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대 신관캠퍼스 편백나무 숲이 훼손 논란을 빚으면서 공주시민들이 실력행사에 나섰다.
공주대는 37억 2100만 원의 예산을 투입해 신관캠퍼스 인사대 앞 편백나무 숲 귀퉁이 3938㎡의 부지에 연면적 2142㎡,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의 사범대학 부설유치원을 내년 6월말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공주대 부설유치원 신축 이전계획에 따라 시민들의 쉼터이자 휴식공간으로 사랑받는 편백나무 숲 일부가 훼손될지 모른다는 우려감이 커지면서 급기야 시민들이 팔을 걷고 나선 것.
◆ 시민, “쉼터이자 휴식공간 훼손 안 된다”
편백나무 숲을 지척에 둔 현대 1, 2차 아파트 주민들은 곧바로 시설물 설치 반대 대책위원회(위원장 임재열)를 구성하는 한편 지난달 30일부터 서명운동에 돌입해 6일 현재 700세대 중 80%가까이가 서명에 동참하는 등 시민사회단체로까지 파장이 커지고 있다.
아파트 주민들과 강북발전협의회(회장 윤경태) 등의 시민사회단체는 “시민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힐링공간을 훼손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견지, 학교 측에 시민들의 의견을 전달하고 나아가 교육부에 항의 서명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시민들뿐만 아니라 인사대 학생회와 교수회까지 학습권 침해, 자연환경 파괴, 환경훼손, 경관파괴 등을 이유로 부설유치원 신축 이전을 강력 반대하고 있다.
임재열 대책위원장은 “편백나무 숲은 공주대의 자랑이자 시민 모두가 사랑하는 공간으로 단 한 그루의 나무도 훼손해선 안 된다”며 “숲은 보호하고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워 나가겠다”고 밝혔다.
임 위원장은 또 “수십 년된 나무를 이식할 경우 대부분 자리를 잡지 못하고 고사할 것”이라며 “건물이 모자라는 것도 아닌데 수십억 원의 아까운 예산을 왜 낭비하는지 모르겠다. 차라리 37억 원을 장학금으로 쓴다면 학생과 학부모들 모두에게 사랑받을 것”이라고 쓴 소리 했다.
◆ 공주대, “한 그루도 훼손하지 않을 것”
공주시민과 공주대 구성원들의 반대 목소리에 대해 공주대 관계자는 “학교 또한 편백나무 숲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있는 만큼 편백나무 숲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신축부지는 숲의 가장자리에 위치해 편백나무를 포함해 단 한그루의 나무도 훼손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관목의 경우는 벌목이 불가피하지만, 수십 년된 왕벚나무와 목련 등 10여 주는 다른 곳에 이식할 방침”이라며 “시민들의 걱정과 오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공주대는 부설유치원이 옥룡캠퍼스 비탈면에 위치해 겨울철 낙상사고 등 유아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신관캠퍼스로의 신축 이전을 결정해 구도심 공동화 논란을 부채질하는 것은 물론 편백나무 숲 훼손 논란까지 한바탕 홍역을 치르고 있다.
공주=이건용 기자 lgy@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