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준원 시장님 수고하셨습니다"

2014. 7. 16. 14:56생생공주

[기자수첩] "이준원 시장님 수고하셨습니다" 데스크승인 [ 17면 ] 2014.06.18 이건용 | lgy@ggilbo.com 이건용<공주주재>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고자 한다.” 꼭 1년 전 이준원 공주시장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던진 화두는 가족이다. 아들 노릇, 아빠 노릇, 남편 노릇을 제대로 하기 위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고자 한다고 선언했다. 이보다 더 가슴 찡한 일이 있을까? 온전히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는 그의 충정은 박수를 받아 마땅하지만, 아직도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그의 소박한 꿈을 두고 일각에서는 그 감춰진 속내를 찾기 위해 무던히 애쓰고 있다. 무엇이 그들을 그토록 절박하게 만들었는지는 모르지만 한마디로 안타깝다. 불출마 선언 후 1년. 이제 이준원 시장의 임기는 열흘 남짓 남겨 놓고 이러저러한 잣대와 색안경으로 난도질을 당하고 있다. 그의 퇴임식을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떠나가는 이가 안타까워 지난 8년을 함께한 동료들이 애써 자리를 마련하겠다는데, 거창하고 화려한 퇴임식이라며 매도하고 심지어 아직 정해지지도 않은 그의 향후 거취를 놓고 섣부른 평가를 내놓고 있다. 오는 27일로 예정된 이 시장의 퇴임식은 말 그대로 떠나가는 사람에 대한 최소한 배려고 예의다. 민선 4기와 5기 시정을 이끌면서 쌓인 피로를 한 번에 녹여낼 순 없겠지만 적어도 석별의 정을 달랠 수 있을 것이다.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흔한 일은 아니지만, 지역발전이나 조직발전을 위해 헌신한 이의 뜻을 널리 칭송하기 위해 공덕비를 세우기도 한다. 공덕비까지는 아니더라도 떠나가는 이별의 아쉬움을 위로하겠다는데 야단법석을 떨며 필요이상으로 논란을 키울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간 온전히 임기를 마치고 자연인으로 돌아간 시장이 없었다는 점에서도 각별하다. 시민들의 박수를 받으며 퇴장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는 것도 또 다른 전통이 될 듯 싶다. ‘아늑한 이 항구인들 손쉽게야 버릴 거냐. 안개같이 물 어린 눈에도 비치나니, 골짜기마다 발에 익은 묏부리 모양. 주름살도 눈에 익은 아아 사랑하든 사람들.’ 박용철 시인의 떠나가는 배 시 구절이다. 정든 시청을 뒤로하고 떠나가는 이준원 시장의 심정이 이러지 않을까. 누구보다 열심히 달려온 그다. 모든 공과를 뒤로하고 이제 정든 시청을 떠나려는 그에게 진심을 다해 “수고하셨습니다”라고 말하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일까? 공주=이건용 기자 lgy@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