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 닿는 곳마다 역사의 흔적 묻어나다

2015. 6. 7. 16:03생생공주

발길 닿는 곳마다 역사의 흔적 묻어나다 세계문화유산 등재앞둔 공주 공산성을 가다 - ②역사적 사연을 간직한 유물과 유적 곳곳에 산재 데스크승인 [ 14면 ] 2015.06.03 이건용 | lgy@ggilbo.com 공주 공산성 금서루 전경. 금강 절경 한눈에 보이는 공산정 송시열의 기록·글이 있는 공북루 잠종냉장고·은영사 등 유적 자리 유서깊은 역사의 흔적 곳곳에 서려 지속 가능한 문화콘텐츠 확충 시급 공산성을 찾는 관광객들이 대부분 가장 먼저 들르는 곳이 금서루(錦西樓)로 터만 남아있던 것을 1993년 복원했다. 금서루를 지나면 세 갈래 길이 나온다. 내리막길은 공산성 북문인 공북루로 곧장 향하게 된다. 특히 공북루 맞은 편 성안마을 집수시설에서 현재 8차 발굴조사가 진행 중으로, 백제의 마지막 임금인 의자왕 때 군사들이 입었던 가죽 갑옷과 옻칠 가죽 마갑이 1400여 년 만에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데 이어 목곽창고에서 철제 갑옷과 말 장식 등 백제시대 유물이 다량으로 발굴되는 등 백제시대 타임캡슐이 묻혀 있다. ◆ 사적 사연 간직한 유물·유적 산재 금강과 어우러진 공산성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고 싶다면 왼쪽 성벽을 타고 공산정으로 오르면 된다. 공산정은 가장 경치가 좋은 전망대로 등록문화재 232호인 아치형 금강교와 천리를 유유히 굽이쳐 흐르는 금강의 절경을 만날 수 있다. 금강교는 일제강점기인 1932년에 최초 개통된 철교로, 충남도청이 공주에서 대전으로 이전할 때 제공된 보상물 중 하나로 공주의 애환이 서려있다. 금강의 시원한 물줄기를 따라 내려가면 공산성의 주문(主門)인 북문 공북루에 닿는다. 관찰사를 비롯한 많은 선비들이 공북루에 올라 시를 지을 정도로 공산성 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볼 수 있는 곳으로, 송시열이 쓴 기록을 비롯해 여러 글이 걸려 있는 조선시대 대표적인 문루다. 멋진 풍광을 뒤로하고 조선시대에 지은 만하정(挽河亭)과 백제시대 연못 터인 연지(蓮池)를 보기 위해 성벽을 오르다 보면 금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에 누에 부화를 뽕잎 나는 오월까지 늦추기 위해 1915년 만들어진 인공토굴 잠종냉장고(蠶種冷藏庫)가 자리하고 있다. 만하루 뒤편으로는 소박하다 못해 단출하기까지 한 작은 사찰 영은사(靈隱寺)가 자리하고 있다. 조선 세조 때 지은 영은사는 임진왜란 당시 승병들이 모여 훈련을 받고 승병장 영규대사의 지휘 아래 금산전투에 참여했던 호서의 대표적 호국사찰이다. ◆ 신선한 역사문화콘텐츠 개발 시급 다시 발걸음을 재촉하면 8·15광복을 기린 광복루(光復樓), 백제 동성왕 때 연회장으로 사용했던 임류각(臨流閣), 공산성의 남문 진남루(鎭南樓), 인조가 공산성에 머문 것을 기념해 세운 쌍수정(雙樹亭), 쌍수정 아래 궁터와 원형극장을 닮은 연못 터 등을 차례로 만날 수 있다. 암문·치성·고대·장대·수구문 등의 방어시설과 명국삼장비(明國三將碑), 쌍수산정주필사적비(雙樹山亭駐蹕事蹟碑), 주춧돌과 창고지 등 유서 깊은 역사의 흔적도 읽을 수 있다. 백제의 숨결을 고스란히 간직한 타임캡슐 공산성이 세계유산 등재를 계기로 새롭게 조명 받고 있다. 잘 보전하고 보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속 가능한 관광명소를 만들기 위해서는 보다 가치 있는 이야기를 입히고 새롭고 신선한 역사문화콘텐츠를 찾는 일도 시급하다. 공주=이건용 기자 lgy@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