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대 BTL기숙사 지역경제 ‘찬물’

2009. 5. 8. 02:20생생공주

공주대 BTL기숙사 지역경제 ‘찬물’ 
지역 원룸업계 울상, 지역 농산물 사용 전무
  글쓴이 : 이건용     날짜 : 09-05-07 23:48    
▲ 지난 2월 말 개관한 공주대 신관캠퍼스 BTL 기숙사(다목적 학생회관).
ⓒ 특급뉴스 이건용

공주대 BTL 기숙사가 지역경제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공주대는 지난 2월 26일 신관캠퍼스(980명 수용)와 예산캠퍼스(160명 수용)에 BTL(민간투자사업)으로 기숙사를 준공한데 이어 천안캠퍼스에도 85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기숙사를 올해 착공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공주대는 기숙사 수용률이 크게 향상돼 학비 부담 경감은 물론 학생 유치에도 청신호가 켜져 결과적으로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공주대의 기대와는 달리 BTL(BTL, Build Transfer Lease) 기숙사 건립이 오히려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실제로 신관캠퍼스의 경우 공대 천안 이전에 따라 학생들이 크게 준데다 기숙사 수용률까지 13%에서 40%로 높아지면서 지역 원룸업계는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울상이다.

그래도 신관동은 사정이 나은 편으로, 재외동포 교육을 위한 한민족교육센터가 들어선 옥룡캠퍼스의 경우는 올 가을쯤 영상보건대 전체가 신관동으로 옮겨갈 전망이어서 인근 원룸업자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또 공주대에서 직접 운영하는 기숙사의 경우는 주·부식재료를 지역 농산물 위주로 구입하는데 반해 BTL 기숙사의 경우는 지역 농산물 사용이 전무한 실정이다.

그도 그럴 것이 BTL 기숙사 건립은 계룡건설에서, 운영은 우리기업에서, 식당운영은 신세계 푸드에서. 이처럼 각기 다른 사기업이 임대, 재임대 형태로 각각의 사업을 운영하다보니 학생들 복지나 지역정서를 배려하기보다는 당장의 이윤에만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러다보니 자연 학생들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대학 직영 기숙사비는 식비를 포함한 학기당 사용료가 90만원(2인실 기준)인데 반해 BTL 기숙사는 이보다 19만여원 비싼 108만 6,400원에 이른다.

더구나 4인1실로 운영되고 있는 은행사와 해오름집은 한 학기 사용료가 76만원과 79만원에 불과한데도 식단 짜임새는 BTL 기숙사보다 크게 나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공주대 관계자는 “기숙사비를 수년째 동결, 현재 금액으로는 도저히 맞출 수 없는 서비스를 학생복지 차원에서 제공하고 있다”면서 “비교대상이 생기다 보니 직영 기숙사의 장점도 하나둘씩 나타나고, 이런저런 불만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BTL 기숙사는 20년간 시설 투자비를 회수하는 방식으로, 건물임대료가 포함돼 있기 때문에 기숙사비가 높을 수밖에 없으며, 식당 또한 재 임대 형식을 취하다보니 학교에서 운영하는 식당과는 정서가 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개인 사업자인 만큼 지역 농산물 사용을 강제할 권한이 없으며, 최대한 조율해보겠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지역 음식업계와 일부 학생들 사이에서는 “하루 세 끼 모두를 기숙사에서 먹으라고 강요하는 것은 지나치다. 지역경제도 살리고, 학생 개인의 메뉴 선택권 보장을 위해서도 하루 한 끼 정도는 밖에서 먹을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현재 공주지역의 원룸 임대료는 7~8평을 기준으로 230만원~350만원에 이를 정도로 전국 최고 수준으로 이래저래 학부모들만 등골이 휘고 있다.

따라서 BTL 사업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의미에서, 대학은 학생 복지를 위해 불가피하게 BTL기숙사를 짓는 만큼 양측이 지혜를 짜내 학생과 지역사회를 먼저 배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역 음식업계와 원룸업계 또한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여건에서 단 한 푼이라도 아껴보려는 학생과 학부모의 심정을 헤아려 아르바이트생 및 임차인에 대한 부적절하고 부도덕한 상행위 근절에 스스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 특급뉴스=이건용 기자/ leeguny98@paran.com> >> 이건용 기자 의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