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이 솟는 해님이시여

2008. 1. 1. 12:57아름다운 글

새로이 솟는 해님이시여

― 2008년 새해아침 해맞이 축시

 


                             나태주

 

 

해가 솟는다, 새로운 해가 솟는다

오늘 아침 뜨는 해는

어제 뜬 해가 아니다

어제 뜬 해는 이미 죽고

오늘은 새로이 뜨는 해이다

 


해가 솟는다, 어리신 해가 솟는다

올해 첫날에 솟는 해는

지난해 마지막날 솟은 해가 아니다

지난해 마지막날 솟은 해는 죽고

올해 첫날 다시금 태어나는 해이다

 


사람들아 웅진골 사람들아

모두들 새로이 떠오르는

해님 앞으로 나오시라

모두들 새로이 태어나는 어리신

해님 앞으로 나오시라

 


그리하여 우리 다같이

손 모아 두 손 모아 빌어보자

제발 올해 한해만이라도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는 한 해가 될 수 있기를

내 생각만 하지 말고 남들도 좀

생각하며 살아가는 한 해가 될 수 있기를

 


남의 허물, 남의 잘못 탓할 일 아니다

세상의 덧없음을 나무랄 일도 아니다

내가 먼저 나의 일 잘할 것이요

내가 먼저 손 내밀어

따뜻한 세상 만들 일이다

 


올해는 쥐의 해

쥐처럼 날쌔게

쥐처럼 지혜롭게 부지런하게

쥐처럼 야금야금 아끼며

열심히 살아갈 일이다

 


해님이시여

어리고 어리신 해님이시여

여기 웅진골 사람들 착하신 사람들

올해도 한 해 마음에 그늘 없이 살게 하오소서

새해 첫날에 세운 소원 끝내 이루게 하오소서

 


바라건대 부디 

공주 사람들, 웅진골 사람들

공주 사람들답게 웅진골 사람들답게

살아가게 하오소서

당당하게 의젓하게

살아가게 하오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