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준원 신임 공주문화재단 대표에 바란다

2022. 9. 1. 11:41아름다운 글

[기자수첩] 이준원 신임 공주문화재단 대표에 바란다
기자명 이건용 기자   입력 2022.09.01 09:15  

공주문화재단 대표 선출 작업이 싱겁게 끝났다. 극적이지도 않았고, 반전도 없었고, 감동도 없었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였다.

이준원 전 공주시장이 공주문화재단 차기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최종 결정권자인 최원철 현 시장은 이 전 시장의 손을 들어줬다. 시민들의 무난한 낙점 예상이 그대로 적중했다.

낡은 부대를 새로운 부대로 바꾸는데 별다른 감흥을 주진 못했지만, 시험무대는 이제부터가 진짜다. 대다수 시민들과 문화예술계 인사들의 ‘선수교체’ 반대를 무릅쓰고 강행된 만큼 진정성 있는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갈등 봉합이 급선무로, 차곡차곡 신뢰를 쌓아 ‘문화수도’라는 최종 목적지를 향해 모두가 함께 나아갈 수 있도록 무게중심을 똑바로 잡아야 한다.

조직의 안정성과 창의성을 높이는 일, 전문가 집단인 조직원들의 능력치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일, 보조금의 시혜적 배분 및 위탁업무와 축제 행사에만 열을 올리는 대다수 문화재단의 폐해를 불식시키는 일 또한 새 수장의 몫이다.

예향의 도시 위상 제고와 문화 향유권 증대, 법정문화도시 안착을 통한 자생적 문화 생태계 구축 등도 간과해선 안 된다. 코로나 팬데믹에 지친 피로감과 우울감을 날려줄 문화 힐링 콘텐츠 개발도 앞으로의 과제다.

재단 명칭에 ‘관광’이 더해지는 만큼 문화예술 콘텐츠에 관광자원을 유기적으로 접목시켜 문화산업과 관광산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는 일도 만만찮다.

따라서 소위 ‘이준원 희토류’가 필요하다. 재단 출범 2년, 그간의 성과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한마디로 ‘비교 불가’다. 탁월한 성과 앞에 새롭게 도전장을 내민 만큼 그만의 특별한 색깔과 전략을 내놔야한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 잽과 같은 유효타도 필요하고, 때론 강력한 카운터펀치도 필요하다. 적절한 균형과 조화가 필수로, 민선4기와 5기 8년의 시정운영 경험은 분명 플러스 요인이다. 지역의 정서를 꿰고 있다는 점도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어 시간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부담을 줄여 속도감 있는 사업 추진도 기대된다.

지역문화 발전이라는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신뢰의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 더 이상의 삐딱한 시선, 의심과 경계의 눈초리로는 중지를 모을 수 없다. 비록 우리 손으로 집적 선택하진 않았지만, 비록 마음에 들지 않는 구석이 있지만 한번 믿어보자. 판단은 이후에 해도 늦지 않다.

나무 위에 올려놓았으면 흔들리지 않게 붙들어주지는 못할망정 한풀이 하듯이 흔들어 만신창이가 되도록 만드는 일은 삼가자. 흠을 찾아 흔들기보다 장점과 가능성을 보고 힘을 북돋고 짜낼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 집단지성의 힘이 필요한 때다.

lgy@ggilbo.com

#공주문화재단 #대표이사 공모 #발탁 #공주시 #이준원 #최원철 #흔들기 #문화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