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장-이순신 창의력과 휴-테크

2007. 5. 20. 02:34아름다운 글

26장-이순신 창의력과 휴-테크
김덕수 교수의 파워 칼럼
2007-05-18 22:07:16 function sendemail(w,h){ var sWinName = "emailarticle"; var cScroll = 0; var cResize = 0; var cTool = 0; var sWinopts = 'left=' + ((screen.width-w)/2) + ', top=' + ((screen.height-h)/2) + ', width='+w+',height='+h+', scrollbars='+cScroll+', resizable='+cResize; window.open('./?doc=function/mail.php&bo_table=column&wr_id=214',sWinName,sWinopts); } function sendprint(){ var sWinName = "printarticle"; var cScroll = 1; var cResize = 1; var cTool = 1; var sWinopts = 'left='+0+', top='+0+', width='+720+', scrollbars='+cScroll+', resizable='+cResize; window.open('./?doc=function/print.php&bo_table=column&wr_id=214',sWinName,sWinopts); }
우리는 지금 지식정보화 사회,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디지털 정보 네트워크 사회에서 살고 있다.

어떤 사람은 지식정보화 사회의 문화적 코드인 디지털digital을 ‘돼지털’이라고 비웃으며 아날로그 사회에 집착한다.

저단기어로 살아가면서 느낄 수 있는 느림의 여유가 더 가치 있는데다 행복까지 보장해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디지털 정보 네트워크 사회를 살아가는 한, 어느 누구도 0과 1의 무수한 조합이 엮어내는 디지털의 기본 속성인 ‘단절’과 ‘속도’를 피해갈 수 없다.

이제 단절과 속도는 지식정보화 사회를 움직이는 핵심 동력動力인 동시에 국가나 개인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주요 요소다.

실제로 우리 주변에서 큰돈을 벌거나 입신양명立身揚名을 한 사람들은 대부분 과거에 익숙했던 것들과의 단절에 성공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지식정보화 사회의 신혼부부들은 무게가 많이 나가는 솜이불보다 가볍고 따뜻한 양털이불을 선호한다.

그런데도 솜틀집 사장이 계속해서 솜틀집의 운영을 고집하는 한, 그는 입에 풀칠을 할 정도의 돈밖에 벌지 못할 것이다.

그때는 자신에게 익숙한 솜틀집 운영을 재빨리 걷어치우고, 세계 최고급의 양털이불을 수입해서 판매하는 오퍼상으로 전업轉業하는 게 상책上策이다.

또 우리는 ‘빠를수록 부가가치가 크다.’는 논리가 통용되는 속도경제의 시대를 살고 있다. 항공요금이 배 삯보다 비싸고, 고속철도인 KTX의 요금이 무궁화호 요금보다 비싸며, 빠른 우편요금이 보통 우편요금보다 비싼 것도 속도를 중시하는 지식정보화 사회의 보편적인 특성이다.

이순신이 '영입대상 1순위의 CEO'로 선정된 이유?

얼마 전에 보도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많은 직장인들이 자기 회사에 CEO로 영입하고 싶은 인물 1위로 이순신을 꼽았다고 한다.

단절과 속도가 중요시되는 지식정보화 사회에서 케케묵은 고전古典 속의 이순신을 부활시키려고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필자는 그에 대한 해답을 ‘창조경영’에서 찾고 싶다.

사실, 지식정보화 사회에 진입하면서 창의력 경쟁, 속도 경쟁, 고객 감동의 감성 마케팅 경쟁, 기술 경쟁 등이 한층 심화되고 있다.

과거에 익숙했던 것들과의 단절을 요구하는 카오스적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해 나갈 수 있는 최적의 CEO는 무엇보다도 창조경영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실천의지를 갖춘 사람이다.

즉 역 발상을 잘하는 사람, 상상력을 시각화시키는데 탁월한 능력이 있는 사람, 냉철한 두뇌보다는 따뜻한 가슴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색다른 즐거움과 재미fun를 창출할 수 있는 사람이 요구되고 있다.

