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용<공주주재>
말도 많고 탈도 많던 공주시 제2주차장 조성 계획이 날개를 달게 됐다.

민원인의 억지에 손을 들어 준 꼴이라며 설왕설래가 이어지면서 의회 통과여부에 관심을 모았던 공주시의 제2주차장 조성 계획이 진통 끝에 정상 궤도에 올랐다.

순서가 뒤바뀌긴 했어도 예결위와 상임위를 모두 통과한 안건을 놓고 일부 의원들의 반발로 본회의 표결에까지 붙여져 9대 2라는 압도적인 표차로 웃지 못 할 해프닝은 일단락 됐다.

선거가 임박한 만큼 차기 의회로 넘기자는 일부 의원들의 주장은 공허한 메아리로 남게 됐고, 의회가 ‘집행부의 시녀’로 전락했다는 일각의 삐딱한 시선은 외려 시민적 반감을 사고 있다.

특히 지난 8일간 이어진 제163회 공주시의회 임시회는 의사일정에서부터 의사진행 과정에 이르기까지 총체적인 난맥상을 그대로 드러내 그야말로 ‘망신살’이 뻗쳤다.

회기와 의사일정을 책임지는 의회 운영위의 실수 탓에 의사일정이 꼬여 상임위의 안건 동의 없이 예산이 먼저 세워지는 촌극이 발생한 것. 게다가 예결위를 통과함으로써 전체 의원의 뜻이 반영된 결과물을 놓고 또 다시 표결에 붙였다는 것은 누가 봐도 앞뒤가 맞지 않는 ‘모순’이자 ‘황당무계’라고 밖에….

그러면서도 스스로의 과오를 ‘집행부의 농간’으로 치부한다면 이는 시민의 대변자이기를 포기한 셈이다.

시민들 알기를 우습게 알아 구렁이 담 너머 가듯 자신들의 과오를 슬그머니 덮으려는 행태로 밖에 볼 수 없다.

이쯤 되면 시의회 스스로 심각한 문제점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아마추어 식 의회 운영으로 스스로의 권위를 실추시키고 있다는 비난을 피해갈 수 없게 됐다.

청사 증축으로 인한 주차난 해소에 청신호가 켜진 공주시는 반색하고 있는 반면, 의정 난맥상으로 차마 고개를 들지 못하고 울상 짓는 의원이 여럿 있다니 그나마 다행스럽다.

바야흐로 선거철이다. 늘 이맘 때만 되면 제대로 된 일꾼을 뽑아야 한다고 아우성이다. 오늘 우리가 지켜보고 있는 의회의 자화상도 공주시민이 만든 작품이다. 자업자득인 셈이다. 다가오는 6·4 지방선거야말로 앞으로의 공주 명운이 달린 중요한 선거라는 점에서 명품과 짝퉁을 제대로 구별해 진짜 선량을 뽑았으면 한다.

공주=이건용 기자 lgy@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