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시의회의 각주구검(刻舟求劍)

2010. 12. 18. 14:14아름다운 글

공주시의회의 각주구검(刻舟求劍)
금강헤럴드 이건용 기자 칼럼
2010년 12월 17일 (금) 07:26:28 이건용 기자 leeguny98@hanmail.net

   
 
공주시 추모공원 조성사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2011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 중인 공주시 추모공원 조성사업은 봉안당 건축공사 등 전체 공정률이 30%를 넘어선 가운데 공주시의회가 발목을 잡으면서 앞날을 기약하기 어려운 형국으로 빠져들고 있다.

공주시의회는 지난 7월 추경안 심의에서 추모공원 관련 예산 대부분을 삭감한데 이어 이번에 또다시 2011년도 본예산에 편성된 추모공원조성사업비 70억원(국·도비 53억 7,200만원, 시비 16억 2,800만원) 중 시비 전액을 삭감했다.

이로써 지난 2006년 10월 첫 추진계획 수립 이후 인근 지역 주민들의 집단반발 등 숱한 산고 끝에 어렵사리 얻어낸 성과물에 그야말로 냉수를 끼얹는 꼴이 됐다.

전국 대부분의 지자체가 추모공원사업을 진행하면서 혐오시설이라는 이유로, 전형적인 님비현상 때문에 마땅한 후보지조차 구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에서 후보지를 결정해 놓고도 사업을 추진하는 못하는 웃지 못 할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셈이다.

장사시설은 주민 편의시설이자 복지시설이다. 있는 사람보다는 없는 사람들을 위한 서민들에게 큰 혜택이 돌아가는 사업이다.

해마다 여의도만한 크기의 땅이 묘지로 변하고 있고, 공주시의 공동묘지 면적 또한 80만평을 넘어서 포화상태에 이르러 별도의 대규모 장묘시설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60%대를 넘어선 우리나라의 화장문화 또한 간과해선 안 된다.

그런데 몇몇 의원들은 인접도시 추모공원 건립을 이유로 시의 추모공원 조성을 혈세낭비로 몰고 있다. 세종시와 천안시의 장의시설을 이용하면 될 것이라며 근시안적인 접근에 매달려 있고, 또 다른 의원들은 무슨 이유 때문인지 입을 닫고 있다.

세종시 은하수공원은 현재로써는 주인이 없는 셈이어서 공주시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하고 있지만, 2012년 7월 세종시가 정상 출범하게 되면 현재의 혜택은 감쪽같이 사라질 공산이 크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각주구검(刻舟求劍)의 우매함을 보이고 있다. 불특정 다수인 시민 전체를 위한 복지사업에 엄격한 경제논리의 잣대를 들이대서는 곤란하다는 얘기다.

또 시민의 64.3%가 찬성한 사업을 뒤집는 것은 시민의 의사를 무시하는 반민주적 행태라는 점에서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다. 누구를 위한 시의회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민의의 전당으로서 시민들의 뜻은 어디에 있는지, 시민 전체의 이익은 무엇인지, 공공의 이익을 위해 어디까지 투자할 것인지, 궁극적인 지역발전을 위해 무엇이 최선인지 거시적 안목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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