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6.25 민간인 희생자 유해발굴 시작

2009. 6. 14. 00:45생생공주

공주, 6.25 민간인 희생자 유해발굴 시작 
석장리박물관서 유해발굴 시작 알리는 ‘개토제’ 열려
  글쓴이 : 이건용     날짜 : 09-06-13 04:40    
▲ 한국전쟁 민간인 집단학살 피해자 유가족들이 억울하게 희생당한 고인들의 명복을 빌고 있다.
ⓒ 특급뉴스 이건용

6.25전쟁 당시 ‘빨갱이’로 몰려 공주시 상왕동(왕촌) 작은 살구쟁이에서 억울하게 학살당한 민간인들의 유해 발굴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12일 오후 2시부터 충남 공주시 석장리박물관에서 공주지역 민간인 희생자 유해발굴의 시작을 알리는 ‘개토제(開土祭)’ 행사를 가졌다.

이날 행사는 1·2부로 나뉘어 4시간 가까이 진행됐으며, 올해로 네 번째를 맞는 위령제와 유가족들의 헌화·분향, 유해발굴 현장인 상왕동에서의 시삽 및 제례 등이 이어졌다.

이번 유해발굴은 이날 유가족들의 시삽을 시작으로 오는 8월까지 유력한 유해 매장 대상지인 충남 공주시 상왕동 29-19번지 일원에서 약 두 달간에 걸쳐 진행된다.

그러나 이번 유해발굴이 59년 만에 땅 속에 묻힌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으로, 이날 특히 유가족들은 안타까운 한숨을 토해냈다.

부산에서 올라 온 한 유가족은 “당시 상황을 다 조사해 갔으나 아직까지 소식이 없다, 이래서야 어느 세월에 진실이 규명될지 안타깝다”면서 “유해라도 편안하게 모셨으면 바람 뿐”이라고 호소했다.

▲ 700여명의 유해가 잠든 것으로 추정되는 공주시 왕촌 작은살구쟁이 집단학살지 중 한 곳.
ⓒ 특급뉴스 이건용

대전과 경기도 등 전국 각지에서 모인 유가족들 또한 지난 2007년 시작된 유해발굴 사업이 예산부족 때문에 2년여 만인 올해를 끝으로 중단될 처지에 놓인 것에 대해 울분을 토하며 정부의 무성의를 비난했다.

진실화해위 노용석 유해발굴담당자는 이와 관련 “이번 사업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들과 예산부족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당시 실제로 국가공권력에 의한 민간인 학살이 있었는지에 대한 진실규명 정도와 대국민 홍보에 중점을 두고 사업을 펼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재까지 드러난 전국 곳곳의 수백여 집단민간인 집단학살지 이외에도 계속해서 관련 정보가 쏟아지고 있기 때문에 고인들의 명예회복은 요원한 상황이며, 유가족들의 애끊는 오열 또한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진실화해위는 올해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집단희생사건 관련 유해발굴 대상지로 충남 공주시(공주형무소 재소자 희생사건)와 경남 진주시 명석면·문산읍 일대(진주 형무소재소자 희생사건 및 국민보도연맹사건), 전남 함평군(불갑산 사건), 경북 경산시(경산코발트광산 사건) 등 4개소를 선정했으며, 지난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유해 1,000여구와 유품 2,500점 이상을 발굴해 충북대 추모관에 임시 안치하고 있다.

특히 ‘공주형무소 재소자 사건’ 및 ‘공주지역 국민보도연맹 사건’은 지난 1950년 7월 중순경 당시 공주형무소에 수감 중이던 재소자와 국민보도연맹원 등 700여명을 금강변에 위치한 왕촌 작은살구쟁이에서 집단학살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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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급뉴스=이건용 기자/ leeguny98@paran.com> >> 이건용 기자 의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