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공주지역 당선인들에 바란다

2022. 6. 7. 15:26아름다운 글

[기자수첩] 공주지역 당선인들에 바란다
기자명 이건용 기자 입력 2022.06.07 09:13

정치의 요체는 국민을 등 따습고 배부르게 하는 일이다. 국민의 눈에서 눈물을 닦아 주는 것 또한 정치지도자가 갖춰야할 덕목이다.

코로나19 후유증과 고물가, 고금리 등으로 민생이 어느 때보다 어렵다. 코앞에 닥친 ‘10만 붕괴’와 지역 소멸위기까지 맞고 있다. 당장 발등에 불이다.
저출산 및 고령화, 원도심 공동화와 강남북 균형발전, 공실률 증가, 체류형 관광도시 조성, 기업 및 공공기관 유치, 청년 일자리 창출 등 해결할 난제들이 수두룩하다.

당선인들이 모든 역량을 쏟아 부어도 지금의 위기를 제대로 벗어날 수 있을지 미지수다. 그야말로 절박한 상황에서 오직 시민만 바라봤으면 한다. 중앙정치에 예속되고, 진영논리에 갇혀서는 공주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당선인 모두 진정한 지방자치 행보의 대열에 합류했으면 한다.

그간 선거운동에서 확인된 민의를 제대로 녹여내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시민들의 요구가 무엇인지 냉철하게 파악해 눈높이에 맞는 실용적인 정책을 펼쳐나가야 한다. 김정섭 시장이 재선 고지를 밟지 못한 것도 민의를 제대로 읽지 못한 탓이다. 뜨거운 감자인 공주보(洑)와 백제문화제 격년 개최 문제가 이를 잘 대변한다.
민심은 천심이다. 겸손한 자세로 국민을 받들지 않으면 민심은 언제든 등을 돌릴 수 있다. 정치판에선 영원한 승자도 영원한 패자도 없다. 승리에 도취해 오만한 모습을 보인다면 민심의 물줄기는 또다시 이탈할 수밖에 없다.

민선8기 최원철호(號) 4년 시정의 밑그림을 그릴 공주시장직 인수위원회 구성에 시민들은 물론 공무원들의 눈과 귀가 쏠려있는 가운데 벌써부터 논공행상 파열음이 나온다. 점령군처럼 행세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시청 조직과 산하 기관, 각종 위원회 개혁 및 통폐합 과정에서 쇄신의 대상이 되지 않을까 동요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모 산하기관은 일찌감치 내정설이 나돌면서 ‘낙하산’ 논란을 빚기도 했다. 효율성 제고를 위해 과감한 개혁도 필요하지만, 그간의 경영성과 등을 꼼꼼히 따져보고 정책방향을 설정했으면 한다.

특히 소뿔을 자르려다 소를 죽이는 ‘교각살우’(矯角殺牛)의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공직자들 또한 시정개혁의 주체로서 몸을 사리기보다 건의할 것은 과감하게 건의하고 아닌 것은 아니라고 분명하게 말해야 한다. 정책 실패의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최원철 당선인의 뚝심 있는 추진력과 조직 장악력 등 다재다능한 수완은 시정 운영에 장점으로 작용하겠지만, 행정경험 및 소통 부족은 또 다른 변수다. ‘용산시대’를 연 윤석열 대통령의 1층 기자실 마련은 소통에 방점을 둔 것으로, 최 당선인 또한 기자들과의 소통, 시민과의 소통에 보다 힘썼으면 한다.

시청과 시의회는 지역발전의 ‘쌍두마차’다. 지역발전과 시민행복이라는 공통분모 위에서 협력할 것은 협력하되, 집행부의 견제와 감시 역할에 소홀해서는 안 된다. 동반자적 관계와 함께 적당한 긴장관계의 두 수레바퀴가 잘 굴러가야 공주발전을 꾀할 수 있다. 시장과 같은 당이라는 이유로 ‘거수기’ 역할을 자처하는 것도, 다른 당이라는 이유로 무조건적인 ‘발목잡기’ 또한 민심 이반을 불러올 것이 자명하다.

2선 또는 3선 고지를 밟은 윤구병, 이상표, 임달희, 서승열, 송영월 등의 어깨가 무겁다. 하지만 이들 의원들의 자질과 역량에는 물음표가 찍힌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6석씩을 사이좋게 나눠가진 가운데 초선의원이 7명에 이르는데다, 의회를 이끌 2~3선 의원들의 의정활동 평가는 사실상 낙제점에 가깝다. 3선의 윤구병과 2선의 서승열은 그 중심에 있다. 그간의 의정활동에 비춰 주목 받거나 눈에 띄는 활약은 찾아보기 어렵다. 오는 7월 출범하는 제9대 공주시의회가 심히 우려되는 대목으로, 의원 개개인의 역량강화에 힘쓰지 않는다면 앞으로 의원 배지를 다는 일은 언감생심(焉敢生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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