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장-역풍이 강할수록 연은 높이난다

2007. 8. 16. 23:40아름다운 글

39장-역풍逆風이 강할수록 연은 높이난다
공주대 김덕수 교수의 파워 칼럼
2007-08-15 14:45:10 function sendemail(w,h){ var sWinName = "emailarticle"; var cScroll = 0; var cResize = 0; var cTool = 0; var sWinopts = 'left=' + ((screen.width-w)/2) + ', top=' + ((screen.height-h)/2) + ', width='+w+',height='+h+', scrollbars='+cScroll+', resizable='+cResize; window.open('./?doc=function/mail.php&bo_table=column&wr_id=325',sWinName,sWinopts); } function sendprint(){ var sWinName = "printarticle"; var cScroll = 1; var cResize = 1; var cTool = 1; var sWinopts = 'left='+0+', top='+0+', width='+720+', scrollbars='+cScroll+', resizable='+cResize; window.open('./?doc=function/print.php&bo_table=column&wr_id=325',sWinName,sWinopts); }
어린시절에 연날리기를 한번이라도 했던 사람이라면, 바람의 중요성에 대해서 터득했을 것이다.

바람 한 점 없는 날에 연을 날리려면, 연줄을 쥐고 힘껏 달려야만 한다. 그런데 힘에 부쳐 달리기를 포기하면, 연은 이내 땅으로 곤두박질을 친다.

연날리기에 가장 좋은 바람은 순풍順風이 아니라 역풍逆風이다. 역풍을 만난 항공기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며 고통스럽게 비행하지만, 연은 그와 정반대로 순항을 하면서 아주 높이 날 수 있다.

나는 우리들의 인생도 연날리기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의 삶에서 순풍은 자신이 마음먹은 대로 인생이 잘 풀려나가는 것을 의미하고, 역풍은 온갖 고난과 시련을 뜻한다.

그런데 인생이 아주 순탄하게 풀리는 사람은 자신의 삶에 내재된 오묘한 맛을 느끼지 못한다. 일찍이 괴테는 “눈물을 흘리면서 빵을 먹어보지 못한 사람은 인생의 참맛을 알 수 없다”라고 역설한 바 있다.

아마도 괴테는 ‘당신이 경험한 시련은 그만큼 당신의 인생을 깊이 있게 해줄 뿐만 아니라 삶의 상처를 극복할 수 있도록 인도해준다. 이 세상에서 당신이 극복할 수 없는 시련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추위에 떨어본 자만이 태양을 따뜻함을 느낄 수 있고, 높은 파도와 폭풍우를 이겨낸 뱃사람만이 평화로운 포구에 들어갈 수 있다.

시련이 당신에게 복종하도록 하고, 당신은 시련 앞에서 굴복하지 마라’는 가르침을 던져주기 위해서 그 명언을 남긴 것 같다는 생각이다.

치열한 삶에서 ‘시련’의 참뜻을 배우다!

내 고등학교 선배인 도종환 시인은 ‘그대 가슴에 뜨는 나뭇잎 배’를 통해서 시련과 희망을 다음과 같이 노래하고 있다.

봄에 꽃을 피우는 꽃나무는 봄에 그 꽃을 준비하지 않는다.
한 겨울 내내 준비를 한다.
새벽 아침은 아침이 되어야 밝아오는 것이 아니다.
어둠 속에서 그 어두움과 밤을 새워 싸우면서 준비해온 것이다.
지금 비록 많이 절망스럽기는 하지만
희망도 늘 절망 속에서 절망과 싸우며 마련해 가는 것이다.

나는 이 시詩를 접할 때마다 두 사람의 모습이 떠오른다. 한분은 작고한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이고, 또 한분은 낭만파 음악의 선구자로서 인정받는 독일의 악성樂聖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 1770~1827)이다.

고故 정주영 회장은 “사람들은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일이 시련과 역경에 부딪쳐 그르치게 되면 절망부터 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시련이지 실패가 아닙니다.

내가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 한, 그것은 실패가 아닙니다. 나는 생명이 붙어 있는 한, 실패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살아있고 건강을 유지하는 한, 나에게 시련은 있을지언정 실패는 없습니다”라는 말을 즐겨했고, 실제로 그런 삶을 살다가 하늘나라로 떠났다.

베토벤 역시 고 정주영 회장과 필적하고도 남을만한 인물이다. 독일이 자랑하는 불멸의 음악가 베토벤은 평생 동안 고독, 실연失戀, 귓병(청력 상실)으로 극심한 고통을 받았다.

그러나 베토벤은 자신에게 들이닥친 어두운 그림자들을 극복하면서 마지막까지 음악에 대한 예술혼을 불살랐다. 그가 음악계의 세계적인 거장巨匠으로 추앙받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는 17세의 어린 나이에 폐결핵을 앓던 어머니를 여위었고, 28세에는 귓병으로 청력까지 잃었다.

