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8. 1. 16:15ㆍ생생공주
[핫이슈] 다섯째 출산 앞둔 문 씨, 산후조리비에 ‘발 동동’
기자명 이건용 기자 입력 2024.08.01 14:21
“기초생활수급자로 생활비도 빠듯한데 앞이 깜깜” 장탄식
요즘 아기 울음소리는 귀하디귀한 소리가 됐다. 신생아 출생 소식이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날 정도로 농촌의 현실은 더 심각하다.
저출산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통 큰 출산장려금 지원에서부터 학원 수강료 감면 혜택까지 ‘아이 낳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혜택들이 쏟아지고 있다
출산을 장려하고 출산 가정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 정책이 쏟아지고 있지만, 아직도 피부에 와 닿는 실효성 있는 지원은 부족한 게 현실이라는 지적이다.
또 일부 지원금의 경우 까다로운 지급 요건 때문에 아이를 낳고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 도입 취지에 맞게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저출산 극복을 위해서는 출산을 전후해 구체적으로 어떤 비용이 필요한지, 어떻게 양육비 부담을 완화할지 등 당사자들의 피부에 와 닿는 정책 발굴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목소리다.
다섯째 출산을 앞둔 문철응 씨(49) 또한 산후조리원 비용 때문에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문 씨는 오는 8일 다섯째 출산을 앞두고 큰 걱정거리가 생겼다.
출산을 앞두고 당장 산후조리원 비용을 마련해야 하지만, 기초생활수급자로 아이 넷을 키우다보니 생활비도 빠듯한 마당에 500만 원에 가까운 비용 마련은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형편이다.
다문화가정으로 고3 딸에 중3 딸과 중1 아들, 다음 달이면 두 돌을 맞는 넷째 딸까지 현재 6식구가 기초생활수급자 지원금으로 간신히 버티고 있다.
문 씨의 아내는 아이들 돌보는 일에 출산까지 앞두고 있어 돈벌이에 나설 형편이 못되고, 문 씨 또한 어릴 적부터 앓아온 천식과 뇌전증 때문에 경제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공주시다문화가정협회 부회장으로 한동안 태국에 살았던 이력을 살려 간간히 사법통역사 일을 하고 있지만, 돈벌이보다는 봉사활동 수준으로 가게에 큰 보탬을 주지 못하고 있다.
문 씨는 “산후조리원 측에서 입소 전 비용 전액을 일시불로 납부해 달라고 요청해왔다. 2주 입원 비용이 470만원에 여러 부대비용을 감안하면 최소 500만원이 넘을 것”이라며 “생활비 여력도 부족한데, 당장 500만원에 가까운 산후조리원 비용을 어떻게 마련할지 앞이 깜깜하다”고 장탄식을 내뱉었다.
기초생활수급자로 아이 넷을 건사하기도 벅찬 마당에 다섯째 출산을 앞두고 산후조리원 비용을 마련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가운데 공주시는 출산 전 딱히 도와줄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출산 후 1주일 후 지급되는 ‘첫 만남 이용권’ 바우처와 4년에 걸쳐 지급되는 출산장려금 외에는 출산 전 현금 지원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공주시는 출산 이벤트와 장려금 지원 등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갖가지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말 그대로 ‘백약이 무효’인 상황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자녀 수)은 0.72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이다. 공주시의 현실은 더 심각하다. 2023년 합계출산율은 0.82명으로, 충남도 평균 0.84명에 못 미쳐 심각성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12월말 기준 공주시의 연평균 인구 증감율은 -1.24%를 기록했으며, 인구수는 10만 2097명으로 ‘10만 붕괴’를 목전에 두고 있다. 계속적인 인구 급감으로 자치단체 소멸 위험단계에 진입했다. 2023년 10월 현재 자치단체 소멸 위험 지수(20~39세 여성을 65세 이상 노인 인구로 나눈 값)는 0.32로 전국에서 79위, 충남도에서는 9번째로 높다.
공주시의 평균 연령은 50.2세로 충남 도내 7위, 전국 152위로 나타났다. 인구 10만 남짓에 만 18세 이상 유권자는 9만 1717명(89.7%)에 달한다. 65세 이상 노인은 3만 1828명(전체 인구 대비 29.8%), 신생아(1세미만)는 326명에 불과했다.
출산율 저하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로 도심 내 학교조차 통폐합이 거론될 정도다. 올해 신입생수는 전년 대비 75명 감소한 435명으로, 초등학교 28곳 중 신입생수 10명 이상은 단 7곳에 불과했다. 도심에 위치한 학교들도 신입생수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중동초의 경우 13명이 입학했고, 금학초는 5명에 불과했다.
공주=이건용 기자 lgy@ggilbo.com
#출산 #신생아 #저출산 #고령화 #공주시 #지방소멸 #학령인구 #인구감소 ##10만 붕괴
#출산장려 #산후조리
'생생공주' 카테고리의 다른 글
[NEWS초점] 문철응 씨 다섯째 득남…“모두에 감사” (1) | 2024.08.11 |
---|---|
공주시관광협의회, 지역 홍보대사 역할 ‘비지땀’ (0) | 2024.08.04 |
[핫이슈] 공주시, ‘교육발전특구 선도지역’ 선정 (0) | 2024.07.30 |
[NEWS초점] 공주시 A농협 ‘이자 대납’ 건 결국 1억 손실 (0) | 2024.07.28 |
[NEWS초점] 공주밤가공유통센터 파행 ··· ‘밤의 고장’ 명성 무색 (0) | 2024.07.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