그런데 한국의 직장인들은 그런 장점을 구비한 인물이 이순신이라고 간주하는 것 같다.

약 4세기 전, 이순신은 창조경영을 통해 남해바다의 제해권을 지켜냈던 명장이자 세계 제일의 전략가였다.

그의 창조경영은 불패신화를 낳게 한 거북선의 발명에서 그 절정에 도달했다. 거북선은 왜군과의 해전을 염두에 두고 건조된 이순신의 특허품이다.

다른 장수(예: 경상우수사 원균, 경상좌수사 박홍, 전라우수사 이억기 등)들이 수비守備에 초점을 맞춰 제작한 판옥선에 만족하고 있을 때, 그는 새로운 개념의 돌격선을 구상하고 있었다.
결국 그는 ‘강력한 공격만이 최선의 수비다.’라는 생각에 입각해서 왜선의 모든 장점을 일거에 무력화시킬 수 있는 거북선을 창안했다.

거북선은 적의 집중 포화 속에서도 돌격선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배의 주요 부분에다 철갑鐵甲을 하고, 배의 전․후․좌․우 측면에다 함포를 설치해서 어느 방향에서 접근해오는 왜선도 단숨에 격침시킬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더욱이 검술에 능한 왜군의 백병전을 사전에 차단시키기 위해서 철판 뚜껑으로 배를 덮고, 그 위에다 약 1,200개의 쇠못을 박았던 아이디어는 달걀을 세웠던 콜럼버스의 역 발상을 뛰어넘고도 남음이 있다.

이것을 보면 이순신이 왜군의 해전전술에 얼마나 정통했는지, 또 그가 얼마만큼 철저하게 전쟁준비를 해왔는지를 잘 알 수 있다.

필자는 거북선만 바라보면, “큰 것이 작은 것을 먹는 게 아니라 빠른 것이 느린 것을 잡아먹는 시대다.

급변하는 시대에서 신제품을 제때에 출시하지 못하는 기업은 성공기회를 상실하고 이류기업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이는 적군이 코앞에 있는데, 그때서야 창과 화살을 만드는 것과 똑같다.”고 말한 손자의 속도경영이 생각난다. 그런데 이순신의 속도경영은 그의 뛰어난 창의력이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했다.

또 그는 부대 운영에 대한 조선 조정의 지원이 부족하자 청어 잡기, 소금 굽기와 같은 어업활동과 둔전경영, 그리고 해로통행첩의 발행과 같은 아이디어로 군자금을 확보했다.

그렇게 해서 모은 돈으로 부하 장병들의 의식주 문제를 해결하고, 판옥선의 건조, 각종 총통의 제작, 화약 및 염초의 생산에 충당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이순신은 해전을 벌일 때마다 왜군의 허를 찌르는 새로운 전략을 적용시켰다. 제1차 출전(옥포, 합포, 적진포 해전) 때에는 거북선을 동원시키지 않았다.

그러나 제2차 해전(사천, 당포, 당항포, 율포 해전)때부터는 거북선을 본격적으로 출전시키면서 왜군의 최고 지휘관이 탄 아다케를 집중적으로 선제공격하는 전략으로 초반 승기를 잡았다.

제3차 출전인 한산도 해전에서는 왜군을 넓은 한산도 앞바다로 유인한 후, 어느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학익진 전법으로 왜군을 섬멸했다.

또 원균의 칠천량 해전 참패로 조선 수군이 궤멸되기 일보 직전에 놓였을 때에 치러진 명량해전에서는 왜군의 주력선인 아다케를 무력화시키기 위해서 울돌목이라는 좁은 해협으로 왜선을 유인하는 기발한 전략으로 대승리를 일궈냈다.

러․일 전쟁 때, 대마도 해협에서 정丁자 전법으로 러시아 제국이 자랑하는 천하무적의 발틱 함대를 궤멸시킨 일본의 해군제독은 도고 헤이하치로이다.