음악가였던 그의 아버지 요한 반 베토벤(Johann van Beethoven)는 매독균에 감염된 성병환자인데다 술주정뱅이였고, 집안의 생계는 베토벤이 떠맡아야 했다.

1802년, 나이에 걸맞지 않는 삶의 무게에 눌려버린 그는 신이 내린 운명을 슬퍼하며 하일리겐슈타드로 요양을 떠난 후, 그곳에서 유서를 쓰고 자살을 결심했다.

그러나 자살하기 직전, 한평생을 가난과 병마 속에서 고통스럽게 돌아간 어머니의 모습을 떠올리며 새로운 인생을 살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청력을 상실한 그는 연주자로서의 활동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두문불출杜門不出로 외부와의 접촉을 피하면서 오로지 작곡에만 전념했다.

그 결과 ‘제2교향곡(1802년)’, ‘오라토리오 감람산상橄欖山上의 그리스도(1803년)’, ‘제3교향곡(영웅교향곡, 1804년)’과 같은 명곡들을 작곡할 수 있었다.

“뜨거운 열정은 아무리 단단한 쇠와 돌도 뚫을 수 있다. 정신을 한 곳에 집중하면 어떤 일이든 못 이룰 것이 없다”라고 주장했던 주자朱子의 말이 바로 베토벤에 대한 헌시獻詩처럼 느껴진다.

1805년, 베토벤은 오페라 ‘피델리오’를 무대에 올렸지만 결과는 실패로 끝났다. 그는 이듬해 그것을 손질해서 재연했지만 재미를 보지 못했다.

오페라 ‘피델리오’가 최종적인 형태로 무대에서 인정을 받은 것은 그로부터 약 8년이 흐른 1814년의 일이다.

그 이후부터 베토벤의 명성이 알려지면서 그의 작품은 빈을 비롯한 유럽 각지의 출판사가 앞 다투어 출판했고, 그를 후원해주는 귀족(예: 루돌프대공, 롭코비츠공작, 킨스키공작 등)들도 하나둘씩 생겨났다.

제3교향곡이 만들어진 1804년부터 1814년까지 약 10년 동안의 세월이 인간 베토벤에게는 가장 황금기였다.

피아노소나타, 바이올린소나타, 교향곡, 협주곡의 대부분이 이 기간동안에 작곡되었다. 특히 피아노소나타인 ‘아파시오나토소나타(1805년)’, ‘바이올린협주곡 3곡(1806년)’, ‘제5교향곡(운명교향곡, 1808년)’, ‘제6교향곡(전원교향곡, 1808년)’, ‘피아노협주곡 제5번(황제, 1809년)‘ 등이 베토벤의 이름을 떨쳤던 명곡들이다.

고독과 절망이 음악의 깊이를 더해주다!

베토벤은 독신주의자가 결코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인생을 독신으로 살았다.

쥴리에타 귀챠르디(Giulietta Guicciardi), 요세피네(Josphine; 그녀는 쥴리에타 귀챠르디의 사촌이었다), 테레제 말파티(Therese Malfatti) 등이 베토벤의 연인으로 종종 거론되었다.

쥴리에타 귀챠르디와 요세피네는 베토벤으로부터 피아노 과외를 받은 제자였고, 테레제 말파티는 베토벤을 치료해준 의사의 딸이었다.

이들 가운데 베토벤이 가장 좋아했던 여인은 쥴리에타 귀챠르디였던 것 같다. 왜냐하면 베토벤이 ‘월광소나타’로 알려진 ‘C#단조의 피아노소나타’를 그녀에게 헌정獻呈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 간의 사랑은 불발로 끝났고, 베토벤은 실연의 아픔을 음악으로 승화시켜 나가는데 전념했던 것으로 보인다.

맹인에다 벙어리, 귀머거리라는 3중고를 거뜬히 이겨내고 하버드대학에 입학함으로써 수많은 사람들에게 인간승리의 모습을 보여주었던 미국의 사회사업가 헬렌 켈러(Helen Keller; 1880년~1968년)는 시련과 창조에 대해 다음과 같은 명언을 남겼다.

“따뜻하고 안락한 환경에서는 강한 인간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혹독한 시련과 역경을 경험했을 경우에 한해, 강한 영혼과 통찰력이 생기고 일에 대한 영감이 떠오를 수 있다.

따라서 무언가를 창조하고 싶은 사람들은 일부러라도 시련과 역경을 선택해서 마음껏 아파보아야 한다. 그렇지 않는 한, 새로운 세계의 창조는 불가능하다.”

1815년부터 1827년까지 13년이라는 세월은 베토벤에게 있어서 매우 비참했던 시기였다. 그의 두 귀는 청각을 완전히 상실했고, 실연에 따른 고독과 그에 따른 우울증이 그의 맑은 영혼을 사정없이 망가트렸다.

