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한 성벽길 따라…백제 숨결이 고스란히

2015. 6. 7. 16:00생생공주

고고한 성벽길 따라…백제 숨결이 고스란히 세계문화유산 등재앞둔 공주 공산성을 가다 - ①공주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대표적 관광명소 데스크승인 [ 14면 ] 2015.06.02 이건용 | lgy@ggilbo.com 백제 웅진시대 64년의 중심지로 해발 110m능선따라 성곽축조 1500년 새월을 버틴 천혜의 요새 도심 한복판에 22만㎡ 녹지공간 시민들 소풍지·쉼터로 사랑받아 공주·부여·익산의 백제시대 대표 유산들을 한데 묶은 백제역사유적지구가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목전에 둔 상황에서 찬란했던 백제문화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백제역사유적지구가 세계유산 등재로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 Outstanding Universal Value)를 인정받으면 지구촌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공주 공산성과 송산리고분군 등 백제유적에 대한 관심이 한데 모아지면서 고대 동아시아를 호령했던 역사·문화·교류강국 백제가 새롭게 조명 받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특히 세계유산 등재를 전후해 국내·외 관광객들의 발길이 줄을 이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 2000년 세계유산에 등재된 경주 동궁과 월지의 경우 한해 평균 관람객이 24만 명에서 64만 명으로 크게 늘었다는 통계다. 그러나 이러한 장밋빛 전망이 지속 가능하려면 다양하면서도 차별화된 백제문화 콘텐츠 개발과 체험관광프로그램 확충이 절실하다는 주문이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처럼 아무리 좋은 여건과 자원을 가지고 있어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따라서 제대로 꿰기 위해서는 우리 고장의 역사를 제대로 알고 가꿔야 한다. 이런 차원에서 백제의 숨결이 고스란히 담긴 공산성과 무령왕릉의 역사적 의미를 살펴보고자 한다. ◆ 백제시대 토성과 석성 함께 쌓아 공주 공산성(公山城)은 무령왕릉과 함께 공주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대표적인 유적으로, 역사적 사연을 간직한 누각이 곳곳에 산재해 백제의 진한 향기를 느끼려는 관광객들의 빼놓을 수 없는 관광명소다. 서기 475년 백제 문주왕 원년에 세워진 공산성은 한강유역을 고구려에 뺏긴 백제가 도읍으로 삼았던 곳으로, 백제시대 왕성으로는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사적 12호로 지정된 공산성은 또 문주왕, 삼근왕, 동성왕, 무령왕을 거쳐 성왕 16년에 백제의 도읍지가 부여로 옮겨질 때까지 5대에 걸쳐 64년간 왕도를 지킨 산성으로 백제의 숨결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곳이다. 금강을 끼고 해발 110m의 능선에 위치한 천혜의 요새로 동서 약 800m, 남북으로 약 400m의 장방형을 이루고 있다. 성곽의 길이는 2660m로 조선 중기인 임진왜란~병자호란 무렵 1925m의 성곽을 돌로 다시 쌓았다. 백제시대 토성과 석성을 함께 쌓았으며, 동쪽과 서쪽에 보조산성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백제시대에는 웅진성(熊津城)으로, 고려시대 이후 공산성, 조선 인조 이후 쌍수산성(雙樹山城)으로 불리기도 한 공산성은 특히 백제부터 조선 때까지 정치·경제·군사·문화의 중심지로, 서울과 삼남을 잇는 교통의 중심지로 백제의 고도(古都) 공주를 1500년 넘게 지켜오며 지역민들과 삶의 애환을 함께하고 있다. 백제 멸망 직후 의자왕이 일시 거처하기도 했고, 공산성을 거점으로 나당연합군에 대항하는 백제부흥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리고 822년(헌덕왕 14)에 일어났던 김헌창(金憲昌)의 난이 이곳에서 평정됐으며, 1623년 이괄(李适)의 난 때 인조가 피난했던 역사적 일화가 얽혀 있다. ◆ 시민들에게 ‘산성공원’으로 인기 당시 임씨 성을 가진 선비가 인조에게 바친 떡이 ‘임절미’로 오늘날 ‘인절미’가 됐고, 공주시는 인절미에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을 출원하고 명품화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공산성은 또 시가지와 금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 좋은 곳에 자리하고 있고 드물게 도심 한복판에 22만㎡의 녹지공간을 제공하고 있어 갈 곳이 마땅히 없던 그 시절에는 대표적인 소풍지로, 지금은 산책이나 가벼운 운동을 즐기는 도심 속 쉼터이자 휴식공간으로 시민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공주시민들에게 ‘산성공원’으로 불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공주=이건용 기자 lgy@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