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도꽃博 ‘토피어리 숭례문’ 최고 인기

2009. 5. 10. 17:08아름다운 글

안면도꽃博 ‘토피어리 숭례문’ 최고 인기 
예산부족 불발 직전 기업 협찬..개막 나흘 전 빛 봐
  글쓴이 : 이건용     날짜 : 09-05-10 17:01    
▲ 안면도국제꽃박람회 최고 인기 조형물 ‘꽃토피어리 숭례문’.
ⓒ 특급뉴스 이건용

안면도국제꽃박람회가 자랑하는 최고의 인기 조형물 ‘꽃토피어리 숭례문’. 역대 대규모 행사에 등장했던 숭례문 모형으로서도 최대이자 가장 정교한 역작으로 기록될 이 조형물에 국내외 인사들의 관심이 높다.

2009안면도국제꽃박람회가 지난 24, 25일 이틀간 꽃박람회장을 찾은 관람객들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에서도 응답자의 41%가 ‘꽃토피어리 숭례문’을 1순위로 꼽았다.

하지만 이 조형물이 이렇게까지 관람객들로부터 인기를 모을 줄은 조직위측도 미처 예상하지 못한 일일뿐더러 뒷얘기를 아는 이는 더더욱 적다. ‘꽃토피어리 숭례문’이 건립되기까지는 많은 곡절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꽃토피어리 숭례문’은 지난 2002년 꽃박람회 이후 7년 만에 열리는 안면도꽃박람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한 고심의 흔적이고, 조직위내 숨은 주역의 혼신을 다한 노력의 결과에 다름 아니다.

지난해만 해도 안면도꽃박람회의 성공개최를 장담할 수 없던 상황. 조직위로서는 2002년 행사 때보다 업그레이드된 연출을 해야 한다는 중압감에다 태안 기름유출 사고 자원봉사자가 다시 찾아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당위에 서서히 부담을 느낄 시점이었던 것.

이 때 조직위 내부에서 뭔가 대규모 조형물로 관람객들에게 관심을 유발할 조형물이 있어야 할 것이란 의견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바로 몇 개월 전 서울 숭례문이 검게 타버린 국민적 안타까움을 달래는 동시에 조기에 복원되기를 기원하는 숭례문 토피어리 제작의 필요성이 부상하기 시작한 것.

내부 의견을 모을 당시 전시유치팀 양천호 팀장은 과감히 이 숭례문 토피어리 제작을 당시 유제곤 사무총장에게 건의했고, 이 건의는 현 김동완 행정부지사에게 전달됐다. 그리고 김 부지사는 이를 즉각 받아들여 조직위 측에 적극 검토해줄 것을 지시했다.

반대 의견이 없을 순 없었다. 꽃박람회와 컨셉이 맞지 않는다는 것이 그 주된 이유.

재원 또한 문제였다. 토피어리 제작사로부터 검토의견을 받은 결과 약 3억원의 예산이 필요했다. 전체 꽃박람회장 조성과 운영경비조차 염출하기 버거운 입장에서 이 금액을 마련한다는 것은 엄두도 못 낼 형편.

하지만 전임 유 총장은 ‘사재를 털어서라도 건립하겠다’고 호언했으나 실은 기업협찬을 염두에 둔 것이었다. 조직위가 행사를 위한 기업 협찬에 발 벗고 나섰지만 ‘숭례문 토피어리’만을 위한 지정협찬은 불발되기 일쑤.

행사 개막 두 달을 남긴 시점까지 협찬은 지지부진했고, 결국 무산되기 일보직전이었다.

그러던 중 구세주가 나타났다. 계룡건설 이인구 명예회장이 토피어리 제작비용 1억원을 지정 기탁하겠다고 나서 그나마 실낱같은 희망을 보였으나, 여전히 시간적으로 압박을 받은 데다 나머지 재원이 문제였다.

지난달 초, 마침내 현대그룹 측으로부터 협찬 받은 후원금중 1억 9,000만원을 지정 기탁 받음으로써 즉각 설계 작업에 들어갈 수 있었다.

많은 직원들이 ‘두려워할’ 즈음 실제 건립 작업은 궂은일 마다않는 회장조성부 조경팀 안규원 차장에게 떨어졌다.

토피어리 전문제작회사 (주)이지탑에 문화재청으로부터 실물크기의 설계도면을 넘겨받아 실제 2분의 1크기로 설계에 들어갔고, 안 차장을 현장 감독으로 (주)이지탑 직원들 15명이 보름간, 밤낮없이 6만여 본의 꽃을 식재하면서 마침내 개막 나흘 전에 최종 건립을 보기에 이르렀다.

이 숭례문을 본 관람객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경탄을 금치 못한다. 심지어 한미연합사에 근무하는 한 미군 병사조차 꽃박람회장 관람직후 “이렇게 아름다운 조형물은 보지 못했다”고 감탄해 마지않을 정도.

자칫 구상 단계에 그치고 말 뻔했던 ‘역사적’ 조형물이 빛을 보게 된데다 안면도꽃박람회를 많은 국민들의 가슴속에 심어준 가장 기억에 남는 조형물로 기록될 수 있게 되자 조직위 사람들은 그제야 가슴을 쓸어내린다.
< 특급뉴스=이건용 기자/ leeguny98@paran.com> >> 이건용 기자 의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