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언제나 거기에 있다.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바다처럼 감추지도 않고 성내지도 않는다.
산은 온몸을 다 드러내며 묵묵히 폭우와 폭풍과 폭설을 견디다가 삶에 지친 이들에게 고통과 번뇌의 실타래를 다 벗으라한다.
얼마 전 하늘이 제일 가깝다는 설악산 봉정암을 다녀왔다. 봉정암을 세 번만 가면 소원성취 이룬다는 속설이 퍼져 70살을 넘긴 노인까지 줄을 잇는 인산인해의 진풍경을 그려내는 그 행렬에 나도 동참했었다.
게다가 또 오늘은 청풍명월의 고장, 단양팔경의 4경에 속한다는 충북 단양에 위치한 도락산을 찾았다.
오늘 나와 崔선생의 힘들고 즐거운 산행을 도와주는 우리의 카메라 맨, 영진씨가 말하기를 道樂山은 그 이름처럼 山의 비경에 매료돼 다시 찾아 돌아온다 해 붙여졌다고 한다. 또 우암 송시열 선생은 도락산행중에 道 닦고 깨달음을 얻으니 즐겁더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란다.
깨달음을 얻는 데는 길이 있어야하고, 거기에는 즐거움이 뒤따라야 존재의 가치를 느끼는 법. 산행을 통해 산은 언제나 우리에게 조용히 인생의 의미를 가르치고 있다는 걸 나는 안다.
산정 높이에서 투명하게 쏟아지는 햇살이 암봉과 암벽에 매달려 절규하는 청송(靑松)을 파고들며 짙푸르러 萬事에 지친 심경을 단 번에 걷어간다.
제멋대로 비뚤어진 나뭇가지도 나처럼 어설픈 등산객을 위해 배려하는 듯하다. 암벽사이를 오를 수 있게 설치된 와이어 줄에 의지하지만 힘에 버겁다.
국립공원 소백산과 월악산 중간쯤에 위치한 도락산은 신선삼봉, 제봉, 흔들바위, 신성봉, 채운봉, 검봉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며 등산객을 유혹하고 있다.
신선봉은 이름에 걸맞게 신선들이 모여 노닐 수 있을 정도로 넓고 경치가 빼어나 저절로 등산객들의 발길을 멈추게 하고, 암반에 1미터 깊이의 연못이 가뭄에도 변함없이 그 물의 양을 유지한다하니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이 연못에 얽힌 전설에 따르면 숫처녀가 물을 퍼낼 경우 금방 소나기가 쏟아져 내린다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 재미난 전설에 더해 정상에서의 즐거운 점심시간, 하산 후의 온천욕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몸이 한결 가벼워진다.
친구, 바람, 들꽃, 바위산, 그리고 충주호의 비경까지, 내게 모든 것을 보여주며 행복한 하루를 선사한 道樂山에 마냥 감사하다.
도락산
충청북도 단양군 단성면 가산리에 있는 산으로 높이는 964m에 이른다.소백산(小白山, 1,440m)과 월악산(月岳山, 1,093m) 중간에 있는 바위산으로 일부가 월악산국립공원 안에 들어 있다.
주로 화강암과 편마암으로 이루어져 있다. 또한 北으로 사인암(舍人岩), 西로는 상·중·하선암(下仙岩) 등 5개의 단양팔경을 안고 있어 경관이 빼어나며 궁터골에는 명소 사모폭포가 있다.
능선에는 신선봉·채운봉·검봉·형봉 등의 암봉이 성벽처럼 둘러 있다. 상금교를 건너면 상선암이 있고 비탈진 능선을 거쳐 작은 선바위와 큰 선바위를 만난다.
20m의 너럭바위에 소나무가 우뚝한 범바위를 지나 10m쯤 바위를 오르는 채운봉에는 철사다리·쇠줄 등이 있고 형봉은 갈림길이다.
도락산에서 전망이 제일인 신선봉에는 거대한 암반에 노송들이 솟아 있고 눈앞에는 월악산이 버티고 있다.
황정산(959m)·수리봉(1,019m)·작성산(1,077m)·문수봉(1,162m)·용두산(994m) 등의 연봉이 보인다.
정상까지 암반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바위틈에 솟은 청송은 암벽과 함께 한 폭의 산수화를 연상시킨다.
찾아가는 길
▲대중교통
단양 시외버스 터미널 옆 시내버스 터미널 - 벌천리행 버스(상선암 휴게소 앞 하차) 단양 시외버스 터미널 - 점촌행 버스(상선암 휴게소에서 하차)
▲자가용
중앙고속도로 단양IC -> 단양방향 5번 국도 2km 진행-> 단양교에서 좌회전 -> 충주방향 36번 국도로 2.1km 진행 -> 중방리에서 점촌 방향 59번 국도로 좌회전 -> 8.1km -> 가산교 -> 2.8km -> 상선암
등산코스
▲1코스 상선암-(30분)-작은선바위-(2시간,암릉)-검봉-(20분)-신선봉-(10분)-정상-(20분)-형봉-(30분)-상선상봉-(1시간 20분)-상선암
▲2코스 상선암-(30분)-작은선바위-(2시간,암릉)-검봉-(20분)-신선봉-(10분)-정상-(30분)-광덕암-(25분)-산성터-(1시간)-가산리
▲3코스 궁텃골-(40분)-사모폭포-(20부)-내궁기마을-(1시간)-신선봉-(10분)-정상-(1시간 20분)-상선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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