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 상차림 어떻게 해야 하나

2008. 9. 16. 00:29아름다운 글

차례 상차림 어떻게 해야 하나 
지방·가가례 따라 다소 차이..기본적으로 다섯줄
  글쓴이 : 이원행     날짜 : 08-09-13 20:08    
▲ 차례 상차림.
ⓒ 특급뉴스 이원행
 
올해도 어김없이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이 찾아왔다. 민족 대이동이 시작되면서 고속도로는 주차장을 방불케 할 만큼 귀성차량들로 북새통을 이루지만 마음은 어느새 고향에 가있다.

고생길을 마다않고 너도나도 고향 길을 재촉하는 것은 그곳엔 언제까지라도 지친 어깨를 토닥여줄 어머니와 형제와 어릴 적 함께 뛰놀던 친구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향으로 가는 길은 늘 가슴 설렌다. 고향 하늘에 둥실 떠오른 한가위 보름달처럼 풍요롭고 넉넉하다.

'더도 덜도 말고 늘 가윗날만 같아라'라는 옛 속담처럼 만물이 풍성한 가을 중추절, 햅쌀과 햇곡식·햇과일로 정성껏 음식을 차려 한해 풍작을 축하하고 조상의 음덕을 기리는 날이다.

그렇지만 개인가치, 물질적 가치를 중시하는 서구문화가 사회전반에 뿌리내리면서 전통문화는 고리타분한 것 또는 불편한 것으로 치부돼 전통예법에 익숙하지 않은 현대인들에게 차례 상 차리기란 만만치 않다.

차례 상차림은 각 지방이나 가정의 전통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다섯줄이다. 병풍과 신위(지방)를 모신 곳을 북쪽으로 그 바로 앞을 첫째 줄로 ‘좌반우갱(左飯右羹)’의 원칙을 따라 시접(숟가락 담는 대접), 잔반(술잔, 받침대)을 놓고 메를 올린다.

둘째 줄에는 ‘어동육서(魚東肉西)’의 원칙에 따라 생선은 동쪽, 육류는 서쪽에 놓으며, ‘동두서미(東頭西尾)’에 따라 머리가 동쪽을 향하게 놓는다.

셋째 줄에는 육탕, 어탕, 소탕 등의 탕류를 올리는데 육탕, 소탕(두부·채소류), 어탕을 순서대로 왼쪽부터 놓는다.

넷째 줄은 ‘좌포우혜(左鮑右醯)’ 원칙에 따라 왼쪽에 포, 오른쪽에 식혜를 올리고, 그 중앙에 나물, 동치미, 간장 등을 올린다.

다섯째 줄에는 ‘조율시이(棗栗枾梨)’와 홍동백서(紅東白西)의 원칙에 따라 왼쪽부터 대추, 밤, 감, 배 등의 순서로 올리며, 과일의 오른편에 약과, 강정 등을 올린다.

차례 상 준비시 유의할 점은 복숭아와 삼치, 갈치, 꽁치 등 끝에 '치'자가 든 것은 쓰지 않는다. 또 잉어와 같이 비늘이 있는 생선도 쓰지 않으며, 고춧가루와 마늘양념도 하지 않는다.

차례 상에 정성껏 오르는 음식은 각각의 의미를 지니고 있어, 대추는 왕이 될 만한 후손이 나오라는 뜻으로, 밤은 3정승이 나오라는 의미로, 감은 씨가 6개로 6조 판서를, 배는 깨달음을 의미한다.

또 사과는 자비와 사랑을, 호두는 뇌를 의미해 영특한 자손이 되라는 뜻이며, 다식은 우주의 오행을, 명태는 인류 진화를, 탕의 기본이 되는 3탕은 天, 地, 人을, 설 명절의 대표적인 가래떡은 세월을 통한 정신적 성장을 의미한다.

차례의 절차는 제사와 비슷하나, 술은 한 번만 올리고 축문은 쓰지 않는다. 절을 할 때는 특히 손가짐에 주의해 남자는 왼손을 오른손 위에 포개며, 여자는 이와 반대로 한 다음 왼쪽 무릎을 먼저 꿇고 오른쪽 무릎을 꿇으면서 절을 하면 된다.
< 특급뉴스=이원행 기자/ leeguny98@empal.com> >> 이원행 기자 의 다른기사 보기