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 앞두고 서민들은 걱정이 태산이지만 무신경 하기, 서민들이야 배를 곯든 말든 딴청 피우기, 지역경제 무너지든 말든 선거에만 열 올리기, 있는 사람들은 더 보태주고 없는 사람들은 아예 무시하기, 목소리 큰 사람들에겐 아부떨기.

‘놀부 심보가 아니고 요즈음 공주시의 심보’다. 선출직 정치인들의 심보다. 지역경제야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자영업자들이 길거리로 내몰리든 말든, 소시민들이 발을 동동 구르든 말든 관심 밖이다.

말로만 ‘행복 공주’를 외친다. 인기를 얻기 위한 정치와 보여주기 식의 극장(劇場)정치만 난무하고, 성과주의행정과 극장(劇場)행정 또는 전시행정이 판을 친다. 이러니 서민들의 삶은 갈수록 팍팍하다.

최근 공주시 도심 곳곳에서는 정화조를 없애는 하수관거 정비공사가 한창이다. 하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사업에서 소외된 주민들은 서럽고 참담한 심정이다. 도시가스도 그림의 떡이다.

그런데도 공주시는 앵무새처럼 예산타령만 되풀이하고 있다.

공동주택의 관리비까지 지원해주면서, 개인의 임야 진입도로까지 포장해 주면서, 도끼를 들고 설치면 땅을 매입해 주면서, 정작 말없이 하루 벌어 하루 근근이 먹고 사는 사람들은 외면하니 서럽기 짝이 없다. 입에 풀칠하기도 바빠 말이 없기 때문에 외면당하고, 법을 모르고 행정혜택을 몰라 외면당하는 현실에 울화통이 치민다.

눈에 띄는 선심성 예산에만 집착할 것이 아니라 단독주택 등 서민과 소외계층이 상대적 박탈감을 갖지 않도록 눈을 돌릴 때가 됐다는 쓴 소리가 수시로 터져 나오고 있지만, 정치도 행정도 소시민들에게 무관심하다.

지적공부상 도로로 정리되지 않은 사례에 대한 일제조사 및 생활불편 최소화를 위한 조례 제정, 도시가스가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는 저소득층의 지원방안 마련, 주거형태 간 불균형 해소, 도시가스의 공급체계 전환과 공급업체의 배관공사 직영 등을 제안했지만 공주시와 지역 정치인 모두 꿀 먹은 벙어리다.

아무리 일러 줘도 알아듣질 못하니 ‘쇠귀에 경 읽기’다.

있는 사람들에게 더 보태주기 위한 행정은 아닌지, 목소리 큰 민원인들에게만 설설 기는 행정은 아닌지, 표 많은 곳만을 의식한 인기영합의 선심정치는 아닌지 안타깝다. 누구를 위한 행정이고, 누구를 위한 정치냐고 묻지 않을 수 없다.

‘임금은 백성을 근본으로 삼고, 백성은 먹을 것을 근본으로 여긴다’고 했다. 등 따습고 배부른 것이 서민들의 소박한 바람이다. 예나 지금이나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서는 제대로 된 정치가 아니다. 한낱 무능한 행정, 무능한 정치일 뿐이다.

이래저래 하수상한 계절이다.
어김없이 구세군 자선냄비가 등장하고 서민들은 매서운 찬바람이 더욱 서럽다. 말 뿐인 민생이 아니라 손에 잡히는 민생, 시민생활을 고르게 향상시키는 민생이 됐으면 한다. 상대적 박탈감에 몸서리치는 서민들이 없도록 되돌아볼 일이다.

이건용 기자 lgy@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