그는 전쟁승리를 축하하는 어느 기념식장에서 “영국의 넬슨 제독은 군신軍神이라고 부를만한 인물이 못된다.

세계의 해군 역사에서 군신으로 존경받을 수 있는 제독이 있다면, 그것은 이순신 뿐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이것은 영국 정부의 강력한 재정적 지원 하에 전투를 수행하여 승리를 거둔 넬슨 제독은 조선 조정의 지원이 아주 빈약한 상태에서 창의적인 방법으로 불패신화를 일궈낸 이순신과 비교대상이 되지 못한다는 얘기다.

이순신의 뛰어난 창의력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이순신의 뛰어난 창의력은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필자는 그에 대한 해답을 ‘난중일기’에서 찾을 수 있었다.

이순신이 생존해 있을 당시에는 요즘처럼 주 5일제나 주 6일제 근무가 보편화되지 않았다.

사실 주 5일제 근무가 시작된 것은 아주 최근의 일이고, 아직까지 그것을 시행하지 못하는 사업장들도 꽤 있는 실정이다.

한편, ‘난중일기’를 보면 이순신이 나라의 제삿날(역대 임금이나 왕비의 제삿날을 의미한다.)이나 자기 집안의 제삿날에는 관청에 나가 공무公務를 보지 않고 휴식을 취한 것으로 기술되어 있다.

당시의 고위 공직자들이 요즘처럼 주말이나 주일에 쉬는 게 아니라 국가나 집안의 제삿날에 공무를 보지 않고 쉬었다는 것이 참으로 이색적이다.

아무튼 이순신은 제삿날이 제공하는 휴식을 통해 부대경영과 해전전략 수립에 올인 함으로써 어느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불패의 신화를 쌓을 수 있었다.

제임스 조셉은 ‘일 잘하는 사람들의 휴식 습관’이라는 책을 쓴 저자다. 그는 자신의 책에서 “좋은 휴식이야말로 자신감이 넘치는 여유, 고도의 집중력과 창의력의 발현, 새로운 동기 유발, 기억력 향상, 열정, 정보에 대한 객관적 접근, 새로운 기술과 지식의 연상, 삶의 활력과 건강증진 등을 가능하게 한다”라고 일갈했다.

이는 마치 창조경영의 귀재鬼才였던 이순신을 두고 했던 말처럼 다가온다. 실제로 이순신은 제임스 조셉이 말했던 것처럼 제삿날에 그냥 휴식을 취하지 않았다.

‘난중일기’에서 찾아볼 수 있는 이순신의 휴식 모습은 해전과 밀접한 병영 내 오락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를테면 예하 부대끼리 편을 갈라 씨름대회를 개최하고 패배한 측이 승리한 측에게 술을 사게 하거나, 부하장수들과 어울려서 활쏘기 시합, 바둑, 장기, 종정도 게임, 술을 곁들인 난상토론 등을 즐겨했다.

그런데 이런 활동들은 대부분 해전과 관련해서 장병들의 전투체력 향상과 부대 내 단결을 도모하고, 활쏘기의 기량을 제고시키며, 사전에 상대방의 의도나 얕은 술수를 냉철하게 읽어낼 줄 아는 능력을 신장시키는 것들이다.

특히 필자는 이순신의 창의력이 그의 바둑식 사고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포석의 달인’이었다.

그는 해전을 벌이기에 앞서, 전투에 대한 밑그림을 철저하게 그려놓고 시작했기 때문에 큰 실수를 거의 저지르지 않았다.

이러한 초반의 기초 다지기(예: 일본 수군의 최고 지휘관이 탄 아다케를 집중 공격해서 격침시키면, 그날의 전투는 승리로 끝났다.)에 열중했던 점이 불패신화의 핵심요인이었다.

반면, 원균은 처음부터 싸움 바둑을 즐겨했던 인물이다. 그는 항상 모험적 사고로 바둑을 두었으며 그 결과는 이기면 불계승, 지면 크게 패하는 양상을 보였다.

