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주 사곡양조원 임헌창 대표가 제2공장 증설 후 새롭게 시판에 나선 주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건용 기자

공주밤 막걸리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사곡양조원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밤소주 생산에 나섰다.

사곡양조원은 지난 2013년 3월 제2공장을 증설하고 최첨단 기계설비 도입, 밤소주 기술 습득 등에 2년여를 투자한 뒤 최근 밤소주 양산체제에 돌입했다.

◆ 25도, 40도 시판… 틈새시장 공략

지난달부터 양산에 들어간 밤소주(브랜드명 ‘왕률주’)는 7년여의 산고 끝에 탄생한 고급 소주로, 국내에 첫 선을 보이면서 일반 서민들과 애주가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25도와 40도 두 종류로 시판되는 밤소주는 공주지역에서 생산된 밤과 쌀만을 이용한 고급 증류주로, 향이 은은하고 맛이 순하고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특히 밤 껍질 탈피- 밤약주 발효 및 숙성- 감압증류- 이물질여과- 저온숙성- 출고까지 통상 2개월 이상이 소요되는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 출시돼 까다로운 소비자들의 취향을 만족시키는 것은 외국산 술로 넘쳐나는 주류시장에 새로운 틈새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밤소주와 더불어 사곡양조원이 이번에 새롭게 선보이는 술은 오미자, 산수유, 구기자, 동충하초 등의 한약재를 첨가한 ‘진쾌남’ 25도와 40도, 과실주인 ‘공주오디’, 밤 청주인 ‘밤꽃향기’, 7~10일 남짓한 막걸리의 유통기한을 1년 이상 획기적으로 개선한 ‘왕밤막걸리’ 등 7종류다.

주력 품목인 밤소주 40도는 7000원, 밤소주 25도는 3500원에, 진쾌남 40도는 8000원, 진쾌남 25도는 4000원 선으로, 첫 시장공략을 위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판매 중이다.

사곡양조원 제2공장 증설은 공주지역에서 생산되는 친환경 농산물을 이용, 지역 농가들의 안정적인 판로개척으로 농가소득을 제고하고 동시에 외국산 술로 넘쳐나는 주류시장에 우리의 전통주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겠다는 임헌창 대표의 고집에서 비롯돼 새롭게 시판되는 모든 술에 적용되고 있다.

임 대표는 “최근 막걸리 붐이 주춤하면서 한때 호황을 누렸던 전국 800여 곳의 막걸리 공장들이 갈수록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특히 대도시를 끼고 있는 양조장들은 그나마 수요가 있어 버티지만, 우리와 같이 면단위 양조장들은 줄도산 위기에 처해 있다”며 “위기를 기회로 삼아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 지역특색 살린 명주 ‘맛으로 승부’

이어 “7년여 전부터 외국의 유명 양주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고급 전통주를 만들어 애주가들의 입맛을 사로잡겠다는 일념으로 그동안 갖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면서 “당시 코미디하냐는 반응도 있었지만, 지역의 특색을 살린 고급 명주를 만들겠다는 계획은 변함없어 수년 만에 드디어 좋은 술을 빚게 됐다”고 강조했다.

일본 고지현 122년 전통의 술 공장을 찾아 어렵게 밤소주 생산 기술을 배워오는 등 임 대표의 고집은 결국 좋은 술이라는 결실로 이어져 일반 소주에 길들여진 애주가들에게 색다른 고급 소주를 선사할 전망이다.

한편, 지난 7월 백제유적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이후 공주를 찾는 관광객들의 백제문화 체험업체로 선정된 사곡양조원은 지역에서 생산된 좋은 원료로 좋은 술을 빚는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언제든지 공장을 오픈하고 있다. 공장견학 및 주류 주문과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사곡양조원(041-841-3541, 010-5425-2262)로 문의하면 된다.

공주=이건용 기자 lgy@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