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주지역 정가의 움직임이 심상찮다. 내년 4월 치러지는 제20대 총선이 8개월 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의도 입성을 벼르는 지역 정치인들의 움직임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수현 의원의 수성이냐, 새누리당 정진석 전 정무수석과 박종준 청와대 경호실 차장의 탈환이냐가 최대 관전 포인트다. 여기에 이완구 전 총리의 정치재개 여부도 관심사다.

수성이냐 탈환이냐를 놓고 진검승부가 펼쳐질 전망으로, 벌써부터 총선 예비주자들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일부 입지자들은 사무실과 조직을 재정비하고 행사장을 찾아 얼굴 알리기에 주력하는 등 잰걸음을 옮기고 있다.


◆ 박수현 ‘수성’ VS  정진석·박종준 ‘탈환’
박수현 의원은 초선임에도 불구하고 당 원내대변인과 당 대변인, 당대표 비서실장 등을 역임하며 실력을 인정받고 있고, 당선 전과 마찬가지로 발품을 팔아가며 두루 지역민심을 챙기고 있다.

4선의 고지를 노리는 정진석 전 정무수석의 행보 또한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봄부터 각종 행사장과 모임 등을 찾아다니며 바닥 민심 공략을 위한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특히 최근 새누리당 공주시당원협의회 조직위원장을 맡으며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넓히고 있다.

박종준 청와대 경호실차장의 행보도 관심거리다. 업무 특성상 2년여를 두문불출할 수밖에 없었던 박 차장은 총선이 임박해옴에 따라 출마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또 한 번 도전장을 내밀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여론 수렴을 위해 조만간 고향을 방문할 예정이다.

따라서 새누리당이 누구를 총선 주자로 최종 낙점할 것인가가 두 번째 관전 포인트다. 지난 총선에 박수현 의원과 맞붙어 근소한 표차로 고배를 마셨던 박종준 차장을 ‘리턴매치’ 카드로 내세울지, 지난해 지방선거애서 안희정 지사와 일전을 겨뤄 석패했던 정진석 전 정무수석을 ‘필승카드’로 내세울지 새누리당의 고민은 깊을 수밖에 없다.

◆ 이완구 전 총리 정치 행보 최대 변수
이완구 전 국무총리의 정치 행보 또한 선거구 획정과 맞물려 내년 총선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총선 6개월 전인 오는 10월 13일 선거구획정위원회의 선거구 획정안을 지켜봐야 알겠지만, 현재 공주·부여·청양이 합구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소위 ‘성완종 리스트’에 대한 1심 재판결과가 대략 9월초쯤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무혐의를 받을 경우 명예회복을 위한 정치행보를 본격화하지 않겠냐는 관측으로, 선거구가 한 개로 줄면서 박수현 의원(충남 공주)과 이완구 전 총리(충남 부여·청양)의 피할 수 없는 외나무다리 진검승부 또한 볼만한 맞대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측근 인사의 입을 통해 세종시 출마설도 흘러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 전 총리가 어느 선거구를 택하느냐와 새누리당 당원권 정지가 언제쯤 풀리느냐에 따라 총선 정국과 맞물린 정치지형은 크게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어떤 대진표가 짜여 질지 예측하기 힘든 안개 속 판세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으로, 총선 출마자들의 물밑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 신당 창당설도 또 다른 변수
신당 창당설도 또 다른 변수다. 충청을 기반으로 한 지역 신당 창당설이 고개를 들고 있다. 시기적으로나 현실적으로 신당 창당이 쉽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지만,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역 정가 안팎에서 신당 창당설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어 급격한 선거지형 변화는 언제든지 가능한 상황이다.

박수현 의원은 “부여와 청양이 공주와 합구되더라도 자신 있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아진다는 것을 생각하면 오히려 설레고 기대된다. 보수진영만 있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인물을 갈구하는 자각 움직임도 일고 있다. 정체된 도시에 새로운 발전 동력을 불어넣고 시대정신을 불어 넣을 자신도 있다”고 강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정진석 당협조직위원장은 “충청의 정치인 중 다선 의원이 부족하다보니 지역의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며 “4선에 당선돼 충청인의 발언권을 높여달라는 주문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박종준 청와대 경호실 차장의 출마설과 관련해서는 “지역이 배출한 훌륭한 인물인 만큼 지역발전과 나라발전을 위해 함께 일할 수 있었으면 한다. 서로 WIN-WIN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한편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종준 경호실 차장은 “자리가 자리인 만큼 정치일선에 나설 수 없어 늘 안타깝고 지역민들께 죄송스럽다”며 “지역발전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꿈과 희망은 한결같다”고 총선 출마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이어 “조만간 고향 어른들과 당원들을 찾아뵙고 여론을 수렴할 예정으로, 현재로서는 언제쯤 정치재개 여부를 결정할지 확답하기 곤란하다”고 여운을 남겼다. 

공주=이건용 기자 lgy@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