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시가 문화재단 설립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시는 의회의 제동으로 잠시 보류된 문화재단 설립을 다시 추진한다는 방침이어서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시는 지난해 11월 제186회 임시회에서 공주문화관광재단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이 보류된 것과 관련해 재단 설립 필요성을 의회와 협의 중으로, 오는 2월 재상정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경제성 및 효율성, 운영비용 등을 이유로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의회와는 달리 시민들의 문화 활동 지원과 문화향유 기회 확대, 관광마케팅 활성화를 위해서는 재단설립이 꼭 필요하다는 시와 지역 내 뜻있는 문화예술인들의 목소리가 서로 상충되고 있는 점도 관심사다.

◆ 문화재단 설립, 시-의회 의견 상충

일부 의원들은 재단설립의 효과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반면 시민 대다수는 문화재단 설립에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상당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는 점도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시가 지난해 7월 재단 설립 타당성 검토 용역결과에 따르면 시민 331명에 대한 표본 설문조사에서 70.1%가 찬성의 뜻을 개진했다. 반대의견은 8.1%에 불과했다.

시민들의 찬성 이유로는 관광 활성화 45%, 문화기반 구축 25.4%, 전문성 향상 12.5%, 시설운영 전문화 12%, 공익성 향상 4.9%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재단 설립 후기대효과에 대해 46%가 전문성 증대로 인한 고객서비스 향상을, 28.8%가 효율성 증대로 인한 비용절감을, 12.3%가 시의 재정상태 향상, 11.3%가 공무원의 시정 복귀로 행정서비스가 향상할 것으로 기대했다.


또 문화관광재단이 설립될 경우 삶의 만족도가 크게 향상될 것이란 긍정적 답변이 80.3%에 달했고, 조사자의 88.8%가 문화복지 수준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으로 기대했다. 각각 77.4%와 76.6%의 응답자가 재단설립을 통한 도시이미지 개선과 자부심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외에도 응답자의 85.2%가 고용창출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있을 것으로, 81.3%가 인구유입 효과를, 80% 이상이 생산유발과 부가가치유발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앞선 재단설립을 위한 전문가 및 문화예술단체 관계자 토론회에서도 전국 70여 지자체가 문화재단 설립을 통해 문화관광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변화와 성장을 보이고 있는 만큼 지역의 문화융성 및 관광 활성화를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 개진됐다. 또 국고지원사업 응모 및 사업 수행이 가능하다는 점도 재단설립의 필요성을 뒷받침했다. 다만, 민관 협력네트워크 구축과 자생력 확보 노력과 함께 한옥마을과 고마센터 위탁관리뿐만 아니라 공주문예회관도 맡겨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시민 설문조사와 의견수렴을 위한 토론회 외에 뜻 있는 문화예술인들 또한 시의 적극적인 문화관광재단 설립 움직임에 보조를 같이하고 있다. 이들 인사들은 한목소리로 “문화와 관광의 경우 경제성을 수치화해 정량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또 당장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는 것도, 너무 신중을 기하다 시기를 놓치는 것도 바람직스럽지 못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 예술인·시민 찬성목소리 강해


공주시의 경우 백제고도(古都)의 관광도시 이미지와 함께 항상 문화예술도시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는 만큼 문화예술 및 관광 활성화를 위한 재단설립은 필수적이라는 여론도 지배적이다.

또 일각에서는 “문화재단 설립이 현 오시덕 시장에게 정치적으로 부담일 수 있다. 얼마 남지 않은 선거를 감안하면 외려 일을 벌이지 않는 것이 나을 수 있지만, 일부 반대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문화재단 설립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려는 것은 문화예술 및 축제의 전문화를 통해 시민들에게 질 높은 문화혜택을 주기위한 장기적인 안목으로 바람직스럽다”는 말도 나온다.

시 관계자는 “지자체 출자출연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 시행 이전에는 문화재단 운영이 잡음을 낳기도 했지만, 이후에는 큰 문제점이 부각되지 않고 있고 많은 자치단체가 재단설립을 통해 지역 밀착형 문화콘텐츠 개발과 다양한 문화행사 추진, 국가 공모사업 응모 등을 통해 시민만족도를 높이고 일자리 창출에까지 기여하고 있다”면서 “재단의 효율적인 운영을 통해 효과 극대화는 물론 일부 우려를 불식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고마센터와 한옥마을에 투입되고 있는 인력의 인건비를 감안하면 재단설립 이후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다. 추가로 투입되는 비용은 초기투자비용 정도며, 공모채용 숫자만큼 공무원 수도 덩달아 줄어드는 만큼 전체적으로 보면 재단운영비용은 지금과 대동소이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공주시는 올해 상반기 문화관광재단 출범을 통해 문화예술과 관광분야 활성화에 한 획을 긋는다는 방침으로, 신중함을 견지하고 있는 시의회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시가 상정한 공주문화관광재단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이 보류 처리됨에 따라 재단 설립 여부의 모든 공은 결국 의회로 넘어간 가운데 재단설립에 찬성하는 문화예술인들과 시민 대다수의 목소리에 어떻게 답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공주=이건용 기자 lgy@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