콘텐츠 개발에도 힘써야하지만, 뻔한 시티투어 프로그램으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지 못하고 있다.

계절별, 시간대별, 체험별, 권역별 투어 발굴과 수요자 중심의 투어 프로그램 개발 등 공주시만의 특별한 역사‧문화와 자연을 맘껏 즐기면서 지역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관광캐릭터로 랩핑된 경남 사천시 2층 시티투어 버스, 여름방학과 돌봄사업을 연계한 천안·아산시, 요일별로 특색에 맞게 디자인된 경북 경주시, 여름을 맞아 무더위를 한방에 날리는 충북 충주시, 소규모 관광 트렌드에 맞춰 코스를 자유롭게 선택하는 수요자 중심의 전남 광양시 등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시민 A(61, 신관동) 씨는 “이미 지불한 시티투어 비용을 환불해주면서까지 오지 말라고 막는 현실이 참으로 어이없다. 기껏 오겠다는 관광객도 막는 마당에 무슨 ‘관광도시’를 운운하는지 모르겠다”며 “보여주기식 선심성 예산이나 일회성 예산에 치중할 게 아니라 실질적으로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는 예산을 세우는데 열을 올렸으면 한다”고 꼬집었다.

시 관계자는 “올해 후반기 들어 시티투어 이용자가 갑작스럽게 증가하다보니 예산이 빠르게 소진됐다. 시티투어를 위탁운영 중인 관광협의회가 수익을 내는 건 아니지만 보조금 사업이라 증액하는데 한계가 있고, 평년 이용 현황에 맞춰 예산을 수립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안타깝지만 현재로썬 증액할 방법이 없다”면서 “시티투어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힘쓰는 한편 보다 많은 관광객이 공주를 보고 느끼고 돌아갈 수 있도록 새로운 콘텐츠 발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공주=이건용 기자 lgy@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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