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용 기자 |
요즘 공주시의회 돌아가는 꼴이 이상하다.
의원들 간 묘한 냉기류가 흐르고 있다. 보이지 않는 기 싸움이 곳곳에서 연출되고 있고, 의원들 간 갈등은 꼴사나운 모습으로 시민들에게 비쳐지고 있다.
공주시의회가 제181차 임시회에서 박병수 부의장이 대표 발의한 ‘KTX 호남고속철도 세종역 신설 추진 반대 성명서’를 만장일치로 채택한 것은 시민 대의기관으로서 당연한 결정이다.
세종역이 신설될 경우 잦은 정차로 인한 소위 ‘저속철’ 우려와 백제역사 연계 철도관광상품 개발 등 이용객 부족을 메우기 위한 다양한 시책에 찬물을 끼얹는 등 공주역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 주문이다.
더구나 공주시로서는 지난 2012년 세종시 출범으로 3개면 21개리 76.63㎢(시 전체면적의 8%)가 세종시로 편입돼 2675세대 6533명(전체인구의 5%)의 인구감소는 물론 지방세 및 교부세 등 약 300억 원의 시세위축을 가져온 것에 대한 반감이 큰 상황이다.
따라서 세종역 신설 추진 반대 성명 발표는 시민들의 울분을 대변하는 자리였다. 이런 중요한 자리에 다수의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불참, 반쪽짜리 행사로 전락시켰다.
성명서 채택은 동의해 놓고 발표하는 자리에 쏙 빠진 것은 사실상 ‘보이콧’을 선언한 것으로,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부적절한 처신이다.
지난해 이해선 의장의 새정치민주연합 탈당 이후 앙금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당시도 개인감정을 앞세운 의회파행을 우려했었다. 아직도 당리당략을 앞세우고, 개인감정을 앞세워 대의정치를 외면하고 있다면 이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세종시가 태동하기까지의 과정과 이해찬 의원과의 관계, 더민주당의 입장을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럴수록 대화와 타협이 필요했다. 충분히 의견을 조율했더라면 이런 따가운 눈총은 받지 않았을 텐데 말이다.
그렇다고 그들이 세종시 의원은 아니지 않은가? 공주시민을 대표하는 사람들이라면 의당 공주시민 편에 서서 공주시민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 마땅하다. 아무리 개인적인 감정이 있고, 당의 입장이 있다하더라도 시민 전체의 이익이라는 대의를 위해 소의를 버릴 줄도 알아야 한다.
시민들은 시민의 대표기구인 의회에 성숙한 정치문화가 자리 잡길 기대하고 있다. 협치(協治)를 통한 상생의 정치 구현을 갈망하고 있다. 개인감정을 앞세우고, 당리당략을 앞세워 시민들의 살림살이가 나아질리 만무하다는 것을 명심했으면 한다.
이건용 기자 lgy@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