그는 더 이상 음악을 계속할 수 없다는 절망감 때문에 날마다 몸부림쳤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지금까지 지나온 삶을 반추하면서 단풍나무 가지 위에 힘없이 매달린 마지막 잎 새가 아니라 자신을 녹여 태움으로써 주위를 환하게 비추는 촛불이 되기로 결심을 했다.

그는 필담筆談으로만 의사소통이 가능한 상황 속에서도 마지막 투혼을 불사르며 작곡에 전념했다. 그렇게 해서 세상 빛을 보게 된 것이 ‘장엄미사곡(1823년; 이 곡은 자신을 후원해준 루돌프대공을 위해 만든 곳이다.)’과 ‘제9번교향곡(합창, 1824년)’이다.

음악사音樂史는 ‘말년의 베토벤은 성난 파도와 같이 머릿속에 떠오르는 선율을 악보 위에 적었으며, 때로는 천둥번개가 내려치는듯한 격렬한 기세로 웅장한 선율을 작곡했다.’라고 기술하고 있다.

쇠는 자기 몸에서 나온 녹으로 스스로를 망친다!

나는 베토벤의 일생에 대한 얘기를 읽으면서 줄곧 ‘쇠는 자기 몸에서 나온 녹으로 스스로를 망친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철강회사에서 생산되는 철은 그 자체로 매우 단단하다. 그러나 보다 강력한 철을 만들려는 사람들은 불로 달군 철을 육중한 쇠망치로 내려친 뒤 찬물에 넣는 작업을 계속해서 반복한다.

사람들은 흔히 그런 작업을 ‘담금질’이라고 정의한다. 그런 담금질을 우리 인생에 비유하자면 시련이고, 고통이라고 말할 수 있다.

자고로 인류역사상 위대한 인물로 평가받는 사람치고 운이 좋다든지 아니면 집안이 좋아서 출세한 인물은 거의 없다.

그들 모두는 평범하거나, 그 이하의 가정환경에서 태어났지만 지칠 줄 모르는 열정과 피나는 노력으로 미지의 낯선 세계나 새로운 미션에 도전해서 성공을 거두었기 때문에 역사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세상에 공짜 점심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깊이 인식할 필요가 있다.

또 그 단단한 철을 망가트리는 것은 사람이 아니다. 철은 자기 몸에서 나오는 녹 때문에 스스로 부식되어 소멸한다.

이것은 마치 고高칼로리 음식을 많이 먹고 운동을 하지 않은 사람이 성인병에 걸려 일찍 사망하는 것과 조금도 다를 바 없다.

여기서 말하는 녹이란, 다름 아닌 안락한 환경을 의미한다. 자주 걷는 사람이 자동차만 타고 다니는 사람보다 훨씬 더 건강하고, 하나의 질병을 갖고 늘 조심스럽게 사는 사람이 무병無病을 자랑하며 자신의 건강을 과신過信하는 사람보다 오래 살 수 있다.

그러니 건강하게 오래살고 싶다면 안락함과 더 이상 친구하지 마라. 그리고 나에게 들이닥친 시련과 역경에 절망하지 말고, 그것이 오히려 나의 성공을 위한 기회라고 생각하고 주저 없이 새로운 세계를 창조해 나갔으면 한다.

자! 이제부터 우리들의 마음속에 있는 모든 녹을 열정이라는 윤활유로 깨끗이 지워버리자.

나는 육중하고 딱딱한 아스팔트를 뚫고 나와 꽃을 피운 민들레와 진흙탕 속에서 아름다운 꽃을 피운 연꽃을 보면서 인간의 도전정신도 그들처럼 아름다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 세상에 도전보다 아름답고 황홀한 대상은 없다!




    김덕수 교수
충북대학교 경제학과, 고려대학교 대학원 경제학과 석박사과정을 이수하고 1995년도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그동안 한국증권거래소 조사부, 고려대학교 강사, KAIST 경제분석연구실 선임연구원, 일본 과학기술정책연구소 객원연구원,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위원, 중등임용고사 출제위원, 국무총리실 소속 산업기술연구회 정부출연구소 기관평가위원, 자유민주연합 혁신위원회 위원장, 대구교통방송 경제해설위원, 공주대학교 기획연구부처장을 역임했다.

현재 공주대학교 교수회장 겸 사범대학 일반사회교육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생각을 달리하면 희망이 보인다>, <김덕수 교수의 통쾌한 경제학>, <김덕수 교수의 경제 IQ높이기>, <김덕수 교수의 경제 EQ높이기>, <맨주먹의 CEO 이순신에게 배워라>, <한국형 리더와 리더십>,  <게임의 지배법칙으로 자기를 경영하라> 등 다수가 있다
< 공주뉴스=김덕수시민 기자/ news@gongjunews.net> >> 김덕수시민 기자 의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