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난 공주지역농민들 "市·농협 뭐하나"

2009. 7. 18. 07:49생생공주

뿔난 공주지역농민들 "市·농협 뭐하나" 
16일 공주시청·농협시지부 등에서 집회 열어
  글쓴이 : 이건용     날짜 : 09-07-17 06:07    
▲ 16일 공주지역 농민들이 공주시청 앞 광장에서 정부와 공주시의 농업정책을 성토하고 있다.
ⓒ 특급뉴스 이건용

“녹말처리공장 확충해 공주 밤 살려내자”, “유룡리·방흥리 석산개발 막아내 청정고장 지키내자”, “농민을 위한다는 농협은 어디서 무엇 하나?”

공주지역 농민 100여명은 16일 공주시청 앞 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농업선진화 등 정부와 공주시의 농업정책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이날 정부에 대해서는 농업선진화 반대 및 쌀 직불금 목표가격 인상을, 공주시에 대해서는 친환경 급식 확대, 밤 가공 공장 설치, 상수도 민간위탁 철회, 석산개발 반대 등을 촉구했다.

또 농협에 대해서는 농협시지부와 단위농협의 신용부분 통합 및 경제사업 위주로의 개편, 임금 피크제 실시, 주요 농산물 최저 가격보장제 도입, 원로조합원출자금 재평가 충당금적립 등을 요구했다.

공주시농민회(회장 김봉균) 주관으로 열린 이날 집회에서 장창수 공주민주단체협의회 공동대표는 “공주지역 최대 특산물로 밤을 꼽으면서도 정작 부가가치 창출에는 뒷짐만 지고 있다”며 공주시 농정을 비판했다.

장 대표는 “밤 주산지라고 자랑하는 공주시는 이제야 밤 가공상품 개발에 나서 내년 7종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인근 부여군은 30여종의 밤 가공상품을 개발, 저 만큼 앞서가고 있다”고 밝혔다.

장 대표는 이어 “부여군의 경우 밤 전문음식점을 올해 20개까지, 내년에는 90개까지 확대해 지역에서 생산되는 밤 640톤을 이곳을 통해 소화할 계획”이라며 “앞서나가려는 의지도, 능력도 없는 공주시의 농정이 안타깝다”고 개탄했다.

김봉균 농민회장은 “공주시가 밤농사를 친환경농법으로 바꿀 경우 현재 20%인 벌레 피해가 40%까지 높아지는 만큼 그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가공공장 확충이 꼭 필요하다”면서 대규모 밤 녹말처리공장 설치를 강력히 주문했다.

한동희 전 농민회장은 “지역농협이 제 역할만 한다면 농민들의 고통이 이렇게까지 크지는 않을 것”이라며 “지역 농산물이 제값을 받을 수 있도록 선진 유통시스템 구축에 농협이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 회장은 또 “정부의 농업선진화는 보조금을 폐지하고 기업농을 육성하기 위한 정책으로, 중소농가 죽이기 정책”이라며 “쌀농사로 겨우 20%를 유지하고 있는 식량자급률이 기업농들의 쌀농사 포기로 5%대로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필리핀을 예로 들면서 “기업농 육성정책으로 중소농이 다 죽고 거대해진 기업농들이 이윤에만 급급해 쌀농사 대신 바나나와 파인애플 등을 심으면서 쌀 수출국에서 쌀 수입국으로 전락했다”며 “예전에 밀과 보리를 잃었듯이 이제는 쌀까지 잃어 식량안보를 위협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공주지역 농민들은 이날 공주시청 앞 광장에서의 집회에 이어 농협공주시지부까지 가두시위를 벌이는 등 앞으로도 요구사항 관철을 위해 강력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 특급뉴스=이건용 기자/ leeguny98@paran.com> >> 이건용 기자 의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