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준혜 사무국장을 비롯한 평등실현학부모회공주지회 회원들이 '폭죽행사, 개념없는 공주시를 규탄한다'고 적힌 피켓을 들고 공주시청 앞에서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이건용 기자 |
진도 앞바다 여객선 침몰로 온 국민이 비탄에 빠진 가운데 공주에서 때 아닌 축포 논란이 일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 19일 오전 공주시가 주최하고 모 일간지가 주관한 ‘금강길 자전거 대행진’에서 출발 신호로 사용한 삼색 폭죽을 놓고 ‘축포다’, ‘아니다’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이준원 시장을 비롯한 신문사 관계자, 지역 기관장과 각 선거구 예비후보, 시·도의원 등이 대거 참석해 논란을 확대시키고 있다.
21일 ‘폭죽행사, 개념 없는 공주시를 규탄한다’고 적힌 피켓을 들고 공주시청을 항의 방문해 이준원 시장에게 폭죽을 전달하려던 평등실현을 위한 학부모회공주지회 회원들은 “폭죽이 아니어도 충분히 출발신호를 할 수도 있었는데 굳이 폭죽을 사용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공주시를 대표하는 분들이 시민들의 얼굴에 먹칠을 했다. 부끄러운 줄 알면 지금이라도 반성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지난 노무현 대통령 서거 때도 불꽃놀이로 시민들을 놀라게 하더니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며 “여객선 참사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에게 죄송스럽지도 않냐”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공주시 관계자는 “온 국민이 슬픔에 빠진 상황에서 나와 내가 따로 있을 수 없고, 시 또한 애도 분위기 속에서 이준원 시장의 일본 방문 등 각종 행사를 취소 또는 연기하는 한편 어쩔 수 없이 진행하는 행사의 경우 최대한 간소화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금강길 자전거 대행진의 경우도 식전 및 식후 행사는 물론 내·외빈 소개와 축사, 테이프 커팅 등을 모두 취소하고,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묵념과 본 행사만으로 행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시민 A 씨는 “여객선 침몰 참사로 모두가 애도하는 마당에 각종 유언비어가 난무해 혼란을 부추기고, 지방선거를 앞두고 일각에서는 꼬투리 잡기 등 의도적인 왜곡과 발목잡기가 엿보이는 것도 사실”이라며 “정치적 의도로 악용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서로가 조심하고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한 태도 아닌가 생각한다”고 최근 세태를 꼬집었다.
한편 평등실현을 위한 학부모회공주지회는 새누리당 중앙당과 충남도당에 ‘금강길 자전거 대행진’ 행사에 참석한 새누리당 지방선거 후보자들을 규탄하는 항의 공문을 전달할 예정이다.
공주=이건용 기자 lgy@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