원균이 이끄는 조선 수군이 칠천량 해전에서 참패했던 것도 그런 관점에서 바라보면 좀더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만약 이순신이 21세기의 CEO로 부활한다면...

한국의 많은 직장인들이 희망했던 것처럼 4세기 전의 이순신을 한국을 대표하는 CEO로 부활한다면, 그는 다음과 같은 4가지 핵심전략을 통해 한국 기업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돋움시킬 것이다. 그들을 간략하게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로, 그는 ‘힘들게 일하지 말고, 머리를 써서 일하라.Not Harder, But Smater'를 강력하게 주문할 것이다.

또 창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유일한 것이 최선이다.The only The Best’라는 관점에서, 과거의 성공에 집착하지 않으면서 미래의 새로운 기회를 발굴하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둘째로, 그는 혁신을 ‘어제의 습관과 사고 속에서 전혀 다른 새로운 변종과 혁신을 이끌어낼 수 있는 능력’이라고 정의하고, 조직의 모든 구성원들의 정신적 통찰력을 주문할 것이다.

그리고 근무시간 중에서 15%정도는 조직의 업무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재충전하기 위해서 자유롭게 사용하라는 특명을 내릴 것이다.

셋째로, 그는 21세기를 낯선 시대 또는 역설의 시대라고 진단하면서 아이디어와 새로운 컨셉의 마케팅에 사활을 걸 것이다.

그는 아프리카 사람들에겐 신발을 팔고, 알래스카 사람들에게는 냉장고를 팔고, 독신주의자들에게는 아기 옷을 팔고, 스님에게도 빗을 팔 수 있는 사람이다.

가령, “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냉장고가 최고입니다!”, “절에 온 신도님들을 위해서 빗을 좀 준비하시죠?”라고 말하면서.

넷째로, 독일의 실존주의 철학자인 니체는 “어른의 마음속에는 놀고 싶어 안달이 난 어린아이가 숨어있다”라고 말했다.

사실, 어린아이들은 재미있게 놀기 위해서 많은 궁리를 하는 사람들이다. 그런 궁리가 바로 창의력과 직결된다.

그러나 나이를 먹고 어른이 되면서 이러한 궁리들이 실종되어 간다. 어른들이 어린아이들에 비해 창의력이 떨어지는 것도 그 때문이다.

평소 휴식을 즐겼던 이순신은 그것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참모나 부하직원들을 일벌레로 만들지 않을 것이다.

특히 회사는 가정과 똑같이 중요하며, 창의적인 일처리는 건전한 휴식에서 온다는 점을 역설하면서 ‘잘 노는 비결’을 철저하게 연구해서 그 정보를 조직구성원들과 공유하며 조직발전에 헌신할 것이다.




    김덕수 교수
충북대학교 경제학과, 고려대학교 대학원 경제학과 석박사과정을 이수하고 1995년도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그동안 한국증권거래소 조사부, 고려대학교 강사, KAIST 경제분석연구실 선임연구원, 일본 과학기술정책연구소 객원연구원,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위원, 중등임용고사 출제위원, 국무총리실 소속 산업기술연구회 정부출연구소 기관평가위원, 자유민주연합 혁신위원회 위원장, 대구교통방송 경제해설위원, 공주대학교 기획연구부처장을 역임했다. 현재 공주대학교 교수회장 겸 사범대학 일반사회교육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생각을 달리하면 희망이 보인다>, <김덕수 교수의 통쾌한 경제학>, <김덕수 교수의 경제 IQ높이기>, <김덕수 교수의 경제 EQ높이기>, <맨주먹의 CEO 이순신에게 배워라>, <한국형 리더와 리더십>, <게임의 지배법칙으로 자기를 경영하라> 등 다수가 있다
< 공주뉴스=김덕수시민 기자/ news@gongjunews.net> >> 김덕수시민 기자 의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