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들의 말·말·말··그리고 구설수

2011. 1. 29. 09:29아름다운 글

의원들의 말·말·말··그리고 구설수
금강헤럴드 이건용 기자 칼럼
2011년 01월 28일 (금) 09:28:29 이건용 기자 leeguny98@hanmail.net

   
 
지자불언언자부지(知者不言言者不知). 노자의 도덕경(道德經)에 나오는 말로 '아는 사람(知者)은 자신이 아는 것을 말로 드러내지 않으며, 자신이 아는 것을 말로 드러내는 사람은 참으로 아는 사람이 아니다'라는 뜻이다.

화려한 겉치레뿐인 말이나 얕은 지식을 드러내어 말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에 대한 경계의 뜻으로, 말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말로 인한 오류를 경계하는 말이다.

실언실인(失言失人). 논어의 위령공편에 나오는 말로 '헛된 말로 말을 잃어버리고, 터놓고 말을 하지 않아 사람을 잃는다'는 뜻이다.

말을 하지 않음으로써 아까운 사람을 놓치게 되고, 말을 함으로써 공연히 헛소리를 한 결과가 되므로 말을 잘 해야 한다는 뜻으로, 이 또한 말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당나라의 풍도(馮道)는 시를 통해 "입은 곧 재앙의 문이요, 혀는 곧 몸을 자르는 칼이다(口是禍之門, 舌是斬身刀)"라고까지 했다. 이처럼 옛 선인들은 말의 중요성에 대해 누누이 강조해 왔다.

행동을 함부로 하면 폭행이 되듯이, 말을 함부로 하면 '막말'이 되고 '폭언'이 된다. 그런데 최근 공주시의원들의 신중치 못한 '막말'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최근 한명덕 의원은 공주시가 우성 평목리에 추진 중인 재활용선별시설 설치사업과 관련해 "집행부가 주민들을 속이고 있다"며 "착공조차 하지 않은 사업에 30억원을 미리 투입한 것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한명덕 의원의 이 같은 지적은 잘못된 것으로, 공공기관 대행사업의 경우 공사비를 선 지급하도록 하고 있고, 또 최근 예산 조기집행 차원에서 공사대행 기관인 환경공단에 2009년 6억원, 2010년 24억원 등 모두 30억원이 지급됐다.

결국 한명덕 의원의 부적절하고 신중치 못한 발언은 시정에 흠집을 내고 평목리 주민들을 자극해 반발심을 키우는 등 갈등을 부채질한 꼴이 됐다.

고광철 의장 또한 책임지지 못할 발언으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고 의장은 지난해 공주시의 추모공원사업에 반기를 들며 "이곳 또는 공주 인근 제3의 장소에 도교육청과 지방경찰청을 유치해야 한다"고 공언해 시민들의 관심을 증폭시켰다.

그러나 6개월이 지나도록 고 의장의 이 같은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고, 이후 추진과정에 대해서도 일언반구 언급이 없는 상황이어서 허공에 메아리로 끝날 태세다.

말의 중요성은 누누이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그것이 공인인 경우는 더더욱 그러하다. 톡톡 튀는 언사로 시민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지는 몰라도 말 한마디로 인해 어렵게 쌓은 공을 하루아침에 잃을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했으면 한다.

많은 정치인들이, 공인들이 말 실수로 인해 구설수에 오르고, 곤욕을 치르고, 용서를 빌고, 급기야는 뒷무대로 쓸쓸히 퇴장하는 사례가 부지기수라는 것도 유념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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